"2014소치 동계올림픽이 테러 같은 큰 사고 없이 안전하게 끝나 정말 다행입니다. 노방전도를 하면서 누구한테 복음의 씨앗을 뿌렸는지는 모르지만 어딘가에서 열매가 맺히길 기대합니다."
동계올림픽 기간 통역 및 전도 활동에 참여한 세계스포츠선교회 소속 L선교사는 "우리는 각자 자리로 돌아가지만 남겨진 현지 교회들이 살아남아야 이 지역이 복음화될 수 있다"며 한국교회의 지속적인 기도를 요청했다. 모스크바에서 20년 넘게 태권도 사범으로 활동한 L선교사는 모스크바 선교사 자녀(MK) 3명 등과 함께 지난 3일부터 24일까지 소치에 머무르며 전도지와 전도 배지를 각국 선수와 응원단, 관광객에게 전달했다.
그는 "경기장 안에는 들어가지 못하고 주변에서 2~3시간씩 전도했다"며 "축제 분위기라 그런지 사람들의 마음이 활짝 열려있었다"고 말했다. "평상시 전도하러 가면 거부감이 많은데 대회 기간에는 먼저 관심을 보이고 다가와 사진도 찍고, 심지어 전도 배지를 돈을 주고 사려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며 "준비해 간 전도 배지가 5백 개뿐이어서 정말 필요한 사람에게 나눠주려 했다"고 말했다.
이번 동계올림픽은 통역 자원봉사로 참여한 MK들에게도 좋은 경험이 됐다. L선교사는 "MK들이 함께 노방전도를 하면서 올림픽 선교는 어떻게 하는지 배웠을 것"이라며 "이번 계기로 스포츠 선교를 비롯해 선교에 관심 있는 MK들이 한 명이라도 더 생긴다면 정말 보람된 일이다"고 말했다.
L선교사는 이 대회를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크리스천들이 섬겼다고 말했다. 모스크바에서 사역하는 미국인 선교사들도 소치에서 노방전도를 했다. 또 한국 선수들에게 한국 음식을 제공하는 '코리아 하우스'에서는 태릉선수촌 대표 영양사인 한정숙 집사가 섬겼다. 한정숙 집사는 현지 선교 상황에 관심을 가지고 현지 교회에서 주일예배를 드리기도 했다. L선교사는 "이번에 소치 현지 교회와 협력사역을 하진 못했지만, 교회가 자생해서 더 발전해나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올림픽 출전 선수들의 선전을 위해 많이 기도했다는 L선교사는 "선수들 모두 수고 많았고,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아 마음 아픈 분들도 4년 간 잘 준비해서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활약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김연아 선수 판정 논란으로 억울함도 있지만 세계 모든 사람들이 다 알만큼 수고했고, 잘해줘서 고맙다"고도 말했다.
그는 한국교회 스포츠 선교가 한 단계 더 성장할 때라고 강조했다. "한국교회 스포츠 선교 역사가 벌써 30여 년이 됐다"며 "한국교회도 일부 인기 스포츠 종목에만 관심이 있고 전체 종목에 대한 사역 체계는 아직 잡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교회가 목회자 선교사뿐 아니라 평신도 전문인 선교사에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며 "특히 한국인들이 잘하는 스포츠를 복음 전파의 매개체로 활용해 전세계에 파고들어갈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스포츠선교회는 이번 동계올림픽과 오는 9월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거나 믿음의 본을 보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 기독 선수들을 선정해 특별선교상을 수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상자들에게는 상금(50만원)도 주어진다. 세계스포츠선교회는 스포츠인 복음화와 제자화, 스포츠를 통한 기독교 문화 확산에 기여한 이들을 격려하기 위해 매년 초 스포츠선교 대상 시상식을 열고 있다.
이 단체의 박철승 목사는 "선수촌에서 훈련 받는 선수들 중 28~30%는 신앙을 가지고 있다"며 "이들을 위한 한국교회의 관심과 기도가 스포츠 선교 확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스포츠선교회는 오는 10월 3일부터 6일까지 크로아티아에서 세계적 문화축제로 세계할렐루야컵대회를 연다. 지난 12년 간 러시아에서 매년 개최한 이 대회는 크로아티아에서는 처음 열린다. 세계 각국의 태권도협회와 협력해 태권도 대회 및 공연, 국악, 부채춤 공연 등이 있을 예정이다. 이에 앞서 10월 1일부터 2일까지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문화선교대회도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