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정인 교수] 하나님이 자기 피로 사신 교회
- 사도행전 20장 28절 묵상
창세기에서 아브라함, 이삭, 야곱과 이루신 왕국이 신약시대에 온전히 드러난 성경이 바로 사도행전이다.
사도행전 20장 18~35절은 사도 바울이 밀레도에서 에베소 교회 장로들에게 전한 고별설교다. 그 가운데 28절은 장로, 감독, 목사에게 직접 주어진 말씀으로, "장로에게 교회를 맡기셨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이 말씀은 목회자에게만 아니라 오늘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말씀으로 충분히 해석하고 적용할 수 있다.
바울은 먼저 "여러분은 자기를 위하여 또는 온 양 떼를 위하여 삼가라"고 권면한다. 여기서 "삼가라"로 번역된 프로세코(προσέχω)는 마음을 어떤 방향으로 향하게 하여 붙들고 있는 상태를 유지하라는 뜻이다. 그 대상은 먼저 장로 자신이고, 다음은 그들이 돌보는 양 떼, 곧 성도다. 목자와 양이 명확히 구분되는 것 같지만, 실제로 장로 역시 하나님 앞에서 양 한 마리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그는 먼저 자신을 위해 삼가고, 또 다른 여러 양을 위해 삼가야 한다. 우리도 먼저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형제자매를 위해서 집중하여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어서 바울은 "성령이 그들 가운데 여러분을 감독자로 삼고"라고 말한다. 장로가 히브리 문명권에서 나온 개념이라면, 감독은 그리스 문명권에서 나온 개념이다. 초대교회는 장로, 감독, 목사를 구분하지 않고 한 대상을 세 칭호로 불렀다. 어른으로서 젊은이를 돌보고, 감독으로서 전체를 아우르며, 목자로서 양들을 지켜내는 것이다. 사도 베드로도 장로의 자세를 세 가지 짝으로 제시했다. 억지로 하지 말고 하나님의 뜻을 따라 자원함으로 하며, 더러운 이득을 위하여 하지 말고 기꺼이 하며, 맡은 자들에게 주장하는 자세를 하지 말고 양 무리의 본이 되라는 것이다(벧전 5:2~3).
마지막으로 바울은 "하나님이 자기 피로 사신 교회를 보살피게 하셨느니라"고 선언한다. 하나님에게 피가 있는가. 성부나 성령이라면 피가 없다. 그러나 사람이 되신 하나님, 성자 하나님 우리 구주 예수 그리스도시라면 그분은 피를 가지신 하나님이시다. 그러므로 "하나님이 자기 피로 사신 교회"는 성자 하나님이 자기의 생명을 값으로 지불하고 사신 교회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예수께서 그 생명의 값을 누구에게 지불하셨는가. 사탄에게도, 사람에게도 아니다. 하나님이 하나님께 지불하셨다. 사람은 하나님께 죄인이기에 그 생명을 빚졌으나 자기 행위로는 그 빚을 갚을 수 없다. 그래서 하나님이 사람으로 오셔서 죽으심으로 하나님을 향한 빚을 갚으셨다. 여기서 우리는 한 사람의 성도의 무게를 가늠할 수 있다. 한 사람의 성도는 예수 그리스도의 가치를 가진다.
나는 그리스도인의 자존감을 "하나님이 자신을 보는 것처럼 자신을 볼 수 있는 능력"이라고 정의한 바 있다. 이 자존감은 내가 바로 "하나님이 자기 피로 사신 교회"의 일원이라는 데서 나온다. 이렇게 자신을 볼 수 있는 사람은 형제자매도 같은 관점으로 보며, 하나님을 경외하고 사람을 사랑하며 돈과 시간과 에너지와 은사를 바르게 사용한다. 그렇지 않으면 하나님을 이용하고 사람도 이용하며 돈과 시간과 에너지와 은사를 숭배하는 우상 숭배의 삶에 빠지고 만다.
"너희는 그 은혜에 의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았나니 이것은 너희에게서 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선물이라"(엡 2:8). 은혜 아니면 하나님 앞에 설 수 없다. 오직 어린 양의 보혈로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각자에게 주시는 기도의 제목으로 올 하반기를 주님께 드릴 것을 작정하고 우리를 사신 그 사랑 앞에 다시 서기를 소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