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내는 산에 오르는 것을 좋아했고, 산에만 가면 산양처럼 풀쩍풀쩍 뛰어다닐 정도로 즐거워하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나는 25년 전 한국에서 미국 텍사스 남부로 이주해 살면서, 산이 없는 이 지역에서 살다 보니 산을 오를 기회가 거의 없다. 산을 가려면 차로 최소 다섯 시간을 달려야 하기에, 1년에 몇 번 정도 자녀들 집을 방문할 때나 그 근처 산을 오르는 것이 전부이다.
아내가 산을 좋아하다 보니 나도 산에 오르는 것을 좋아하지만, 주위에 산이 없으니 자주 갈 수 없다. 그래서 가끔 이곳에 인공산이라도 하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해 보기도 했다.
게다가 이곳 여름은 섭씨 38도(화씨 100도)에 이르는 무더위라 낮에 야외 운동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부부가 함께 꾸준히 할 수 있는 다른 운동 방법을 찾게 되었다. 그중 하나가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이었다. 우리는 일 년 내내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는 짐(Gym) 회원이 되어, 매주 네 번씩 저녁 식사 후 음악을 들으며 걷거나 근력 운동을 한다. 매번 운동을 마치고 나면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또 하나의 방법은 저녁 식사 후 해가 진 뒤, 마을과 이웃 마을을 함께 걷는 것이다. 매주 한 번씩 이웃들이 가꿔 놓은 정원의 풍경을 감상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걷는 시간 자체가 우리 부부에게 특별한 즐거움이 된다. 나는 새벽형 인간이라 아침 일찍 일어나 찬양을 들으며 마을을 걷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일주일에 여러 번 그렇게 걷다 보면 하루를 은혜롭게 시작할 수 있어 감사하다. 특히 토요일 새벽에는 교회에서 새벽기도를 드린 후 곧바로 운동하러 가는 것이 내 일상의 순서가 되었다.
그리고 매주 한 번은 부부가 함께 피클볼(Pickleball)을 하며 땀을 흘린다. 피클볼은 테니스보다 덜 뛰면서도 충분한 운동 효과가 있어 시니어에게 적합하다. 탁구와 달리 야외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즐길 수 있어 더욱 좋다. 또한 베드민턴처럼 라켓으로 마음껏 공을 치며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어 참으로 시원하다. 피클볼은 테니스·탁구·베드민턴의 장점을 고루 모아 만든 새로운 스포츠라 인기가 많다. 우리 부부도 매주 필수적으로 즐기는 운동으로 자리 잡았다.
무엇보다 부부가 함께 운동하면 여러모로 유익하다. 함께하니 즐겁고, 혼자라면 게을러서 빠질 수도 있는 운동을 반드시 하게 된다. 꾸준한 운동은 최고의 보약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땀 흘리며 운동하고 샤워하면 몸이 상쾌하고, 밤에는 숙면이 따라오니 운동은 마치 보약을 하루에 두 번 먹는 것과 같다.
돈을 들여 보약을 지어 먹기도 하지만, 운동은 큰 비용도 들지 않으면서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한다. 특히 부부가 함께 운동하면 부부 둘이서 매일 보약 두 번을 먹는 셈이니, 건강하게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비결이 된다.
사람마다 자신에게 맞는 운동이 있을 것이다. 어떤 이는 “숨 쉬는 것이 운동”이라고 농담처럼 말하기도 한다. 물론 숨 쉬기는 누구나 해야 하는 일이지만, 땀 흘리며 할 수 있는 운동은 우리 몸을 살리는 더 큰 보약이 된다. 각자 여건에 맞는 운동을 찾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야말로 건강하고 활기찬 인생의 지름길이다. 운동 후 흘린 땀은 몸에 좋은 보약 한 첩, 숙면은 또 다른 보약 한 첩이다. 그래서 운동은 곧 보약을 하루에 두 번 먹는 일과 같다. 지금이야말로 시작하기에 가장 좋은 때다.
운동을 통해 몸을 관리하는 것은 단순히 건강을 지키는 차원을 넘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성령의 전인 몸을 잘 돌보는 일이기도 하다. “너희 몸은 너희가 하나님께 받은 바 성령의 전인 줄 알지 못하느냐”(고린도전서 6:19)라는 말씀처럼, 우리의 몸을 귀히 여기는 것은 곧 하나님을 존귀하게 하는 길이다. 매일 부부가 함께 땀 흘리며 운동하는 시간은 단순한 건강 습관을 넘어, 하나님께 감사와 기쁨을 올려드리는 예배와도 같은 삶의 자리임을 깨닫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