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제운 한의사가 다운타운 웨슬리교회에서 간이 병상위에 오른 환자를 시술하고 있다. | |
▲맘비팍 유치원 원생들. | |
▲웨슬리교회에 몰려온 도시빈민들을 위한 안경 사역, 한의사 치유 사역, 박해수 부부의 검진(혈압, 맥박)과 무료약(비타민, 두통약, 연고 등) 제공 등이 이뤄지고 있다. | |
▲몰려온 환자들과 주민들을 위한 무료 급식 사역(오른쪽에 굿스푼 티셔츠를 입고 모자를 쓴 채 급식을 준비 하는 이가 임기모 대사). | |
▲자메이카 데본 하우스 앞에서 굿스푼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 |
굿스푼선교회(이사장 심우섭)가 2004년 창립 이후 처음으로 자메이카 단기선교를 다녀왔다. 이번 자메이카 킹스턴 빈민지역 단기선교는 미주 국제기아대책기구 조미선 자메이카 선교사(44세)와 굿스푼선교회(이사장 심우섭) 그리고 주 자메이카 한국대사관(대사 임기모)이 협력한 특별한 경우다.
자메이카 수도 킹스턴에서 가장 가난할뿐만 아니라 위험하기까지 한 다운타운 지역은 같은 자메이칸들도 들어가길 꺼리는 무서운 우범지역이다. 실제로 매일 마약 관련 총기 사고가 끊이지 않는 이 곳에서 조미선 선교사는 어린 외동딸 샘빛(16세)과 함께 2007년부터 유치원 사역을 통해 자메이카의 미래를 책임질 꿈나무들을 복음으로 육영하는 사역을 펼치고 있다.
워싱턴 총영사관에서 근무하다 2년전, 자메이카 대리 대사로 부임한 임기모 대사는 현지 한인 동포 중 자메이칸들을 위해 헌신적인 선교 사역을 펼치고 있는 조 선교사의 고군분투하는 것을 눈여겨 보고 있다가, 워싱턴 지역의 구제 선교단체 굿스푼선교회를 초청하여 협력 선교의 장을 마련했고, 자메이카에 진출한 한국의 크리스챤 기업가 YPP(주)의 백종만 회장의 특별 후원을 주선했다. 백 회장은 자메이카 복음화를 위해 선뜻 1만달러 선교 헌금을 조 선교사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임기모 대사는 “자메이카는 현재 IMF에 거대한 채무를 갚아야 할 경제 위기에 처해 있다. 물가는 점점 더 폭등하고, 서민들의 삶은 더욱 팍팍해져 도시빈민지역은 상대적으로 치안 상태가 매우 위험하다. 그런 다운타운 한 가운데서 한인 여성 선교사가 자메이카의 미래를 좌우할 꿈나무들을 위한 미션을 감당하고 있어 대견스럽게 생각하고 또 안타깝다”며, “앞으로도 한인 커뮤니티의 지속적인 후원이 계속되길 소망한다”고 피력했다.
이에 굿스푼선교회를 돕던 8명은 단기선교팀을 구성해 지난 2월 16일부터 22일까지 자메이카 다운타운의 도시빈민들을 위해 아름다운 사역을 펼치고 돌아왔다.
버지니아 애난데일에 위치한 ‘인내천’ 한의원의 유제운 한의사(57세)는 섭씨 30도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가 계속된 현지에서 침과 부황과 뜸으로 각종 질병과 장애로 고통스러워하던 원주민들과 한인동포들 500여명을 정성껏 치료했다. 미국에서 온 한인 한의사가 무료로 치료해 주고 약재도 나눠준다는 소문은 킹스턴 다운타운의 가난한 도시빈민들에겐 그야말로 복음처럼 들렸고, 매일 몰려온 환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김재억 목사는 “간이 병상 3개와 테이블 2개가 마련된 다운타운의 웨슬리교회는 뼈대만 앙상하게 남아 있었다. 150년전 영국계 백인 농장주들과 그의 가족들이 다니던 웅장했던 교회는 그들이 떠나고 보수하지 않은채 방치되어 일년이면 몇번씩 들이닥치는 허리케인에 할퀴고 퇴락하여 언제 무너져 내릴지 모르는 황량한 곳이 돼버렸다”며, “그런 웨슬리교회 강당에 햇볕에 검게 탄 자메이칸 남녀노소 환자들이 먼저 치료를 받으려고 이른 아침부터 길게 줄을 서서 장사진을 이뤘다. 교회 주변에 사는 그들은 100세가 넘은 고령의 노인 환자부터 십대 청소년까지 다양한 연령대로 의료 시설 낙후와 여의치 않은 형편 때문에 의료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한채 소외된 도시빈민들이다”라고 설명했다.
밀려드는 환자때문에 식사도 못하고, 화장실도 가지 못한채 늦은 오후까지 환자들을 돌봐야 했던 유 한의사는 “환자 대부분이 크고 작은 외상을 입은 후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상태가 많이 악화되었고, 합병증으로까지 번져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분이 많았다”며, “침과 뜸으로 통증을 완화시켰고, 일단 가지고 온 약재로 처방했지만 장기간 의사의 돌봄이 필요한 환자들인데 잠깐 돌아보고 가게 되어 도리어 죄송하다”면서 안타까워했다.
유제운 한의사가 도시빈민들을 위해 사랑의 의술을 펼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아이티에 지진이 있었던 2011년, 아이티 전역에서 수십만명이 압사되었고, 한순간에 아수라장처럼 변한 도심지, 순식간에 집단 난민촌처럼 변한 아이티의 참사를 듣고 그는 급히 왕진 가방을 꾸려 아이티로 달려갔었다.
유 한의사는 “당시 상처를 입고 피를 흘리며 몰려든 아이티의 수백명의 환자들에게 놓았던 침이 매일 세숫대야 가득 담겼고, 매일 500여명 넘는 환자를 돌보았다”며, “단기선교를 마치고 돌아와서는 에너지를 다 소진하여 며칠동안 꼼짝없이 끙끙 앓았고, 한동안 휴식을 취해야 했다”고 전했다.
한편, 자메이카 최대 일간지인 ‘Obsever’도 금번 한인들의 협력 선교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사역 활동 상황과 사진을 함께 게재하여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