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나 불신자 학부모 등에서 RPS(Riseup Planning School)는 '학업 성적 향상'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교회에서는 무엇보다 '신앙훈련'이 중심이다.
사실 생활습관이 변하고 학업성적이 상승하는 이유는, 학생들이 '자신의 사명'을 제대로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RPS는 컨퍼런스나 예배, 제자훈련 등을 통해 하나님께서 자신을 만드시고 선택하신 이유, 살아가는 목적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각 사람 마음에 붙은 이 불씨가 꺼지지 않고 계속 타오를 수 있도록 멘토들과 '플래닝' 등을 통해 도와준다.
오륜교회의 '토요 예배'는 2시간여 동안 진행된다. 뜨거운 찬양 및 설교와 기도 등이 이어지는데, 초반에는 예배 날짜를 옮기면서 숫자가 줄기도 했지만 곧 회복됐고, 학생들이 학교에서 불신자 친구들을 전도하면서 수는 점점 불어나고 있다. 보통 학업 때문에 '분반공부'도 참석하지 않고 1시간 가량 예배만 드리고 떠나는 학생들이 대다수인 다른 교회와는 확실히 다르다.
특히 예배 후에도 2-3시간 동안 이어지는 제자훈련 참석률도 높아지고 있다. 토요일 오후 시간 대부분을 교회에서 보내는 셈. 이렇듯 학생들을 '강하게' 키워내는 일은 김은호 목사의 철학과도 일치한다. 그저 그렇게 신앙생활을 하면서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은 모두 유혹을 이겨내지 못하거나 교회를 떠난다는 것.
성인 대상 예배가 교회 대예배실에서 하루종일 진행되기 때문에 중고등학생이 주일날 함께 모여 예배드릴 장소가 없었고, 이에 오륜교회 중고등부는 불가피하게 토요일 예배를 진행해 왔다. 그러나 7-8월부터 인근 학교 강당을 빌려 연합예배를 다시 주일에 드릴 예정이다.
경건 습관 형성 및 전도 프로젝트
RPS는 예배를 통해 한 주간 살아갈 은혜를 체험한 것으로 끝내지 않고, 학생들이 매일의 삶에서 '경건 습관'을 형성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먼저 '경건 시간 정하기'로, 하루를 시작할 때와 마무리할 때 하나님과 만나는 시간을 최소 하루 30분 이상 지정, 반드시 지키도록 한다. RPS 문미정 팀장은 "이 시간은 다른 일에 밀려선 안 되는 고정 시간이 돼야 하고, 이 시간을 우선 확보하기 위해 하루의 계획(플래닝)을 짜도록 지도한다"고 했다.
이는 새벽 중보기도로 연결된다. RPS 실시 이후 오륜교회 학생들의 새벽기도회 참석 비율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동호 디렉터는 "매일 새벽마다 나라와 민족을 위해 중보기도를 하는, 강인한 그리스도인 청소년이 되도록 훈련하고 있다"며 "개인 경건을 통해 새벽 중보기도에 대한 동기부여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새벽기도 참석을 위해 저녁에 일찍 잠들도록 해 수면습관 개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오륜교회 중고등학생들은 새벽에 지하철역 기도회나 학교 기도회 등을 진행하기도 한다.
'말씀 묵상 및 통독'도 경건 습관 중 일부이다. 문 팀장은 "말씀 묵상에 대한 목표를 '하루 1장' 식으로 정할 경우, 마음에 끌리는 대로 아무 장이나 펴서 읽거나 잠언·시편 등 쉬운 말씀들만 반복해서 읽는 현상이 나타나더라"며 "스스로 말씀을 순서대로 읽어야 성경 전체의 맥을 파악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성경 통독에 대한 체계적인 목표를 세우게 한다"고 했다. 예를 들면 6월 목표를 마태복음과 창세기 통독으로 정해놓고, 하루 1-2장씩 읽어 나가면서 목표를 달성하는 것.
