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선교? 난 사업 운영 하지 않으니까 상관없어!”라고 생각했다면, 오해다. 비즈니스선교(Business As Mission, 이하 BAM)란 교회에서만 선교하고 일터에서는 선교가 불가하다는 생각을 가진 교인들을 깨우기 위한 총체적 일터 선교 운동이다.

지난 7일, 8일 양일간 개최된 ‘내가 선 곳 거룩한 땅’ 워싱턴 교협 주최 비즈니스선교 세미나에서 이 같은 내용이 보다 심층적으로 다뤄졌다.

21세기 새로운 선교 패러다임으로 부상하고 있는 총체적 선교운동 BAM은 제 3차 로잔대회의 준비모임인 2004 로잔회의에서 ‘선교로서의 비즈니스’가 주제어로 제시되면서 본격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세미나.


21세기 맞춤 ‘비즈니스 선교’, 역사적 의미는?

▲조샘 선교사.
로잔위원회 내 BAM 싱크탱크 위원이기도 한 조샘 선교사(The Center for BAM 공동대표, 인터서브 소속 선교사)는 세미나에서 ‘비즈니스 선교 필요성에 대한 역사적 인식’을 강조했다.

조 선교사는 “글로벌 시대, 전세계는 비즈니스적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과 “7세기 이후 첫, 대도시 밀집 현상”을 주요 이슈로 삼았다.

그는 “비즈니스적 사고가 현대 사회 구성원 깊숙이 침투해 있다”며 “현재 중동에서 일어나고 있는 자스민혁명 역시 무슬림 정치세력 확보를 위한 종교혁명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전체주의와 개인주의의 충돌로 일어나는 혁명이다. 이 비즈니스 제국은 벌써 우리 세계관의 깊숙한 곳까지 스며들었다”고 설명했다.

조 선교사는 대도시 밀집 현상을 언급하면서 “1800년대 인구 100만 이상 대도시는 전세계 3개에 불과했지만 1950년대에 이르면서 70개로, 현재는 약 600개로 늘어났다. 인구의 60%가 다민족 다문화로 구성된 대도시에 살고 있다”면서 “예수님 초림 당시 시대 그리스, 로마 이상의 다민족, 다문화 도시가 현대에 등장했다. 700년대 로마가 몰락하면서 봉건사회로 들어간 역사를 돌아볼 때, 이같은 대도시 밀집 현상은 ‘비즈니스’ 힘의 결과이자, ‘비즈니스를 통해 복음의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다”라고 강조했다.

조 선교사는 또 “200년 전 제 2차 대각성으로 많은 선교사들이 한국에 와 복음을 전해준 것은 축복이었다. 그러나 200년 전과 지금은 시대적 환경이 많이 변했다”며 “하나님의 전통 선교 방식은 ‘이주’였다. 즉 모든 기독교인이 선교사였던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우상과 죄로 얼룩진 비즈니스 세계는 영적 ‘전쟁터’

▲서명구 교수.
서명구 교수(The Center for BAM 공동대표, 메릴랜드대학 경영학)는 “비즈니스 선교의 영역은 ‘우리의 필요와 욕망부터 아이들의 꿈, 직장과 직업, 교육의 필요와 압력, 우리가 보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까지 삶의 모든 영역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현재 비즈니스 세계는 각종 우상, 사람의 죄성과 탐욕, 정사와 권세, 어두움의 세상 주관자들, 하늘의 악의 영들에 지배당하고 있다”면서 “성도들도 비즈니스라는 이 시대 삶의 양식을 통해 매 순간 전방위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베트남 전쟁을 예로 들면서 “적군이 누군지도 모르고 전쟁하면 결국 패망한다”며 “우리는 적군(죄성과 우상이 가득한 비즈니스세계)이 누군지 확실히 알고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오합지졸로 다양한 무기만 잔뜩 창고에 쌓아둔다고 전쟁의 승리가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 꼭 필요한 무기를 들고 삶의 현장에서 싸움의 훈련을 하며 단합해야 이길 수 있다”고 BAM 운동의 연합을 강조했다.

또 서 교수는 교회 개척에 제한된 선교에 대한 선입관을 깰 필요가 있음을 역설하면서 “교회 중심적 신앙생활로 영적인 활동만 신성하다는 ‘성속(聖俗)’의 벽이 존재한다. 선교에 대한 선입관 역시 타문화권이나 타지에 교회를 세우는 것에 국한된 경우가 많다. 제자훈련은 단지 전도하고 성경공부를 가르치는 제자를 넘어 삶 전체에서 빛과 소금의 능력을 발휘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비즈니스 선교 실제 사례 간증

▲백바울 선교사.
-백바울 선교사(말레이시아 선교사, GP선교훈련원 이사)

말레이시아에 중학교를 설립한 백바울 선교사. 그는 “사업 차 말레이시아에 갔다가 하나님을 깊이 만나고, 학교 설립의 비전을 전해받았다”며 “과정 속에 제자가 살해당하고, 동료가 배신하며, 가족 중 한 명이 심한 질병을 앓는 등 어려움의 연속이었지만 하나님께만 매달리는 새벽기도를 쌓으며, 결국 학교를 개교했다. 첫 해 30명이 왔던 이 학교는 성적이 좋은 학생들만 온다는 소문이 퍼져 금새 수백명으로 늘어났다”고 했다. 이 중학교에는 ‘성경’이 필수 교과목으로 채택돼 있으며, 곧 초등학교 개교도 준비하고 있다.

