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 ) 정성구 박사(전 총신대·대신대 총장)
정성구 박사(전 총신대·대신대 총장)

B-29는 미군이 제2차 세계대전과 6·25 전쟁에 투입한 전략적 폭격기다. B-29는 1941년에서 1945까지 태평양 일대와 동남아시아 지역을 무대로 연합군과 일본 제국을 중심으로 한 태평양 전쟁에서 미국의 최강 폭격기였다. 특히 1945년 8월 6일과 9일에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 폭탄을 투하한 기종이 바로 B-29이다. 일본은 원자 폭탄을 맞은 후, 8·15일 천황의 녹음방송으로 항복 선언을 했다. 그리고 9월 2일 일본의 도쿄만 요꼬하마에 정박 중이던 미국 전함 USS 미주리(BB-63) 선상에서 일본 대표 시계미스 마모루 외무대신이 나와서 연합국이 작성한 항복문서에 서명하였다. 필자에게는 그 미주리 선상에서 작성한 항복문서(Instrument of Surrender) 8장(영인본)을 모두 가지고 있다. 항복문서에는 천황의 어인(御印)이 찍혀 있었다. 

참 흥미로운 사건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폭을 투하했던 파일럿이 후일 미국 정통 장로교회에서 파송한 한국 선교사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그의 이름은 데오도르 하드(Theodore Hard)이고 한국 이름은 하도례라고 한다. 하도례 선교사는 1943~1946년에 미국 공군의 일급 조종사로 B-29를 조종하여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탄을 투하하여 드디어 연합군의 승리를 이끌어 냈을 뿐 아니라, 우리나라는 36년 동안 일본제국의 식민지에서 해방이 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8월 15일을 광복절로 기념하게 되었다. 하도례는 1925년 9월 11일생으로 리츠필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예일대학교에서 엔지니어 과정 전액 장학생으로 수학했고, 1943~1944년 맨체스터에 있는 성 안셈(St. Anselm) 대학에서 비행기 조종사 훈련을 받았다. 그리고 휘튼 대학(B.A)과 웨스트민스터 신학교(B.D)와 대학원(Th.M)을 졸업하고 한국의 선교사로 왔다. 

또한 그는 1953년부터 1988년까지 한국에서 미국 정통장로회 선교사(OPC)로 봉사했다. 주로 고신대학교에서 교수하면서 인도와 필리핀 신학교를 돕기도 했다. 그중에서도 개혁주의 신행협회 설립 맴버로 일하면서, 복음주의적 도서 구입을 위해 활발히 일하던 선교사였다. 그는 선교와 문화에 대한 관심이 많아 여러 저서를 남겼다. 필자도 몇 차례 만난 일도 있었다. 참 신기한 것은, 일본이 항복하도록 원자 폭탄을 폭격하던 B-29 파일럿이 한국의 선교사가 된 것은 참으로 기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흔히 사람들은 '8·15 광복절은 조선의 광복을 위해 국내, 국외에서 고생하던 애국자들 때문이다!'라고 생각한다. 물론 맞는 말이다. 하지만 당시 일본이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진주만을 폭격하고, 남태평양의 모든 섬들을 점령했던 그들의 광기가 성공했더라면 우리는 영원히 일본의 식민지에서 벗어날 수 없었고, 일본에 흡수되어 이 지구상에서 영원히 사라질 뻔했다. 

그런데 이승만 박사는 이러한 일본의 야망을 미리 간파하고, '일본은 반드시 패망할 것이다!'라는 「일본 내막기」(Japan inside Out)를 써서, 미국에게 일본의 음흉한 이중 플레이를 사전에 경고했다. 과연 국제정세에 정통한 이승만 박사의 탁견이었고 명저였다. 그래서 당시 미국에서 이승만은 '선견자'로 이해되었다. 이승만은 미국에 아첨하거나 굽실굽실하지 않고, 미국 정계를 좌지우지했다. 왜냐하면 이승만의 학력과 그의 영어 실력, 그리고 그의 탁월한 외교술에 미국은 이승만을 만만히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태평양 전쟁 마지막에 미국의 트루먼 대통령은 일본에 불세례를 내리기로 작정했다. 즉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하하기로 한 것이다. 지금도 히로시마에는 원폭으로 처참하게 무너진 시청 건물의 잔해가 그대로 있다. 

결국 일본은 미국의 원폭 투하에 손을 들고 말았다. 그리고 항복했다. 미국이 원폭을 통해 일본을 무너뜨리고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었기에 우리나라는 마침내 해방을 맞이할 수 있었다. 우리에게는 도저히 일본을 물리칠 방법과 힘이 없었다. 안중근 의사가 일본의 이토 히로부미를 쓰러뜨린 것은 쾌거였고 일본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 것은 맞다. 또 김구를 중심으로 한 500여 명의 애국 광복군의 기세도 대단했지만, 거대한 괴물인 일본 제국을 패망시킬 수는 없었다. 그리고 일제 말엽에는 그토록 항일 투쟁한다는 사람들 중에 친일파로 돌아선 이들이 있었고, 많은 교회가 '신사참배는 종교가 아니라 국가 의식이다'라고 동의하는 바람에 한국의 정통교회는 사라지고, 가짜교회인 '일본 기독교 조선교회'가 자리를 잡고 있었다. 참으로 절망이었다. 그러나 이때 미국은 비상 수단으로 일본에 원자폭탄을 투하함으로 미국의 승리가 자동으로 우리나라의 승리가 되었고, 우리는 그토록 그리던 독립을 맞이할 수 있었다. 미국의 원자탄 한 방에 그들은 항복했고, 한반도에서 알거지로 쫓겨났다. 

8월 15일은 광복절이 맞지만, 미국과 연합군의 승전일이기도 하고, 2차 대전의 승리 일이기도 하다. 우리는 알아야 한다. 우리 힘으로 나라를 되찾은 것이 아니고, 미국의 힘 곧 원자탄 한 방으로 일본을 항복하게 하고, 우리가 독립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크신 섭리였다. 그리고 일본에 원자 폭탄을 투하했던 B-29 조종사가 한국의 선교사로 평생 수고했으니, 하나님이 하시는 일은 참으로 기묘하고 신비스럽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참으로 희한한 나라이다. 광복을 맞이한 후 3년 뒤에, 공산당의 치열한 방해 공작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자유대한민국을 세운 '국부 이승만 건국 대통령'이 세운 '건국절'에 대해서는 왜 입을 다물고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