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사역을 하다보면 항상 고갈되어 가는 우리의 메마른 영혼을 접하게 된다. 왜 그렇게 되는 걸까?
오늘 새벽에 빌레몬서를 읽고 말씀을 전하고 나서 뒤늦게 사무실에 와서 새삼 깨달은 것이 있었다. 하나님은 항상 누군가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통해서 깨닫게 하시고 반성하게 하시며 다시 새로운 길로 인도하게 하시는 분이시다.
내가 깨달은 말씀은 바로 빌레몬서 1:14절 말씀이다.
'다만 네 승락이 없이는 내가 아무것도 하기를 원하지 아니하노니 이는 선한 일이 억지같이 되지 아니하고 자의로 되게 하려 함이라' 는 한 소절의 말씀 때문이다. 이런 소중한 글을 쓸 수 있었던 사도바울은 대단한 주님의 종이 었던 것이 분명하다.
이렇게 쓸 수 있었던 배경은 사도바울의 사역이 자신의 사역이 아님을 분명하게 인식한 바탕에서 나온 것이며 또한 자신이 하고 있는 사역이 긍극적으로 누구를 위한 사역임을 분명하게 인지하고 있었다는 증거이기도하다.
자신이 가진 영적 권위와 또한 시대적 사명이 부여하여준 초대교회의 영적인 지도자로서 당연히 자신을 돕고 협력하는 자들에게 마땅한 일로 명할 수도 있었지만(8절 참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돕는 동역자들의 의중과 사역에 대한 승락을 겸손하게 물어 보았다는 것은 오늘날 사역에 임하는 우리 모두에게 상당한 경종을 울리는 말씀임이 분명하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사역은 '선한 일'이라는 것이다. 비록 인간의 능력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이 모든 사역의 배후에는 성령님의 역사와 하나님의 은혜의 물결이 흐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비록 추하고 더럽고 죄악에 물든 우리들의 손으로 감당하는 것이라 할지라도 감히 '선한 일'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14절 참조)
그런데 중요한 것은 바로 그 '선한 일'이 억지같이 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나는 오늘 새벽의 말씀을 나눈 후 뒤늦게 그것을 다시 깨달았다. 주의 사역을 돕는 자들의 협력이 바로 억지로 되지 않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직 자의로 그래서 기쁨으로 그리고 감격해서 자신이 가진 최선의 것을 하나님께 드릴 수 있는 마음으로 그 사역을 감당하도록 하게 하는 것이 바로 사도바울이 빌레몬에게 바랐던 것이었음을 새삼 깨달았다.
이것은 오늘날 많은 사역자들이 되풀이 하고 있는 실수이기도 하다. 바로 자신이 만들어 놓은 틀 안에서만 가장 좋고 선한 사역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비록 나와는 다른 생각과 방법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그 사람에게 가장 큰 기쁨과 감격으로 하나님께 드릴 수 있는 최선의 사역이 된다면 그것이 바로 '선한 일'이 억지 같이 되지 않고 자의로 되게 하는 것이라는 것을...
무지한 사역자들을 깨닫게 해주신 성령님과 대화 속에서 자유함을 주셔서 이해하도록 도우신 주님의 은혜의 물결에 감사를 드린다. 늘 무익할 수밖에 없는 것을 유익한 것으로 바꾸시는 하나님의 사랑이 있음을 또 느껴본다.
무엇보다도 더 많은 격려와 그리고 보살핌이 모든 주님의 사역을 감당하는 사역자들에게 필요하다는 것은 진정한 믿음의 교제로 나아가게 하는 지혜로운 길임을 모두가 알았으면 한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은사들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그 사람에게만 주신 하나님의 선한 선물일 것이다. 모두가 용기를 잃지 않고 자신이 갖고 있는 모든 재능으로 주님을 기쁘시게 하기를 바란다.
이 미련한 글 한 토막을 읽고 자신감에 사무쳐 또 사역의 길을 가게 될 모든 사역자들에게 주님의 축복이 깃들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