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 주립고등학교 체육연맹(CIF)의 여자 육상 경기에서 트랜스젠더 선수인 A. B. 에르난데스가 3개 종목 우승을 차지한 가운데, 그의 어머니가 주정부와 체육 정책을 둘러싼 논란에 입장을 밝혔다.

자신을 여성으로 인식하는 고등학생 선수 에르난데스는 최근 캘리포니아 남부 지역 디비전3 결승전에서 주루파 밸리 고등학교 소속으로 출전해 높이뛰기·멀리뛰기·세단뛰기 종목에서 모두 우승했다.

이번 대회는 CIF가 시행한 시범 정책에 따라 진행됐다. 해당 정책은 트랜스젠더 선수와 경쟁하는 여성 선수들에게도 별도의 공동 순위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에르난데스보다 뒤진 여성 선수들도 공동 우승자로 인정받았다.

멀리뛰기에서는 무어파크 고등학교의 지아나 곤잘레스(Gianna Gonzalez)가 공동 1위로 발표됐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에르난데스가 곤잘레스보다 약 30cm 이상 앞선 기록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높이뛰기에서는 오크 파크 고등학교 소속 그위네스 무레이카(Gwynneth Mureika)와, 세단뛰기에서도 섀도우 힐스 고등학교의 말리아 스트레인지(Malia Strange)와 공동 우승자로 이름을 올렸다. 

에르난데스의 어머니 네나 에르난데스(Nena Hernandez)는 SNS를 통해 CIF 정책을 비판하는 동시에 아들을 옹호했다. 그는 트랜스젠더 청소년 부모 단체 '레인보우 패밀리 액션'(Rainbow Families Action) 게시물을 공유하며 "전직 운동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코치들에게 서류를 건네는 것 외에는 아무 용기도 보여주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네나 에르난데스는 CP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진정한 미국인"이라고 소개하며, "헌법은 특정 신념을 가진 사람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을 보호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자유와 평등한 법적 보호, 정교분리 원칙 위에 세워진 나라"라며 "법은 특정 종교적 이념을 타인에게 강요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공정하게 적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종교를 존중하지만 동시에 헌법적 질서도 존중한다"며 "아이들은 괴롭힘과 협박, 차별과 정치적 이용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논란은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캘리포니아주의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전국적 이슈로 확대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트루스 소셜을 통해 "캘리포니아가 트랜스젠더 남성 선수의 여자 스포츠 참여를 허용함으로써 대통령 행정명령을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남성 시절에는 평균 이하 선수였던 사람이 여성 경기에서는 사실상 무적이 되고 있다"며 "이는 여성과 소녀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또 연방정부 지원금 중단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지방 당국이 해당 선수의 주 결승전 참가를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보수 성향 시민단체 '컨선드 위민 포 아메리카'(Concerned Women for America)는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트랜스젠더 선수들이 여성 스포츠에서 1,900개 이상의 금메달을 획득했다고 주장했다.

이 보고서는 1980년대 이후 사례를 분석한 것으로, 여성 종목에 참가한 생물학적 남성 선수들의 메달 획득 사례를 집계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