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제10차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 유치는 125년 한국 기독교 역사상 손꼽히는 쾌거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6대륙 140여 국가의 340여 회원교회의 대표들이 참석해 공동의 선교과제를 논의하는 WCC 총회는, 역동적인 한국 사회를 소개하고 한국교회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게 유치위원회 관계자들의 평가다.

한국교회는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성장을 이뤄 사회에 기여하는 섬김과 선교관을 정립하였으며, 이웃 종교와 협력해 평화를 이루는 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WCC 총회 유치를 기회로 교회와 사회, 나아가 아시아는 물론 세계를 섬기는 한국교회가 되어야 한다는 다짐이다.

그렇다면 WCC 총회를 유치한 한국교회를 향한 사회 각계각층의 바람은 무엇일까. 16일 정오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 총회 유치 기념 감사예배에는 김형오 국회의장, 이용훈 대법원장, 이수성 전 국무총리,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 이희호 여사 등 각계 지도자 및 교계 대표들 1천여 명이 참석해 축하의 메시지를 전했으며 이명박 대통령,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 등이 영상 메시지를 보내왔다.

이 대통령 “초교파적으로 하나되는 성숙함 보여주길”
김형오 의장 “전 교회가 신학을 넘어 일치 보여줬다”


이날 한국교회를 향해 전달된 메시지를 요약하면 단 하나. 교단과 교파, 그리고 종교를 초월해 유치에 힘쓴 역사적인 행사가, 분열된 한국교회에 다시 한 번 화해와 일치의 역사를 가져다주길 바란다는 소망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먼저 “한국교회가 120년 남짓한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120개국 5억 6천만 기독교인을 대표하는 총회를 유치할 정도로 성숙하게 된 것은 큰 은혜와 축복이며, 국내에 머무르지 않고 세계 선교와 봉사를 위해 헌신해 온 노력을 세계가 인정한 것이라 본다”고 치하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이번 대회가 기독교인만의 잔치가 아니라 종교와 종파를 떠나 함께 우리 사회가 세계의 영적 성숙을 이끄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준비과정부터 한국교회가 초교파적으로 하나되는 성숙한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 달라. 인류 공통의 과제인 빈곤과 인권, 환경, 분쟁을 함께 해결하고 모색하는 이번 행사가 세계를 향해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WCC 총회 개최지 동영상 프리젠테이션에서도 힘을 실어줬던 조용기 목사도 “이번 총회는 한국교회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이고 세계 교회를 위해 더욱 헌신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라 생각된다”며 “이를 계기로 서로 나뉘어 있는 교단과 교파가 더욱 하나되어 하나님나라의 확장에 분발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신실한 신앙인으로 알려진 김형오 국회의장도 “한국교회 역사상 이처럼 큰 낭보는 없었을 것”이라며 “전 교회가 신학을 넘어 일치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천주교, 성공회, 그리스정교회, 북한의 기독교까지 힘을 보탰다니 얼마나 고맙고 반가운 일인가”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번 대회를 계기로 기독교가 면면이 보여준 정신이 바탕이 되어 교회의 일치와 단합이 곤고히 이뤄지고 사회 각계각층, 정치권에 여야를 막론해 화해 상생의 전기가 이뤄지길 바란다”는 소망을 내비쳤다.

기독교대한감리회 이규학 감독회장 직무대행은 이같은 각계 인사들의 메시지에 고무된 듯 “모든 분들이 전해주신 화두는 한국교회의 일치와 연합이었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뜻이요 소원이 아닌가 싶다”고 화답했다.

이 직무대행은 “이번 유치에 복음주의, 오순절교회 등 모든 교회가 지지해줬다. 이제 한국교회가 일치와 연합으로 민족과 사회를 향해 성숙한 책임을 다해 사회의 신뢰를 회복하고 민족과 세계선교를 책임지는 교회로 나가라는 하나님의 명령이자 뜻임을 믿는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감사예배에는 유치 준비위원회 위원장으로 진두지휘를 한 김삼환 목사와 제네바 현지에서 전방부대 역할을 감당한 집행위원장 박종화 목사를 비롯해 부위원장 이규학, 서재일, 전광표, 윤종모, 전병호, 박성배 목사 등 6개 교단 총회장, 집행위원들 및 권오성 NCCK 총무의 깊은 노고를 치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