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관우 변호사
(Photo : 천관우 변호사)

지난 5월 21일 미 이민국(USCIS)이 발표한 미국 내 영주권 신분 조정(AOS) 제한 지침은 이민자 사회를 거센 충격 속에 몰아넣었습니다. 이민국은 미국 내 I-485 신청을 당연한 권리가 아닌 '예외적 시혜'로 규정하며 본국 수속을 유도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는 서류 미비자뿐만 아니라 합법 체류자들의 삶까지 흔드는 행정 편의주의적 조치라는 비판이 거셉니다.

강력한 동결 효과를 가져온 이번 조치에 대해 앞으로 전개될 법적 공방과 실무적 파장, 그리고 이민자들이 취해야 할 현실적인 대응 전략을 심층 분석합니다.

1. 연방 법원으로 가는 이민 행정 명령… '긴급 가처분(TRO)' 주목

이번 지침이 발표된 직후, 외국인 고급 인력을 많이 고용하는 미국 내 기업들과 비이민 비자 소지자, 그리고 이민 옹호 단체들을 중심으로 대규모 연방 행정 소송 및 긴급 가처분 신청(TRO/Injunction)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이번 소송의 핵심 쟁점은 세 가지로 압축됩니다.

행정절차법(APA) 위반: 연방 규정을 실질적으로 변경할 때는 사전에 이를 예고하고 대중의 의견을 수렴하는 '공지 및 의견 수렴(Notice and Comment)'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이번 조치가 이러한 필수 절차를 유회했다는 지적입니다.

재량권 남용 및 입법 권한 침해: 이민법 제245조(a)항이 규정한 신분 조정 자격 요건을 행정부가 임의로 좁혀 '시혜적 조치'로 재해석한 것은 명백한 재량권 남용이며, 입법부의 입법 취지를 훼손한 행위라는 주장입니다.

전국적 가처분 명령(Nationwide Injunction) 가능성: 과거 트럼프 1기 및 바이든 정부 시절의 주요 이민 분쟁 선례를 볼 때, 연방법원이 본안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지침의 효력을 잠정 중단시키는 가처분 명령을 내릴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가처분이 승인되면 본안 소송 결과가 나오기까지 약 1년 동안은 지침 적용이 중단되므로, 이민자들이 미국 내에서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는 최소한의 '숨통'을 확보하게 됩니다.

2. 현장에서 예상되는 실무적 파장과 부작용

법원의 가처분 결정이 내려지기 전까지, 그리고 본안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이민 현장에서는 상당한 혼란이 불가피합니다.

① 심사관의 '거절 재량권' 오남용 우려

소송을 통해 지침 효력이 정지되기 전까지 일선 심사관들은 대면 인터뷰나 서류 심사 시 '재량권'을 무기로 I-485를 극도로 까다롭게 심사할 것입니다. 특히 과거에 합법 신분을 단 하루라도 상실했던 기록이 있거나, 스폰서 기업의 재정 능력이 다소 부족한 케이스들이 집중 타깃이 될 위험이 있습니다.

② 미 영사관의 역사적인 '핵폭탄급 적체'

미국 내 영주권 신청을 차단하고 본국으로 돌아가 이민 비자를 받아오게 하면, 한국 등 해외 미 대사관으로 신청서가 폭주하게 됩니다. 현 행정부 출범 이후 강화된 '전수 대면 인터뷰' 기조와 맞물릴 경우, 영사관의 인터뷰 대기 기간은 수개월에서 수년까지 늘어나 사실상 이민 행정이 마비되는 사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③ 유효한 '체류 신분 유지'의 절대화

과거에는 245(k) 조항 등을 통해 일정 기간 신분 위반이 있어도 영주권 취득이 가능했던 사례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미국 내 승인이 극도로 어려워지기 때문에, 영주권 신청서(I-485)가 펜딩(Pending) 중이라 하더라도 H-1B, E-2, F-1 등의 비이민 신분을 끝까지 유효하게 유지하려는 경향이 절대적으로 강해질 것입니다.

3. 위기의 이민자 사회,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급변하는 이민 장벽 앞에서 불안해하는 대기자들과 신청자들은 감정적인 동요를 가라앉히고 냉정하고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1.기존 펜딩(Pending) 케이스 유지 및 자진 출국 금지:섣부른 철회는 금물.

현재 이미 I-485를 접수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분들은 지나친 불안감으로 케이스를 스스로 철회하거나 대책 없이 미국을 떠나서는 안 됩니다. 소송을 통한 지침 효력 정지 여부를 예리하게 주시하며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2.추가 서류 요청(RFE) 및 인터뷰 대비 서류 보완:변호사와 긍정적 요소 증명 준비.

이민국으로부터 RFE나 인터뷰 통보를 받을 경우에 대비해야 합니다. 미국 내 거주의 당위성, 세금 납부 기록, 지역사회 기여도 등 본인의 '긍정적 요소(Positive Equities)'를 증명할 수 있는 객관적 서류를 담당 변호사와 함께 미리 꼼꼼하게 구축해 두어야 합니다.

3.비이민 체류 신분의 철저한 유지:가장 확실한 안전장치.

영주권 진행 중이라도 기존의 합법적 비이민 비자(H-1B, E-2, F-1 등)의 유효기간과 조건을 단 하루도 놓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합니다. 행정부의 재량권 남용을 방어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법적 방패막이이기 때문입니다.

결론: 철저한 법적 조력과 커뮤니티의 공론화가 필요한 때

미 이민국의 이번 조치는 서류상의 자격 요건을 넘어, 최초 입국 의도의 순수성과 체류 기록의 합법성을 완벽히 증명하라는 압박입니다. 이민법의 기류가 이토록 얼어붙은 때일수록 섣부른 신청은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신청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보수적이고 신중하게 접근하며 전문가의 정밀한 법적 조력을 구해야 합니다. 아울러 한인 사회를 비롯한 이민자 커뮤니티 차원에서도 소송 진행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이민자 가정을 위협하는 독소 조항의 부당함을 널리 공론화하는 연대 의식이 시급히 요구되는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