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 있는 사람은 악인의 꾀를 좇지 아니하며 죄인의 길에 서지 아니하며 오만한 자의 자리에 앉지 아니하고…(시 1:1)”.
주일이었던 지난 12일 오전 10시 30분, 모여 앉은 청년 70여명의 입술에서 일제히 성경 말씀이 나오기 시작됐다. 마이크를 잡은 한 여성 청년의 인도 아래 낭랑하게 울려 퍼진, 이 하나님 말씀 ‘합창’은 30여분간 계속됐다.
탈북민들을 섬기는 황금종교회의 주일은 이렇듯 여느 교회들과는 달리, ‘성경 낭독’으로 시작한다. 황금종교회를 섬기는 최광 목사는 탈북민들을 하나님 말씀으로 훈련시키는 ‘열방빛선교회’의 ‘성경통독 100독 학교’를 운영하고 있는데, ‘성경 낭독’은 이 학교의 주요 프로그램 중 하나이다.
30분간 ‘말씀의 하모니’가 진행되는 동안, 교회에는 어느덧 100여명이 들어차 발디딜 틈조차 없어졌다. 간간이 40-50대도 보였지만, 대부분 10-20대 청소년·청년들이었다. 11시부터 30분간은 ‘찬양의 하모니’가 이어졌다. 탈북 청년들은 찬양이 계속되는 동안 손을 들거나, 자리에서 일어나 하나님을 뜨겁게 노래했다. 간혹 산만한 이들도 보였지만, 전체적으로 집중력 있는 분위기가 연출됐다. 여기저기서 흐느끼는 소리도 들렸다.
이후 예배가 시작됐고, 최광 목사가 ‘묵은 땅을 기경하라(호 10:12-15)’는 제목의 말씀을 전했다. 최 목사는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형상대로, 자녀이자 대리자로 저와 여러분을 창조하셨지만, 죄로 인해 우리는 하나님을 잃어버렸고 아예 인식조차 못하고 살아갈 때가 많다”며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성경을 통해 하나님께서 거듭 말씀하시는 것은,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잃어버린 하나님 형상을 회복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목사는 “본문의 호세아가 살던 시대에는 북이스라엘에서 여로보암 2세가 통치했는데, 물질적으로 부족함이 없던,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과 같은 곳이었다”며 “그러나 그들은 죄악에 빠지고 정욕을 좇아 영적으로 타락, 하나님을 대적하면서 살아갔고 결국 멸망의 길을 가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아직 젊기에, 갑작스레 맞이한 풍요와 자유를 만끽하지 못한 채 방종과 낭비로 스스로를 파멸로 이끌지 말라고 호소하는 듯했다.
그는 “하나님께서는 그런 이스라엘을, 우리를 보시면서 눈물을 흘리시고, 울다가 안 되면 회초리도 드실 수 있다”며 “우리는 악을 밭 갈아서 죄와 거짓의 열매를 거둘 게 아니라, 의를 심고 긍휼을 거두어 하나님을 찾아 묵은 땅을 기경하자”고 역설했다. 또 “하나님 앞에 돌아오는 저와 여러분에게, 하나님께서는 의를 비와 같이 쏟아부어 주실 것”이라며 “저도 힘들고 가진 것 없지만, 주님께서 함께하시기 때문에 부족할 게 없는 사람이 됐다”고 권면했다.
이들이 예배 전 무려 30분간 ‘성경 낭독’을 할 수 있도록 한 ‘성경통독 100독 학교’는, 이미 탈북민들의 신앙 성장에 큰 역할하며 검증됐던 프로그램이다. 최 목사는 당시 이를 통해 북한을 가까스로 탈출한 후 제3국에서 영육간에 커다란 상처를 입고 방황 중이던 많은 이들을 신앙으로 이끌었다. 최 목사는 이에 대해 “성경통독 사역은 쫓기고 의지할 곳 없는 탈북민들에게 생존 기반을 제공하고 복음을 전하면서, 동시에 선교의 일꾼으로 키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고 소개하고 있다.
현재 2기생 모집을 끝낸 ‘성경통독 100독 학교’는 2기생 교육에 한창이다. 지난 13-14일 1박 2일간 MT를 다녀온 후 본격적인 말씀 통독과 기도 훈련 등에 돌입했다.
이날 이들이 함께 모인 황금종교회 예배당은 지하에 자리하고 있는데, 최광 목사는 현재로서는 갈수록 몰려드는 탈북 청년들을 수용할 장소가 없어 고민이다. 서울 당산3가 영등포구청역(2·5호선) 인근에 위치한 이 예배당은 비상구가 없고 좁은 공간에 탈북 청년들의 숙소와 예배당이 함께 있어, 화재 등 재난이 닥칠 경우 큰 인명피해가 생길 우려가 있다. 특히 갈 곳 없는 탈북 청소년·청년들이 이곳을 안식처로 삼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태다.
최 목사는 “서울 인근에 기숙사와 예배당을 함께 마련해 탈북민들을 훈련시키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