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시리아 정부군이 이슬람권의 성월(聖月)인 라마단을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현지시각) 탱크를 동원해 시위대에 발포, 전국적으로 140명 가까이 사망했다고 인권단체들이 주장했다.
이에 미국과 유럽, 유엔 등 국제사회는 시리아 정부의 무력진압을 비판하며 알-아사드 정권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경고했다.
◇"시리아 전역서 최소 136명 사망" = 다마스쿠스 소재 `아랍 인권기구'의 마흐무드 메르히 대표는 정부군이 반정부 시위의 중심도시인 하마에서 탱크를 동원해 발포, 109명이 숨졌으며 인근 다라에서도 3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또 시리아인권보호연맹'의 압델 카림 리하위 대표는 정부군이 하마의 시위대를 지지하며 나선 다른 지역의 시위대에도 총격을 가해 중부 도시 홈스에서 5명, 북서부 이들리브에서 3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인권단체들은 동부의 데이르 에조르시에서도 19명이 사망했으며 이에 따라 시리아 전역에서 최소 136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인권단체들은 이날 진압이 지난 3월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이후 벌어진 최악의 유혈진압중 하나라고 비난했다.
인권단체 '시리아 인권 관측소'의 압델 라흐만은 하마의 병원 소식통의 말을 인용, "부상자가 너무 많아서 병원들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라흐만은 또 "정부군이 다마스쿠스 인근 무아드하미야에서 도시로 통하는 남부와 동부, 서부 입구를 탱크로 봉쇄, 300여명이 억류돼 있다"며 "데이르 에조르시 서쪽 마스리브에선 시위대가 군의 진격을 막기 위해 화염병을 던져 군 수송 차량 24대에 불을 질렀다"고 말했다.
그동안 반정부 시위를 주도했던 민주화 운동단체인 '시리아 혁명 2011'은 이날 `보복 시위'를 위해 `타라위흐'라고 불리는 라마단 밤 기도가 끝난 뒤 시리아 전역에서 결집하자고 촉구했다.
◇국제사회, 시리아 정권 규탄 = 이에 국제사회는 한목소리로 시리아 정권을 규탄하며 추가 제재를 경고했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마틴 네시르키 대변인을 통해 "매우 우려스럽다. 시리아 정부가 (민간인에 대한) 폭력 행사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이날 성명에서 시리아군의 유혈진압은 "충격적"이라면서 "미국은 시리아 정권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전세계 동맹국들과 함께 아사드 정권을 고립시키는 한편 시리아 국민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코 프라티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유엔안전보장 이사회 긴급 회의 소집을 촉구하는 동시에 1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유럽연합(EU) 대사 모임을 가질 것을 제안했다.
독일도 다른 유럽연합 회원국들과 함께 시리아 정부에 대한 추가 제재를 하겠다고 경고했고 프랑스와 영국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캐서린 애쉬튼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 역시 성명에서 "이번 진압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은 책임을 지고, 법의 심판을 받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