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미국을 비롯한 국제 사회의 퇴진 요구를 또다시 일축했다.


아사드 대통령은 이날 수도 다마스쿠스 대학에서 시리아 국영TV를 통해 행한 대국민 연설에서 "국민이 저를 지지하고 있기 때문에 퇴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이날 대국민 연설은 시리아 정부와 아랍연맹이 지난달 유혈 사태 종식에 노력키로 합의한 이후 처음으로, 반정부 시위가 시작한 지난해 3월 이후 4번째다.


아사드 대통령은 또 "지금 우리의 선결 과제는 치안을 확보하는 일"이라며 "이는 철권(iron hand)으로 테러리스트들과 싸우는 것으로 달성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시리아의) 사회적 불안 뒤에는 외국의 음모와 테러리스트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아사드가 도전적인 억양으로 또다시 서방의 개입설을 제기한 것은 기존의 연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AP통신은 분석했다.


아사드 대통령은 앞서 행한 대국민 연설에서도 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반정부 시위가 개혁 추구 세력이 아닌 무장 폭력배와 외국의 음모로 일어난 소요라는 주장을 제기했다.


그러나 아사드 대통령은 시리아의 주권을 존중하는 아랍의 해결 방식에 문을 닫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아랍연맹이 제안한 시리아 감시단 활동을 계속 수용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또 "시위대에 발포하라는 명령을 내린 적이 없다"며 그간 시위대에 대한 유혈 진압이 자신의 책임이 아니라고 거듭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오는 3월 헌법 개정을 위한 국민투표가 치러질 것"이며 "모든 정치적 세력을 아우르는 정부의 구성을 환영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와중에 시리아에 체류 중인 아랍연맹 감시단원 2명이 이날 신원 불명의 시위대로부터 공격을 당해 부상했다고 쿠웨이트 국영 쿠나(KUNA) 통신이 전했다.


쿠웨이트 출신의 두 명의 감시단원은 이날 시리아 북부 라타키아 지역에서 다친 뒤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시리아에서는 지난해 3월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아사드 정권의 강경 진압으로 최소 5천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유엔은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