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부산저축은행 초량동 본점에 대한 예금보험공사(예보)의 실사작업이 파행을 거듭하던 끝에 23일 오후 늦게 시작됐다.


예보는 이날 오전 부산으로 파견한 실사단이 오후 7시 15분께 부산저축은행 초량동본점으로 들어가 실사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보는 당초 부산저축은행 비상대책위원회와 검찰, 정치권 등과 합의해 예금자들이 점거하고 있는 부산저축은행 초량동 점거를 풀고 실사를 하기로 했다.


그러나 비대위측에서 출입문을 잠근 채 점거를 풀지 않아 이날 오후 늦게까지 실사에 들어가지 못하는 등 파행을 겪었다.


김옥주 부산저축은행 비대위원장은 "당초 금융당국과 전제조건으로 내건 약속에 따라 실사작업을 할 수 있도록 본점 1, 2층을 비워주기로 했으나 일부 약속이 지켜지지 않아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며 "이날 재협상끝에 약속 내용에 진전이 있어 실사작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국회와 금융당국이 고액 예금자와 후순위채권자에 대한 보호를 약속한 만큼 특별법 제정 등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야 할 것"이라며 "실사를 허용하더라도 완전 피해보상이 될 때까지 본점 3, 4층에서의 점거농성은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예보는 회계사 등으로 구성된 실사팀으로 부산저축은행 회계자료와 채권서류 등을 토대로 3주간의 일정으로 실사를 벌일 계획이다.


예보의 실사가 정상적으로 이뤄지면 한달쯤 뒤인 10월 하순께 부산저축은행에 대한 최종 처리방안이 결정되고, 이후 11월 초순 5천만원 이하 예금액 지급도 가능할 전망이다.


부산저축은행은 5천만원 이상 고액예금자 등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지난 5월부터 4개월이 넘도록 초량동 본점을 점거하는 바람에 예금보험공사 실사가 이뤄지지 못해 예금보험금 지급이 미뤄져왔다.


한편 이날 오후 부산저축은행 초량동 본점 앞에는 부산저축은행 5천만원 미만 예금자 모임 소속 회원 100여명이 모여 비대위측의 점거농성 해제와 조속한 실사작업을 요구하며 항의 농성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