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자스시티 국제기도의집(International House of Prayer Kansas City, 이하 IHOPKC) 전 직원 및 성학대 피해자들이 설립자 마이크 비클(Mike Bickle)의 복귀를 지지하는 7일 금식 운동에 맞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들은 "영적 상징보다 실질적 책임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전 IHOPKC 직원 수잔 투마는 동료 피해자 옹호 활동가 브리타니 하트와 함께 '2026 글로벌 반대 잔치(NOPE Feast): 마이크 비클의 불복종을 위한 투쟁' 행사를 기획했다. 투마는 CP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행사가 금식 운동을 풍자적으로 패러디한 것으로, "연대와 항의의 행위"라고 설명했다.

그는 "진짜 잔치를 열려던 것은 아니었다. 농담처럼 시작해 레시피를 나누려 했지만, 이런 상황 자체가 매우 무겁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또한 약 90명이 참여 의사를 밝힌 페이스북 그룹을 통해 단식 기간 동안 미주리주 상원 공동결의안 93호(SJR 93) 지지를 촉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결의안은 아동 성학대 관련 민사소송의 제소 기회를 확대할 수 있도록 하는 헌법 개정안이다. 법제화될 경우 사실상 공소시효가 폐지되거나 대폭 연장돼, 피해자들이 사건 발생 시기와 관계없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논란은 비클을 위한 '전 세계 7일 금식 운동' 홍보 문서가 공개되면서 커졌다. KMBC-TV 크리스타 타츠슐 아일러(Krista Tatschl Eyler) 기자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그랜드뷰 펠로우십'이라는 가정교회와 '마이크 비클의 캔자스시티 친구들' 명의 이메일이 비클의 "운명"을 위한 금식 참여를 독려했다. 그랜드뷰 펠로우십은 과거 IHOPKC 교인들이 결성한 단체로 알려졌다.

이 이메일은 "지난 수년간 기도 운동, 특히 마이크 비클을 향한 극심한 공격이 있었다"며 "이제는 그의 삶에 대한 하늘의 뜻이 성취되도록 금식하고 기도할 때"라고 주장했다. 또한 에베소서 6장 12절과 고린도후서 10장 4절을 인용해 "비클의 미래를 가로막는 '어둠의 요새'를 무너뜨리기 위한 영적 전쟁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피해자 단체 '라이즈 앤 리클레임 옹호 그룹' 사무국장이자 이번 반대 행사 주최자 중 한 명인 그라시아 맥스(Gracia Macks)는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금식은 역사적으로 겸손과 회개의 표현이지 공적 명예 회복을 서두르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며 "종교적 관습이 책임 규명보다 영향력 회복에 이용될 때, 피해자들은 기관의 명성이 여전히 인간의 안전보다 우선한다는 메시지를 받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들은 소중하며, 그들의 이야기와 지금도 이어지는 고통 역시 소중하다"며 "피해자 돌봄은 권력 회복 논의보다 훨씬 먼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맥스는 "비클 본인은 공개적으로 침묵하고 있지만, 그의 가족과 측근, 핵심 지지자들의 행동이 피해자들의 상처를 더 깊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상징적 회개가 아니라, 지위보다 안전을 우선하는 실질적 책임"이라며 "비클이 자신의 입지나 명성을 지키려는 태도에서 벗어나 진정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피해자들과의 화해는 피해를 축소하지 않는 진실을 말하는 데서 시작된다"며 "비클이 진심으로 회개한다면, 자신이 끼친 해악을 인정하고 그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 여기에는 목회 사역의 영구 박탈도 포함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지자들에게도 이제는 물러서라고 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2024년 9월 발표된 68쪽 분량의 독립 조사 보고서 '마이크 비클과 캔자스시티 국제기도원 조사'는 비클이 자신의 영향력과 영적 권위를 이용해 젊고 취약한 여성들을 조종했다고 결론 내렸다. 이 보고서는 독립 성폭력 조사기관 파이어플라이가 틱쿤 인터내셔널(Tikkun International)의 의뢰를 받아 작성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피해자 중 한 명인 데보라 퍼킨스(Devora Perkins)는 비클이 성관계 후 자신에게 성경을 읽게 했다고 진술했다. 조사관들은 이를 학대 피해자에게 죄책감과 공모 의식을 심어주는 조작 행위의 일환으로 해석했다.

또 다른 피해자인 태미 우즈(Tammy Woods)는 1980년대 자신이 14세였을 때 비클에게 그루밍과 성적 학대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퍼킨스와 우즈, 또 다른 피해자의 진술을 인용해 "기혼자였던 비클이 반복적으로 부적절한 성적 노출 행위를 했다"고 밝혔다.

맥스는 "'글로벌 금식 반대'(Global Nope Feast)는 많은 피해자들이 공유하는 매우 현실적인 우려를 블랙 유머라는 방식으로 표현한 것"이라며 "비클의 복귀를 지지하는 움직임이 주는 불안과 슬픔은 정당하며, 공동체가 함께 견디는 방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신앙을 조롱하려는 것이 아니라, 영적 행위만으로는 진정한 회복을 대신할 수 없다는 사실을 상기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