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비 배럿(Colby Barrett). ©Christian Post
콜비 배럿(Colby Barrett). ©Christian Post

미국 크리스천포스트는 콜비 배럿과 스티븐 무어의 기고글인 '왜 그리스도인들은 우크라이나 유대인 공동체와 함께 서야 하는가'(Why Christians must stand with Ukraine's Jewish community)를 16일 게재했다. 

콜비 배럿(Colby Barrett) JD, PE는 기업가이자 영화 제작자이며, 전 미 해병대 대위로서 태평양 지역과 중동에서 보병 및 정찰·저격수 소대를 지휘했다. 스티븐 무어(Steven Moore)는 전 미국 하원의원 비서실장이자 '우크라이나 자유 프로젝트(Ukraine Freedom Project)'의 창립자이다. 다음은 기고글 전문. 

지난해, 러시아가 점령지에서 기독교인들을 박해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우리는 다큐멘터리 'A Faith Under Siege'를 제작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을 따라가며 이들의 이야기를 기록했다. 억류와 고문을 당한 목회자들을 만나고, 문을 닫은 교회들을 목격했으며, 러시아의 끊임없는 공격을 피해 지하실에서 예배드려야만 하는 성도들과 함께 기도했다. 그러나 우리가 알게 된 것은 박해받는 이들이 기독교인만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러시아의 전쟁은 우크라이나의 유대인 공동체에도 큰 고통을 안겨주었다. 

전쟁 전, 우크라이나의 유대인 공동체는 유럽에서 가장 활기찬 공동체 중 하나였다. 약 20만 명의 유대인 혈통을 지닌 이들이 우크라이나를 고향으로 삼고 있었다. 차르 시대의 포그롬과 홀로코스트, 그리고 종교를 사실상 금지했던 소련의 억압 등 수세기에 걸친 박해와 잔혹한 역사를 겪은 후, 소련 붕괴와 함께 유대인들의 삶은 다시금 꽃피우기 시작했다. 이는 유대인 지도자들의 헌신과 세계 유대인 사회의 지원 덕분이었다. 회당이 재개방되고, 유대인 학교가 생겨나며, 문화적 삶이 부활했다. 

이 부흥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다. 철의 장막이 무너진 뒤, 신뢰와 안전, 소속감을 회복하는 데에 3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했다. 그 가장 분명한 증거는, 우크라이나 국민이 자발적으로, 민주적으로 자국의 지도자로 유대인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를 선출한 것이다. 

그러나 2022년 2월 러시아의 전면 침공 이후, 그 모든 성과는 폭력적으로 무너졌다. 유대인의 삶 역시 우크라이나 사회 전체와 함께 포위당하고 있는 것이다. 

유대인 우크라이나인들은 기독교 공동체와 같은 운명을 맞고 있다. 가족들은 피난길에 오르고, 예배당은 파괴되며, 신앙 공동체는 흩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러시아의 드론 공격으로 오데사의 역사적 회당이 크게 파손되었다. 그 한 달 전에는 드니프로에서 랍비의 집이 공격받았고, 또 다른 랍비와 가족은 차량에 타고 있던 중 드론 표적이 되었다. 키이우에서는 바빈 야르 홀로코스트 기념관 부지가 러시아의 폭격을 받아 5명이 사망하고 세계적으로 중요한 홀로코스트 유적지가 훼손되었다. 마리우폴에서는 역사적 회당이 파괴되었고, 같은 포위전 속에서 한 91세 홀로코스트 생존자가 얼어붙은 지하실에서 물도 없이 숨어 지내다 숨졌다. 리비우에서는 미사일이 베이스 아하론 브이이스라엘 회당 인근에서 폭발해 창문이 산산이 부서지고 랍비의 집이 피해를 입었다. 하르키우에서는 100명이 넘는 유대인들이 우크라이나 최대 회당 안에 몸을 피하고 있었는데, 인근 폭발로 회당 내부에 유리 파편이 날아들었다. 이는 몇 가지 사례에 불과하다. 

점령지에 있는 유대인 지도자들은 늘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예배는 다시 지하로 숨어들어야만 하는데, 이는 소련 시절을 연상케 한다. 전쟁이 시작된 이후, 최소 3만 명의 유대인들이 우크라이나를 떠났다. 1만5천 명은 이스라엘로, 나머지는 다른 나라들로 이주했다. 수천 명은 우크라이나 내 다른 지역으로 강제 이주해야 했다. 

마리우폴 유대인 공동체 지도자 중 한 명은 자신이 러시아군의 표적이 되었다고 증언했다. 무장한 러시아 병사 3명이 공동체 센터에 들어와, 주민들에게 러시아 여권을 나눠주라고 강요했다. 이는 곧 유대인들의 우크라이나 정체성을 지우려는 시도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사촌이 체포되어 고문을 당한 후 살해되었다. 이 이야기는 짧은 다큐멘터리에도 담겨 있다. 

"우크라이나는 열린 나라였습니다." 우크라이나 최고 랍비 모셰 루벤 아즈만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이제 점령지에서는 유대인 공동체가 안전하지 않습니다. 종교가 안전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인도주의 위기가 아니다. 영적, 문화적 말살이다. 20세기의 가장 끔찍한 사건들을 겪고도 수십 년 동안 공동체를 재건해온 사람들이, 이제 2025년 러시아의 침략으로 다시금 내몰리고 있다. 

이 전쟁은 물리적 차원을 넘어 사상적 차원으로도 이어진다. 전장에서 밀리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은 반유대주의라는 더욱 교묘하고 사악한 무기로 눈을 돌렸다. 러시아 지도자들은 유대인 대통령 젤렌스키를 나치라고 모욕했고, "유대인들이 러시아 정교회를 파괴하려 한다"고 주장했으며, 음모론을 부활시켜 전쟁을 정당화하고 있다. 이는 우리가 역사 속에서 이미 본 적 있는 선전 방식이다. 푸틴은 신앙을 가진 자들을 두려워한다. 그들은 결코 그에게 무릎 꿇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유대인 공동체를 공격하는 무기들이 바로 이스라엘에서도 유대인들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공격에 사용하는 이란제 샤헤드 드론은, 헤즈볼라와 이란이 이스라엘 민간인을 공격할 때도 사용된다. 모스크바와 테헤란의 불경한 동맹은 유대인을 두 전선에서 동시에 공격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은 침묵할 수 없다. 성경은 박해받는 자와 함께 서고, 무고한 자를 보호하며, 폭정 앞에서 진리를 말하라고 가르친다. 이 책임은 교회 문턱에서 끝나지 않는다. 유대인들이 공격받고 있을 때 우크라이나든, 이스라엘이든, 어디서든 우리는 외면해서는 안 된다. 

우크라이나의 유대인 공동체는 끈질기고 용감하다. 폭격과 허위정보, 강제 이주 속에서도 그들은 여전히 모이고, 기도하며, 기억한다. 그러나 그들은 홀로 이 싸움을 감당할 수 없다. 

이것은 단순히 유대인의 문제가 아니다. 단순히 우크라이나의 문제도 아니다. 이것은 도덕적 문제다. 그리고 신앙과 자유, 진리를 믿는 우리 모두의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