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성 목사.
김지성 목사.

<카모메 식당>이라는 제목의 일본 영화가 있습니다. 대강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핀란드의 헬싱키에 사는 한 일본 여성 ‘사치에’는 일본 식당을 오픈합니다. 하지만 한 달이 넘어가도 손님 한 사람 없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일본어를 어느 정도 구사할 줄 아는 핀란드 청년 ‘토미’가 식당문을 두드립니다.

이 첫 손님을 위해서 ‘사치에’는 식당이 존재하는 한 그를 위해서 무료로 커피를 제공하겠다고 다짐합니다. 그리고 ‘사치에’는 홀로 핀란드를 여행하는 ‘미도리’라는 이름의 일본 여성에게 자신의 거처를 기꺼이 제공합니다.

사치에는 정성을 다해 먹는 사람의 마음을 생각하며 정성스레 요리를 만듭니다. 이 같은 ‘사치에’의 마음이 통했는지 매일같이 식당 창문만 보며 그냥 지나가던 사람들이 ‘사치에’가 만든 시나몬 롤의 향기에 끌려 드디어 문을 열고 들어오게 됩니다. 사람들은 카모메 식당에 저마다의 사연을 들고와 사치에가 만들어주는 음식을 맛보면서 힐링을 경험합니다. 이런 사람들을 보며 행복한 표정으로 정성껏 요리를 만드는 ‘사치에’와 그 요리를 맛보는 사람들은 피차 간에 무척이나 행복해 합니다.

이렇게 영화의 플롯은 무척 단순합니다. 이런 단순하디 단순한 플롯을 가지고 90분 분량의 영화를 만든다는 것이 녹록하지만은 않을 것이라 여겨집니다. 하지만 이 영화를 연출한 감독은 따스한 인간애의 교류를 통해서 형성되는, 작지만 감동적인 힐링의 장면들을 화면 전체에 가득히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상황이건 ‘따뜻한 마음’은 언어와 문화를 초월하여 감동적인 힐링을 만들어냅니다. 조그마한 식당이지만 식당 주인 ‘사치에’의 따스한 마음은 힐링의 출발이 됩니다. 사치에는 자신의 식당을 ‘소울 플레이스(Soul Place)’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만들어 파는 음식을 ‘소울 푸드 (Soul Food)’라 생각합니다. ‘소울’이란 말은 ‘감동’을 뜻합니다. 단지 자신의 식당이 음식을 파는 장소가 아니라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장소라 여깁니다. 그리고 자신이 만드는 음식에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는 마음으로 정성껏 음식을 만드는 자세는 식당을 찾아오는 손님들의 마음을 녹이며 결국 ‘힐링(Healing)’이라는 최고의 선물을 제공하는 결과를 이룹니다.

밥을 먹고 음료를 마시는 식당이 감동의 힐링의 장소로 묘사되는 이 영화를 보면서 ‘소울 플레이스’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식당은 음식을 파는 장소입니다.

그러나 음식을 뛰어넘는 ‘감동 창출’의 장소로 승화시킬 때 식당은 힐링의 장소로 바뀔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개념에서 탈피하지 못함으로 우리는 더 가치있고 소중한 것을 소유하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요? 교회야말로 진정한 ‘소울 플레이스’인 줄 압니다. 따스한 마음과 사랑의 집합체로서 교회는 감동을 창출하고 결국 진정한 힐링의 결실을 맺을 수 있는 영혼의 고향, 마음과 마음이 이어지며 굳은 마음이 부드러워져 마침내 행복함의 절정이 표현될 수 있는 감동의 장소입니다.

교회가 진정한 의미의 ‘소울 플레이스’가 되기 위해선 ‘따뜻한 마음’을 품는 것이 먼저인 것 같습니다. 목회자인 저부터 말입니다. 오늘은 카모메 식당 주인 ‘사치에’가 목회자인 저를 참 많이 부끄럽게 만듭니다. 그리고 귀한 교훈을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