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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년간 꾸준히 읽히며 현시대의 고전으로 자리 잡은 달라스 윌라드의 역작 <잊혀진 제자도>가 20쇄를 맞이하며 리뉴얼 에디션으로 돌아왔다. <하나님의 모략>과 함께 오늘날 가장 심오하고 실천적인 영성서로 손꼽히는 이 책은, "제자가 되어 제자를 삼으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지상명령을 외면해 온 현대 교회의 현실을 날카롭게 진단하며, 잃어버린 제자도의 의미를 회복할 것을 촉구한다.  

윌라드는 현대 기독교의 실망스러운 현실-신자의 삶과 예수의 가르침 사이의 괴리-를 냉철하게 분석한다. 그는 교회 안에서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이 '제자'의 삶과 분리되어 사용되고 있음을 지적한다. 신약성경에는 '제자'라는 단어가 269회나 등장하지만, '그리스도인'이라는 표현은 단 세 차례에 불과하다. 그것도 본래는 예수의 제자들을 지칭하는 말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제자가 아닌 그리스도인'이 가능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책은 그런 인식의 왜곡에서 비롯된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되짚는다. 윌라드는 독자들이 '영원한 삶'을 예수님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단지 믿는 것을 넘어 '따라야 한다'고 강조한다. 복음의 본질은 단지 구원의 보장을 얻는 데 그치지 않고, 그리스도의 도제(徒弟)가 되어 그의 삶을 본받는 데 있다. 이는 단지 도덕적 향상이 아니라, 존재의 깊은 변화이며, 전인격적으로 하나님 나라의 삶에 들어가는 길이다. 

<잊혀진 제자도>는 단지 영적인 자기계발을 말하는 책이 아니다. 이 책은 철저히 신약성경에 뿌리를 두고,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려는 시도다. 오늘날 많은 교회가 사람, 프로그램, 건물, 재정에 치중하는 가운데, 윌라드는 교회가 가장 먼저 되찾아야 할 것은 바로 "제자도"라고 말한다. 더 많은 콘텐츠보다, 더 진실한 제자 한 명이 더 절실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교회의 사명을 분명히 한다. 단지 교인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도를 배우고 살아가는 사람을 세우는 것. 그리고 그 제자가 다시 또 다른 제자를 세우는 것. 바로 그것이 예수 그리스도의 지상명령이며, 교회가 존재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다. 이 책은 그 명령에 대한 무게를 현대 독자에게 다시금 되새기게 만든다. 

특히 이 책은 예수님을 따르는 삶의 실제를 구체적으로 풀어낸다. 일상 속에서 하나님 나라의 질서를 어떻게 살아갈 수 있는지, 관계, 직업, 감정, 공동체 속에서 제자로서의 정체성을 어떻게 유지할 수 있는지를 날카롭게 짚어준다. 단순히 "제자가 되어야 한다"는 명제가 아니라, 그 삶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풍부한 신학적 통찰과 실제적 적용으로 안내한다. 

달라스 윌라드는 이 책에서 진정한 영성은 '하나님 나라의 삶'을 지금 여기서 살아내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것은 먼 미래의 천국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오늘 예수님과 함께 걷고 배우며 살아가는 여정이다. 그리고 그 길은 오직 '제자도'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잊혀진 제자도>는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에 안주하는 이 시대의 교회와 신자들에게 본질을 되묻는 강력한 도전이다. 이 책은 더 이상 잊혀져선 안 될, 기독교의 핵심을 복원하는 선언문이며, 예수님의 부르심 앞에서 우리의 삶을 재정렬하게 하는 영적 나침반이다. 20쇄를 맞이한 지금, 이 책은 다시금 독자들을 원점으로 되돌려 세운다. "제자가 되어, 제자를 삼으라." 그 부르심은 여전히 오늘도 유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