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월 21일 미 이민국(USCIS)이 발표한 새로운 심사 지침은 미국 내 영주권 신분 조정(AOS)을 '당연한 권리'가 아닌 '예외적 시혜'로 규정하며 이민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이민국은 불법 체류로의 전락을 막고 본국에서의 정상적인 영사 수속을 유도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현실을 도외시한 이번 조치는 합법과 비합법을 막론하고 수많은 이민자 가정과 커뮤니티에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됩니다. 이번 제한 조치가 지닌 치명적인 문제점들을 네 가지로 짚어보겠습니다.
1. 시민권자 직계가족 구제 길 차단… '10년 입국 금지' 덫에 걸려
가장 심각한 타격은 초기에 합법 입국했으나 사후에 신분을 상실하여, 현재 서류 미비 상태에서 시민권자 배우자나 자녀의 초청으로 영주권을 신청하려는 이들에게 돌아갑니다. 기존 이민법상 시민권자의 배우자나 부모, 미혼 자녀는 최초 입국 당시 합법적이었다면 현재 신분이 없더라도 미국 내에서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본국으로 돌아가 영주권을 신청해야 한다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들 대부분은 미국 내에서 1년 이상 체류 시한을 넘긴 상태인데, 영주권 수속을 위해 일단 출국하는 순간 이민법상의 '10년 입국 금지' 조항에 자동으로 걸리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승인 받기가 극도로 까다롭고 오랜 시간이 걸리는 'I-601A 불법체류 재입국 금지 면제(Waiver)' 절차를 강제로 거쳐야만 고국에서 영주비자를 받아 올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미국 내에서 원스톱으로 해결되던 구제책이 사실상 차단된 셈입니다.
2. 합법 체류자의 삶도 뿌리째 흔들려… 생업 및 학업 단절 위험
현재 취업비자(H-1B), 투자비자(E-2), 유학생비자(F-1) 등을 유지하며 합법적으로 장기 거주 중인 분들의 고통도 커집니다. 영주권 수속의 마지막 단계인 인터뷰를 위해 무조건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한국 대사관에서 인터뷰를 하다가 사소한 이유로 영주권이 거절되거나 심사가 길어질 경우, 미국 내 기반을 둔 고용 관계가 단절되고 운영하던 사업체나 학업이 한순간에 중단되는 치명적인 위험(Disruption)에 직면하게 됩니다.
3. 기존 접수·계류 중인 케이스의 불확실성과 불안감 증폭
현재 이민국에 영주권 신청서(I-485)를 접수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대기자들의 불안감도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이민국은 이번 규정을 정확히 언제부터, 어떤 케이스에 소급 적용할지에 대한 명확한 세부 시행 세칙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다만, 과거에도 I-485 승인 자체는 본래 심사관의 '재량 사항'이었습니다. 새로운 메모로 심사관들이 한층 더 까다로운 잣대를 들이댈 가능성은 커졌지만, 이미 접수된 케이스를 가진 분들은 지나치게 초조해하기보다는 차분하게 이민국의 후속 발표와 추이를 지켜보는 것이 현명합니다.
4. 미 대사관 업무 가중… 이민 절차의 심각한 '핵폭탄급 지연' 예상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과거 면제되었던 수많은 영주권 케이스들이 다시 대면 인터뷰로 전환되면서 이민국 내 적체 현상은 이미 한계치에 달해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 내 신분 조정을 전면 제한하고 전 세계 미 영사관(대사관)으로 영주비자 인터뷰를 몰아버린다면 어떻게 될까요? 한국을 비롯한 각국 미 대사관의 인터뷰 대기 시간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며, 이는 사실상 이민 행정 시스템의 마비나 전면 중단에 가까운 심각한 지연을 초래할 수밖에 없습니다.
행정 편의주의적 조치, 이민 사회의 연대로 대응해야
이번 미 이민국의 조치는 현장의 현실과 이민자 가정의 삶을 전혀 배려하지 않은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합법적으로 세금을 내며 아메리칸드림을 일궈온 이들의 삶을 흔들고, 시민권자 가족의 생이별을 조장하는 심각한 부작용이 예견됩니다.
이민법의 기류가 급격히 얼어붙은 만큼, 신청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보수적이고 철저한 법적 조력을 구해야 하며, 한인 사회를 비롯한 이민자 커뮤니티 차원에서도 이러한 독소 조항의 문제점을 공론화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연대가 시급한 시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