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영민 목사
(Photo : ) 엄영민 목사

복음의 내용을 정확히 전달할 수 있는 좋은 음성을 갖고 있으면 복음을 훨씬 더 효과적으로 증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음성이 좋은 목사님들의 설교를 들으면 내용 이전에 음성만 들어도 이미 은혜가 느껴진다.

반면 내용은 좋아도 음성이 과히 좋지 않으면 왠지 조금은 아쉽기 마련이다. 특별히 지금과 같은 음향시설이 발달하지 못했던 과거에는 설교자들의 음성이 더욱 더 중요했을 것이다.

초대교회 당시 베드로의 설교에 삼천 명 이상의 사람이 회심하는 장면을 보게 되는데 모르긴 해도 뱃사람이었던 베드로의 음성은 그 많은 사람들에게 한 자리에서 복음을 전할 수 있을 만큼 강력했을 것이다.

18세기 대각성운동 당시의 부흥사였던 조지 휫필드 목사님의 음성도 대단했던 것으로 전해온다. 그 분의 음성은 은혜로우면서도 강력했는데 보통 옥외에서 1만 명 이상의 청중에게 설교했다고 한다.

한번은 휫필드 목사님이 필라델피아를 방문했을 때 소문에 대해 회의적이었던 벤자민 프랭클린이 과연 휫필드 목사님의 설교를 한 자리에서 몇 명이나 들을 수 있는가를 실험해 보았다고 한다. 먼저는 목사님의 가장 앞 좌석 중앙에서부터 좌우로 어디까지 음성이 들리는가를 측정해 보았고 그리고는 뒷쪽으로 얼마나 멀리까지 들리는가를 측정해 보았다고 한다. 그 범위 안에서 과연 몇 명의 청중이 설 수 있는지 측정한 결과 놀랍게도 한 자리에서 최대 삼만 명까지는 그의 육성으로 하는 설교를 들을 수 있음을 발견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나는 목소리가 크지 않고 좋지 않아 설교에 다소 부담이 있는 편이다. 조금만 말을 해도 목이 쉽게 피로해지는 경향도 있다. 스스로 판단하건대 여기에는 심리적인 면도 있고 체질적인 면도 있다. 예전 같았으면 결코 설교자로 활동할 수 없는 상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설교자로 활동할 수 있는 것은 전적으로 마이크로폰이라고 하는 현대 문명의 이기가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 덕분에 많은 청중들에게 설교할 수 있고 더 나아가 내 본래의 목소리보다 더 좋은 소리로 설교할 수 있으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모르겠다. 어디 마이크뿐이랴?

그 외에도 내게는 부족한 부분이 너무나 많다. 그런데 그런 약함을 때로는 초자연적인 은혜로 채우시는 하나님의 손길이 놀랍지 않을 수 없다. 실로 우리 주님은 우리의 약함을 강함으로 우리의 모자람을 넘침으로 사용하시는 놀라운 주님이시다.

우리 교회 모든 성도들이 강대상에 선 연약한 목사를 볼 때마다 그 하나님의 모습을 함께 볼 수 있었으면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