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가 미국이 주도하는 우크라이나 전쟁 중재 방식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하며, 현재의 접근 방식으로는 어떤 합의도 이루어질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쟁 종식을 위한 국제적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는 자국의 요구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중재안 수용을 거부했다.
현지 언론 리아노보스티 등에 따르면, 세르게이 럅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1일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이 제안한 모델과 해결책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현재 방식은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럽코프 차관은 "우리가 확인한 바로는 현재 중재안에는 러시아의 주된 요구사항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분쟁의 근본 원인에 대한 문제 해결이 완전히 빠져 있다"며, 핵심 쟁점이 외면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 포기와 자국이 실질적으로 통제 중인 우크라이나 영토에 대한 주권 인정 등을 핵심 조건으로 제시해 왔다. 이는 러시아가 전쟁의 배경으로 주장해 온 나토의 동진과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내 러시아계 주민 탄압 문제와 맞닿아 있다.
럽코프 차관의 발언은 이러한 러시아의 조건이 배제된 채 진행되는 어떠한 협상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명확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미국이 추진하는 중재 모델은 러시아의 전략적 우선순위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현재의 중재안은 설득력이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휴전을 촉구했다는 신호를 들은 바 없다"고 언급했다. 이는 미국의 정치적 환경 변화에 대해 러시아가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럽코프 차관은 또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철저히 분석된 우선순위와 명확한 접근 방식을 갖고 있으며, 이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미국과의 협상에도 반영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