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한인장로회(KPCA) 제50회 희년총회를 기념하는 희년기념감사예배가 13일 오후 7시30분 퀸즈한인교회에서 열렸다. 예배는 지난 50년 동안 디아스포라 한인교회를 세워 오신 하나님의 은혜를 감사하는 동시에, KPCA가 앞으로의 50년을 향해 다시 복음의 본질과 교단의 정체성을 점검하는 자리로 드려졌다.

이번 희년기념감사예배는 김종훈 총회장의 사회로, 뉴욕노회 연합찬양대의 찬양, 김경진 목사(서울 소망교회) 설교, 이예실 사모 독창, 언더우드 선교사 4대손 존 포스터 언더우드 목사 축사, 뉴욕예일교회 초등부의 ‘하바 나길라’ 바디워십, 호성기 목사(필라안디옥교회 원로) 아픈 이들을 위한 기도, 제42대 총회장 김대순 목사 축도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희년총회장 김종훈 목사는 이번 예배의 의미에 대해 “희년은 구약성경에서 회복과 치유, 안식의 의미를 담고 있다”며 “예수님께서 이사야 61장의 말씀을 읽으시며 사역을 시작하셨듯, 오늘 복음 시대를 사는 교회도 예수님의 희년 선포를 이어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번 희년기념감사예배 역시 단순한 축하 행사가 아니라 총회의 역사와 신앙, 다음 세대와 선교적 사명을 함께 담아낸 예배로 진행됐다.

이날 말씀을 전한 김경진 목사는 먼저 설교에서 “50이라는 숫자를 단순한 시간의 흐름으로 보면 길게도, 짧게도 느껴질 수 있다”며 “그러나 50년을 희년이라는 말로 바꾸면 의미는 완전히 달라진다”고 말했다. 이어 “희년은 노예를 해방하고, 원래 자리로 돌아가고, 토지를 반환하고, 빚을 탕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이는 단순한 횟수나 기간을 넘어 원점으로 돌아가고 본질로 돌아가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 희년기념예배를 드리며 해외한인장로회가 돌아가야 할 원점은 어디인지, 우리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우리의 원래 출발점은 어디였는지를 되짚어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김 목사는 벳새다 맹인을 예수님께서 두 번에 걸쳐 고치신 이적과 관련, 그는 마가복음 8장이 예수님의 갈릴리 사역과 예루살렘으로 향하는 수난의 길 사이에 놓인 전환점이라고 설명하며, 이 본문이 단순한 치유 기적이 아니라 제자들이 예수님을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했다.

그는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귀신을 내쫓고 병자를 고치며 바다를 잔잔하게 하시는 모습을 보아 왔다”며 “그 결과 베드로는 ‘주는 그리스도’라고 고백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목사는 “예수님은 그 고백 이후 곧바로 자신이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하며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날 것을 가르치셨다”며 “이는 제자들이 아직 예수님을 온전히 보지 못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제자들이 본 예수님은 능력의 주님, 기적을 일으키시는 분, 귀신들도 떠는 분, 모든 병을 고치시는 분이었다”며 “그러나 예수님을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한 가지를 더 보아야 했다. 그것은 수난당하시는 예수 그리스도”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죄를 짊어지고 십자가로 나아가시는 주님을 보지 못한다면, 우리는 반쪽의 예수님을 보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의 교회도 예수님의 능력과 축복만을 강조해 온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목사는 “우리는 신앙생활을 하면서 예수님의 능력에 방점을 찍고 살아왔다”며 “예수 믿으면 잘 살 수 있고, 행복해질 수 있고, 이민사회 속에서 복을 받고 번성할 수 있다고 가르쳐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것만 가지고 말씀을 나누고 믿음을 가져왔다면 우리는 아직 한 가지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진정한 생명은 십자가를 지신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 부활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고 전했다.

김 목사는 예수님께서 맹인을 마을 밖으로 데리고 나가 고치신 뒤 다시 마을로 들어가지 말라고 하신 부분도 불신앙의 현실에 대입했다. 그는 “아무리 기적이 일어나도 그 기적만으로 사람이 예수님께 나아오는 것은 아니다”라며 “기적을 보고도 주님을 주님으로 고백하지 않는 것이 불신앙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사는 세상도 벳새다와 같은 세상”이라며 “기도를 통해 놀라운 역사와 치유가 일어나기도 하지만, 그것만으로 예수님을 온전히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교회는 다시 복음이 무엇인지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우리가 회복해야 할 진정한 복음은 하나님과 끊어진 관계가 회복되고, 영원한 생명을 다시 누리게 되는 복음”이라며 “희년을 맞은 해외한인장로회 모든 교회가 다시 한 번 각성하며 복음이 무엇인지 짚어봐야 한다”고 했다.

또 그는 벳새다 맹인이 “밝히 보게 됐다”는 것은 단순히 시력이 회복됐다는 뜻을 넘어 본질을 꿰뚫어 보게 됐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에 김 목사는 “진정한 복음이 무엇인지 다시 보아야 한다. 예수가 과연 누구인지 다시 보아야 한다”며 “우리의 제자도는 영광 가운데만 가는 길이 아니라 고난의 길을 따라가는 제자도”라고 말했다.

설교 말미에서 김 목사는 골로새서 1장 24절의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언급하며, 교회가 감당해야 할 사명을 설명했다. 그는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은 우리의 구원이 부족해서 채워야 하는 고난이 아니다”라며 “주님께서 완전한 구원을 허락하시고 이 땅에 남겨두신 교회, 그 교회를 세워 가는 데 필요한 고난”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목사는 “오늘 50주년을 맞아 우리는 희년을 선포한다”며 “본질로 돌아가고,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고 권면했다. 그는 “우리가 전하는 복음이 무엇인지, 그 복음을 온전히 전하고 있는지,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를 위한 고난에 참여하고 있는지를 다시 물어야 한다”며 “주님께서 주시는 고난을 달게 여기며 기쁨으로 봉사하고 교회를 세워 가는 해외한인장로회 총회와 노회, 모든 교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날 예배의 모든 순서들도 희년의 의미를 더했다. 뉴욕노회 연합찬양대는 오케스트라와 함께 찬양하며 50년에 대한 감사와 찬송을 올려드렸고, 이예실 사모의 소프라노 독창은 현장에 은혜를 더했다.

언더우드 선교사의 4대손인 존 포스터 언더우드 목사의 축사는 한국교회가 받은 복음의 빚과 디아스포라 한인교회의 사명을 함께 떠올리게 했다. 김종훈 총회장은 축사에 앞서 “언더우드 선교사가 한국에 복음을 전했고, 그 복음을 받은 우리가 다시 미국으로 와 50주년을 맞았다”며 “그 역사적 의미 때문에 존 포스터 목사를 초청했다”고 설명했다.

뉴욕예일교회 초등부가 드린 ‘하바 나길라’ 바디워십은 희년의 기쁨에 다음 세대가 동참하는 의미있는 순서였다. 김 총회장은 ‘하바 나길라’가 ‘기뻐하자’는 뜻을 담고 있으며, “이 날은 여호와께서 정하신 것이라 이 날에 우리가 즐거워하고 기뻐하리로다”는 시편 118편 24절의 고백과도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희년의 기쁨이 한 세대에 머물지 않고 다음 세대까지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성기 목사의 아픈 이들을 위한 기도는 희년의 회복과 치유의 의미를 되새겼다. 이날 모든 순서는 제42대 총회장 김대순 목사의 축도로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