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 김명혁 목사, 이하 한복협) 9월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가 '예수 천당 최봉석 목사님의 순교 신앙을 기리며'라는 주제로, 13일 오전 7시 서울 강남구 도곡동 강변교회에서 개최됐다.

故 최봉석 목사는 1913년 평양장로회신학교를 졸업했으며, 1914년 만주지방 전도목사로 만주에 건너가 14년 동안 전도사역을 감당했다. 귀국 후 산정현교회 전도목사가 되어 평양을 중심으로 전도사역을 했다. 1938년 총회가 신사참배를 가결하자 공개적으로 이를 반대하다가 1939년 5월 일본 경찰에 체포됐는데, 신문을 당할 때에도 '예수천당'을 외쳤으며 수감 중에도 전도를 계속했다. 1944년 3월 1일부터 40일 금식기도를 시작했고, 병보석으로 풀려난 뒤 4월 25일 순교했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

방지일 목사(영등포교회 원로)는 '내가 만난 최봉석 목사님'을 주제로 최 목사의 일화를 소개했다. 과거 방 목사가 평양서 전도사로 있던 시절, 심방 중에 한 노인이 최봉석 목사에 대해 "정신병 환자이면 병원에 보내야 되겠다. 아무 말 없이 가만 가만 가다가 사람의 뒤에 바짝 가서 큰 소리로 '예수 믿으라'고 외치는데, 만일 임산부가 놀라서 큰일이라도 나면 어찌하나 걱정되기에 말씀드린다. 그렇게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당시 방 목사는 목요일 오후에 자택에서 장차 신학을 배울 학생들과 함께 기도모임을 가졌는데, 최 목사는 학생들보다도 먼저 와서 기도를 했다고 한다. 방 목사가 "어린 아이들이 모이는데 어찌 목사님께서 오십니까"라고 해도 기어이 왔다고 한다. 이때 방 목사는 심방 때 노인에게 들었던 말을 전했는데, 최 목사가 방 목사의 귀에 대고 조용하게 말하기를 "나 최봉석이 하는 일이 그 일이라오. 내가 그 일을 하지 않으면 나는 할 일이 없는데, 족제비가 꼬리 없으면 소용없다"며 "최봉석이 그 일 하지 않으면 할 일 없어지는데"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방 목사는 "그 얼마나 천진하게 말씀하시는지 나는 할 말이 없었다. 나는 큰소리로 '그럼 계속 그렇게 하세요. 하나님께서 보아 주시겠군요' 했던 기억이 난다. 이 이야기는 나와 최 목사님 둘만이 아는 이야기다. 그 순진하고 부지런한 목사님의 열정과 목소리와 기도가 그립다"고 했다.

 

방지일 목사는 최봉석 목사와의 일화를 소개했다. ⓒ신태진 기자
(Photo : ) 방지일 목사는 최봉석 목사와의 일화를 소개했다. ⓒ신태진 기자

박용규 교수(총신대신대원)는 '최봉석 목사의 한국교회사적 평가'를 전했다. 박 교수는 "최봉석은 한국장로교회 안에 신사참배반대운동의 불을 지피는 데 중요한 일익을 감당했다"고 전했다.

 

그는 "얼마든지 타협의 길을 걸어갈 수 있었지만 그는 그런 쉬운 길을 택하지 않았다. 76세라는 고령에도 조국교회와 이 민족을 가슴에 품고 40일을 금식하며 하나님께 무릎으로 나갔다. 간절히 염원하는 것은 말로만의 외침이 아닌 일생 동안 온 몸으로 복음을 사랑하고 외치고 실천했던, 최봉석과 같은 지도자가 그립다"고 했다.

김명혁 목사(한복협 회장, 강변교회 원로)는 '예수 천당, 최권능 목사'라는 주제의 원고에서, "최권능 목사의 본명은 최봉석으로, 그는 '예수 천당'을 외친 사람이었다. 다음날 시험도 아랑곳하지 않고 평양 거리를 돌아다니며 '예수 천당'을 벽력 같은 소리로 외치며 전도를 했다. 죄인들을 무너뜨리는 가장 성능이 좋은 총탄은 '신학탄'이 아닌 '예수탄'이라고 믿고 '예수탄'을 쏘아댔다. 또 최봉석은 기도로 신학교를 졸업했는데, 3년씩이나 낙제를 했지만, 교수들에게 찾아가 '공부만 잘해야 목사 되는가. 나는 열심히 기도하고 전도했다. 나도 목사 될 길을 열어 주실 줄로 믿는다. 아멘!' 했는데, 교수들이 따라서 '아멘'이라고 하자, '아멘 하고 약속했으면 지키라'고 해서, 교장과 교수들도 졸업장 수여를 허락했다"고 했다.

김 목사는 "최 목사는 고난의 십자가를 짊어진 사람이었다. 6년 동안 감옥에서 갖은 고문을 다 당했다. 고문을 심하게 하면 할수록 '예수 사랑하심은'을 큰 소리로 불러서, 감옥 안에 있는 사람들 중 그 찬송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최 목사는 매를 맞을 때마다 '예수 천당, 예수 천당'이라고 소리를 질렀다. 형사가 매를 멈추고 '왜 이렇게 시끄러우냐'고 물으니까, '내 몸에는 예수가 꽉 차 있어서 나를 때리면 예수가 나옵니다'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때때로 감방에서 금식기도도 했는데, 1944년 3월 1일부터 40일간 금식 기도하기로 작정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기도회는 회장 김명혁 목사(강변교회 원로)의 사회로, 임석순 목사(한국중앙교회)가 <요 3:30>을 본문으로 설교를 전했고, 허태성 목사(강변교회 담임), 김원광 목사(중계충성교회), 박진탁 목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장)가 기도를 인도했다. 발표 이후 최권능 목사 일대기를 담은 영화 '예수 천당'이 상영됐고, 기도회는  김상복 목사(할렐루야교회 원로)의 축도로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