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K 제61-2차 정기실행위원회가 진행되고 있다. ⓒ김진영 기자
(Photo : ) CCK 제61-2차 정기실행위원회가 진행되고 있다. ⓒ김진영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김영주 목사)가 25일 서울 종로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제61-2차 정기실행위원회를 갖고, 'WCC 제10차 총회 협력위원회'(이하 WCC 협력위) 구성을 결의했다.

WCC 협력위는 이달 초 NCCK 소속 교단장 및 총무들이 모인 자리에서 처음 그 필요성이 언급된 기구다. 당시 참석자들은 현재 WCC 총회 한국준비위원회(상임위원장 김삼환 목사, 이하 WCC 준비위)가 WCC 총회 주제와 에큐메니칼 정신을 준비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 NCCK 안에 특별 위원회를 만들어 총회 준비를 돕자고 의견을 모은 바 있다.

이에 이날 실행위 안건으로 <'WCC 제10차 총회 지원위원회(가칭)' 구성의 건>이 올라왔고, 제안 취지에는 이 위원회가 WCC 준비위의 활동을 보완하고 협력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었다.

그러나 안건이 상정되자 일부 실행위원들은 위원회 구성 허락 여부를 넘어, 이 같은 위원회 구성 문제가 나오게 된 배경과 향후 WCC 총회 준비에 있어 WCC준비위와 NCCK 및 에큐메니칼 진영 사이의 관계 문제까지 거론하며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시종 격앙된 발언 속에, 이 문제로 1시간 가까이 토론이 이어졌다.

신복현 목사(기감)는 "최근 WCC 준비위 상임위가 열려 총회 장소를 기존 부산에서 서울로, 그것도 서울의 명성교회로 옮기자는 것을 거론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게다가 상임위 조직을 확대했는데, 그 면면을 보면 육군대장 2명을 비롯해 정·관계 인사들이 망라돼 있다. 그 동안 에큐메니칼 진영이 요청했던 청년, 여성, 장애인 대표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또 "NCCK가 김영주 총무에게 WCC 준비위 집행위원장 복귀를 권고했는데, 지금 상황에선 복귀 해도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그러므로 NCCK 안에 위원회가 만들어진다면 그 중요한 임무는 지금 WCC 준비위의 파행에 적절히 대처하는 것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신 목사는 NCCK 안에 둘 위원회 이름에 '지원' 대신 '협력'을 넣자고 제안했고, 그것이 그대로 받아들여졌다. 신 목사의 이런 강경 발언에 같은 WCC 회원교단 총무들인 배태진 목사(기장)와 김광준 신부(성공회) 역시 힘을 실었다.

반면 이홍정 목사는 "왜 이 같은 논의들이 성숙하게 극복되지 못하는지에 대한 안타까움이 있다"면서 "(에큐메니칼 진영이) NCCK를 중심으로 WCC 준비위에 참여해야 한다는 생각을 개진하고 싶다. 세계교회 앞에 이렇게 분열된 모습을 드러낼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새로 만들어질 NCCK내 WCC 협력위가 '또 하나의' WCC 준비위가 되어선 안 된다"는 점을 역설했다.

이에 신복현 목사는 "이홍정 목사님의 진심을 이해한다. 나 역시 WCC 준비위가 다시 우리와 함께하길 바란다"며 "또 다른 준비위를 만들자는 게 아니라 협력체를 만들고, 그것을 통해 WCC 준비위의 파행을 막자는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날 실행위가 WCC 협력위 구성을 결의함에 따라, WCC 협력위는 NCCK 회원교단 파송위원 2명과 NCCK 김영주 총무가 선임하는 전문위원 약간명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한편 WCC 준비위는 최근 상임위를 갖고, 총회 장소를 기존 부산 벡스코에서 서울의 대학 캠퍼스나 일반 개교회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임위는 이를 위해 '7인위원회'도 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