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리처드 랜드 박사의 기고글인 '초인(超人)을 만들어 내는 인간 개조 기술은 좋은 생각일까?'(Is engineering a 'super' human being a good idea?)를 14일 게재했다.
랜드 박사는 2013년 7월부터 2021년 7월까지 남부 복음주의 신학교(Southern Evangelical Seminary)의 총장으로 재직했으며 2011년부터 CP의 편집장 겸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하고 있다. 다음은 기고글 전문.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실리콘밸리의 억만장자들이 지능과 각 문화가 선호하는 특성을 강화한 '유전적으로 설계된 인간'을 만들기 위한 새로운 유전공학의 영역을 넓히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한다.
현재 미국에서는 정자, 난자, 배아의 유전자 편집이 금지돼 있다. 그런 가운데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Preventive'는 유전적 이상을 가진 한 부부와 협력해 유전적으로 조작된 배아를 만드는 시도를 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현재 출생 후 결함을 치료하기 위한 기술(출생 후 DNA 삽입·편집 등)을 사용하고 있지만, 출생 전 편집은 금지되어 있다.
사실 과학자들과 의료 윤리학자들은 윤리적·과학적 질문들이 해결될 때까지 전 세계적 유예 조치(moratorium)가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Preventive의 시도는 실리콘밸리와 그 너머에서 진행 중인 더 많은 노력들의 전조다. 이들은 유전공학과 생식기술의 모든 경계를 밀어붙이고 있다. 그들이 내세우는 목적은 유전 질환을 치료하고, 유전병 없이 질병에 강한 아기를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된다.
하지만 이러한 실험 전체를 뒤덮고 있는 그림자는 바로 우생학의 부활이다. 우생학은 인간 집단 내에서 바람직하다고 여겨지는 유전 특성의 발생을 증가시키기 위해 번식을 조정하려는 시도를 말한다.
정자·난자·배아에서 유전자를 식별하고 조작·설계하려는 모든 과학적 시도는 막대한 윤리적·도덕적 문제를 안고 있다. 상업적 매력도 분명하다. 많은 부모들은 지적·신체적으로 우수한 아이를 얻기 위해 거액을 투자할 용의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가장 먼저 던져야 할 질문은 이것이다. 도대체 누가 어떤 유전 특성이 '우선될 만한 것'인지 결정하는가? 확인된 유전적 결함을 치료해 아이를 '정상'으로 만드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그러나 IQ, 음악적 재능, 운동능력을 인위적으로 향상시키려는 시도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문제다.
인간이 '신의 자리를 넘보는 순간'(이는 많은 인간에게 치명적 유혹이다) 우리는 결국 실패하게 된다. 우리는 완전하신 하나님이 아니라, 결함이 있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도대체 어떤 특성을 강화해야 하고 어떤 특성을 인간의 유전체에서 제거해야 한단 말인가?
이러한 유전적 향상 시도는 1997년 SF 영화 <가타카(Gattaca)>를 떠올리게 한다. 이 영화는 유전적으로 설계된 인간과 자연적으로 태어난 인간이 두 계급으로 나뉜 미래 사회를 묘사한다. 자연 출생자는 2등 시민으로, 우주비행사 같은 명망 높은 직업에 접근할 수 없다.
영화의 주인공은 자연 출생자이며 심장 결함을 가지고 태어난 '결함 있는 인간'이었다. 그는 우주비행사가 되기를 원했지만 가능성은 전혀 없었다. 그러다 그는 사고로 노쇠한 '유전적으로 완벽한' 젊은이의 신분을 빌려 쓰게 되고, 결국 탁월한 우주비행사가 된다.
영화는 말한다: 인간의 잠재력은 유전적 '겉모습'으로 판단할 수 없다. 영화의 핵심 메시지를 보여주는 장면은 두 가지다.
첫째, 주인공은 유전적으로 '우월한' 동생과 수영 시합을 벌여 이긴다. 유전적으로 우세한 동생은 외친다. "도대체 어떻게 이러는 거야? 어떻게 이 모든 걸 해내고 있는 거야?" 답은 간단하다. 유전자에는 담을 수 없는 인간의 열망과 헌신이 있다.
둘째, 마지막 장면에서 우주선 탑승 직전 갑작스러운 유전자 테스트가 실시된다. 주인공은 걸릴 것으로 예상하지만, 실은 동정심을 가진 검사관이 넘어가 주며 말한다.
"기억해. 난 누구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았고, 오히려 대부분보다 나았어." 이 장면들은 과학은 인간 정신을 측정할 수 없다. 열정과 목적은 유전자 표로 환산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결론
인간을 '설계'하려는 시도는 윤리적으로나 도덕적으로나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영역을 벗어난다. 철저한 감독 없이 이런 연구가 진행된다면, 가까운 미래에 가슴 아픈 비극이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크다.
과학은 인간의 정신을 수식으로 환산할 수 없다. 인간은 유전자의 총합이 아니다. 영적·도덕적·정서적 존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