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르바<튀니지>=연합뉴스) '도망자' 신세로 전락한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어디에 있는지, 또 언제 잡힐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된 가운데 이를 놓고 각종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그가 리비아를 떠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큰 가운데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처럼 자국에서 도피행각을 벌일 가능성과 해외망명 가능성 등이 계속 거론되고 있다.


25일 AFP통신에 따르면 아랍연맹(AL) 주재 반군 과도국가위원회(NTC) 대표부의 압델 모네임 알-후니는 카다피가 선택할 은신처로 3곳을 꼽았다. 사막지대인 알-주프라 지역에 숨거나 남쪽 니제르와의 국경지대의 트라겐 오아시스 지역, 아니면 그의 고향 시르테 중 하나이지 않겠느냐는 것. 이중에서는 친위부대의 거점 역할을 하는 시르테가 가장 유력해 보인다. 실제로 카다피는 지지기반이 탄탄한 고향 시르테 또는 트리폴리에서 남쪽으로 650㎞ 떨어진 사막지역인 사바로 옮겨갔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그게 아니라면 사하라의 투아레그 부족을 포함해 다른 부족들 속으로 숨어들어 갈 수도 있지만 투아레그 부족 일부도 반군에 합류한 점으로 미뤄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


카다피가 지난 6개월간의 내전기간 동안 한 번도 자신을 비난하지 않았던 알제리로 국경을 넘어갈 수도 있다. 또 외신의 추정대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이나 베네수엘라 등 외국으로 망명할 가능성도 존재하며 망명지로는 그밖에도 에콰도르, 부르키나파소 등도 조심스럽게 거론된다.


남아공은 외무장관이 나서 "그 누구도 우리에게 카다피의 망명을 신청하지 않았다"며 "우리가 아는 한 그는 리비아에 있다"면서 자국으로의 망명 가능성을 일축했지만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카다피에게 변함없는 지지를 보내고 있음을 확인했다.


베네수엘라의 동맹인 에콰도르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리비아 공습을 비난한 적이 있고 부르키나파소는 "카다피가 원한다면 망명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며 수용 가능성이 있음을 내비쳤다.


CNN방송은 지난 24일 카다피의 음성을 방송한 라디오에서 닭이 우는소리가 났다는 점으로 미뤄 비행기를 타려고 공항 인근의 시골마을에 숨어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추론했다.


그가 해외로 망명하지 않고 도피행각을 벌인다면 과연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후세인의 몰락과정을 취재했던 CNN의 닉 로버트슨 기자는 "카다피의 시간은 제한적"이라며 "카다피는 후세인만큼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후세인은 미국의 이라크 침공 당시 결사항전을 다짐했으나 약 8개월 만에 한 농가에서 초췌한 상태로 숨어 있다 체포됐다. 로버트슨 기자는 "리비아 국민 대다수가 그가 물러나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에 버틴다고 해도 몇주 정도밖에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카다피가 과대망상에 사로잡혀 기행을 일삼아 온 점으로 미뤄 예측불가능한 측면이 크기 때문에 그의 행적을 추측하기가 더욱 어렵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