새벽기도와 별도로 '개인 기도'에 대한 습관 형성에도 힘쓰고 있다. 일례로 기도 노트를 준비해 '감사-회개-간구' 순으로 제목을 적어 기도하도록 지도하는 것은, 감정적으로 기도하는 버릇 대신 기도가 '삶의 일부'로 스며들게 하려는 의도이다. 이 디렉터는 "내용은 형식을 만들고, 형식은 내용을 지켜내는 법"이라며 "하나님을 향한 마음은 기도의 체계를 만들고, 이러한 '형식'은 주님을 향한 의지와 더 깊은 마음을 만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오륜교회는 예배를 소중히 여기자는 마음에서 예배 시작 20분 전부터 예배를 위한 중보기도를 하도록 지도하기도 한다.
'영혼 구원'을 위해서도 노력한다. 교회 전도예배나 학교에서 열리는 전도 세미나 때마다 불신자 친구 1명 이상을 데려올 수 있도록 대상을 미리 정하고 전략을 수립하도록 한다. 다음으로는 1년간 이같은 신앙훈련과 생활습관 변화 등을 통해 변화된 청소년들의 실제 이야기를 들어본다.
신앙생활이 변화된 학생들의 간증
강지환(진성고 3): 모태신앙으로 어려서부터 교회를 다녔지만, 부모님을 따나갔을 뿐이었어요. 그래서 큐티도 하지 않고 성경도 안 읽는 '선데이 크리스천'이었죠. 하지만 라이즈업 대회에 참여해 하나님을 만나고 이후 RPS 신앙훈련을 받으면서 기본적이고 당연했던 부분이 많이 변화했습니다. 예전에는 꿈도 꾸지 못했지만 이제 매주 길에서 복음을 전하고 있고, 매일 성경을 읽고 기도합니다. 수련회 때만 생기던 하나님과의 관계가 항상 가깝진 않더라도 생기게 됐습니다.
이혜리(흥덕고 3): RPS 컨퍼런스에 참여하고 이후 멘토링을 받으면서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발견합니다. 매일 새벽 3-4시에나 자던 제가 이제 오전 5시 30분에 일어나 기도로 하루를 시작하고 있어요. 고3이 된 지난 3월부터는 학교 기도모임에 나가 매일 학교를 위해 기도하면서, 하나님을 모르는 친구들에게 복음을 전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지연(영덕여고 3): RPS 컨퍼런스를 통해 사명을 발견했습니다. 사명을 찾기 전에는 무기력하게 무너질 때가 많았는데, 지금은 무슨 일을 하든 의미있게 하고 있습니다. 무기력해질 때마다 '사명선언서'를 읽으면서 다시 동기부여를 받고, 하루하루 사명을 이루는 삶을 살고 있어요. 그리고 멘토링을 통해 불규칙했던 습관들도 잡을 수 있게 됐습니다.
고석진(수지고 3): 컨퍼런스에서 은혜를 받고 난 뒤, 삶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특히 신앙적인 면에서는 정말 제 자신이 믿기 힘들 정도입니다. 중3 수련회에서 하나님을 만났지만 하나님을 개인적으로 만나는 시간은 갖지 않았고 하나님을 찾지도 않았던 제가, 컨퍼런스 후 야간 자율학습 전 성경을 읽고 집으로 출발하기 전 항상 기도하는 사람으로 바뀌었어요. 아직 부족하지만 앞으로 훨씬 더 많이 변화되리라 믿습니다.
김하영(분당중 3): 어렸을 때부터 엄마와 교회를 다니며 신앙생활을 했지만, 중학생이 되면서 세상적인 친구들과 가까워져 예배와 기도 등 모든 부분에서 소홀해지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무기력한 신앙생활을 하던 중 RPS 컨퍼런스에 참석해 조금씩 마음의 문이 열리게 됐어요. 이후 매주 신앙훈련과 멘토링 등을 통해 눈물로 하나님께 기도도 드리고 설교 시간에 목사님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있어요. 제 정체성과 삶의 이유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돼요. 무엇보다 절대 할 수 없다고 여겼던 새벽기도에도 참석하고 있어 기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