백 선교사는 현재 이 학교의 실제 경영권을 함께 설립했던 동료들에게 넘겨준 상태로 “사업체를 세워주고 떠나고, 또 다른 곳에서 세워주고 떠나는 일을 지속하고 싶다”고 밝혔다.

-전 브라이언 장로(New Creation Builders CEO)

남가주에서 손꼽히는 건축시공업체 ‘New Creation Builders’의 CEO인 전 브라이언 장로는 “나는 매일 스스로에게 몇가지 질문을 던진다”고 했다. 질문 중에는 ‘사람들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의 나를 어떻게 평가할까?’ ‘나는 진정 빛과 소금으로서의 삶을 일터에서도 살고 있는가?’ ‘회사에서 나는 어떤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가?’ ‘예수님께서 오늘 내 일터에 방문하신다면 뭐라고 말씀하실까?’ ‘내 사업이 망해도, 나는 여전히 하나님을 찬양할 수 있을까?’ 등이 있다.

▲전 브라이언 장로.
전 장로는 “건축 사업을 했고 7년 간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사업을 시작하고 3년 되던 해, 인생의 바닥을 체험했고, 당시 예수님의 강한 터치와 위로가 있었다”며 “그후로도 어려움이 계속되긴 했지만 돌아보면 나를 연단시키신 시간이었다. 그렇게 사업은 실패로 돌아갔고, 차고에서 빈털터리로 직원도 없이 혼자 시작했다. 시작하고 바로 그 주에 교회 수양회에 가서 ‘창업한 회사’를 기도하는 데 하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네 회사에는 관심 없지만 나는 너를 아낀다. 선물을 보지 말고 선물을 주는 이를 바라보라’라고.”라고 간증했다. 전 장로는 창업 후 꾸준히 매출이 성장해 현재 약 30명의 매니저를 두고 있다. 그는 “건축업이 가장 어렵다는 때지만 매년 매출이 증가한다. 올해는 작년보다 2배 정도 매출이 올라 약 4천만불 될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매출의 대다수를 선교를 위해 사용하고 있다. 전 장로는 “예전에 사업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 아내가 일을 하기 시작했는데, 여전히 아내가 일을 한다”며 “생활은 거의 아내의 수입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몰디바와 아이티 같은 빈곤 지역에 사업 아이디어를 제공해 주는 일, 바이블 트랙 나눠주는 일, 선교단체를 후원하는 일 등을 하고 있으며, 회사 내에서도 “모든 스탭 미팅은 기도로 시작하고, 틈나는 대로 신앙을 나누며 상담해 주는 일”도 진행하고 있다.

소감

세미나를 기획 총괄했던 오선일 목사(워싱턴교협 교육분과 부위원장)는 “워싱턴 사역을 마무리 하면서, 이 지역을 위해 제 최선을 드렸던 선교대회로 남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하면서 “성도들이 자신의 삶의 현장에서 일어나고 다음세대 청년들이 사회에 나가기 전에 훈련됐으면 좋겠고, 목회자들이 이해와 참여로 함께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땅끝은 땅의 시작이고 그래서 곧 사람 자체다” 즉 지구는 둥글어 시작과 끝을 규정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가 가는 곳이 땅끝이자 땅의 시작이라는 말이다. 결론은 사람이다. 내가 선 곳이 거룩한 땅 끝이라 믿고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크리스천들이 다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차용호 목사, 오선일 목사.


워싱턴 교협 회장 차용호 목사는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해 현장에서 많은 분들이 땀흘리고 계신 것을 보게 됐던 시간”이라며 “경험있는 분들이 직접 삶에 적용해 실습했던 것들이 함께 공유돼, 교회가 하나님 영광을 가리는 일이 줄어들고 삶의 현장이 선교지가 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BAM 운동은 ‘BAM Cloud’라는 개념을 도입해, CRN(Christian Resource Network)이란 네트워크를 통해 전세계 자원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오선일 목사는 “혼자 만의 싸움이 아니기 때문에 이 공간에 BAM 사역의 실패와 성공, 고민의 이야기를 공유하게 될 것이다. 이 공간에서 선교 현장과 후방이 연결되고, 선교사님들에게도 현지에 필요한 사업체와 매치해 주는 네트워크 사역도 실시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번 세미나는 7일, 8일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올네이션스교회 친교실에서 개최됐다.

한편 워싱턴 지역에서 BAM 선교 운동에 관심있는 이들은 여호수아 비즈니스 스쿨(JBS)을 통해 일터 선교의 구체적 비전을 배울 수 있다. JBS는 오는 9월 말부터 5주간 개최된다.

문의) www.center4bam.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