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보조금 지원이 트럼프 2기 정부에서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보조금 수령 가능성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TSMC가 첫 보조금을 받은 데다 트럼프 2기 상무장관 지명자도 반도체법 지속 입장을 밝혀 당초 우려와 달리 낙관론이 제기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TSMC는 최근 미국 정부로부터 첫 보조금으로 15억 달러(2조2000억원)를 지급받았다고 밝혔다. 웬델 황 TSMC 최고재무책임자(CF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미국 공장 건설이 순조롭게 이뤄지는 만큼 트럼프 2기에서도 보조금 지원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TSMC가 받기로 한 총 66억 달러 중 22%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보조금 수령 전망도 밝아지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47억4500만 달러, SK하이닉스는 4억5800만 달러의 보조금을 받기로 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테일러에 시스템반도체 공장 2곳과 연구개발 시설을 건설해 2026년부터 4나노 이하 첨단 공정 양산을 계획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인디애나주에 첨단 패키징 공장을 착공해 2028년부터 AI 메모리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후보 시절 반도체 보조금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음에도 낙관론이 나오는 것은 미국의 전략적 필요성 때문이다. 중국의 첨단 반도체 성장을 억제하고 자국 내 대규모 생산시설을 신속히 구축하기 위해서는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인 기업들에 대한 보조금 지급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트럼프 2기의 정책 방향이 예측 불가능한 만큼 실제 지급까지는 불확실성이 남아있다. 보조금 지급 기조는 유지하되 까다로운 조건을 추가하거나 추가 투자를 요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2기 정부에서 보조금의 근거가 되는 반도체법을 당장 폐기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도 "한국 기업들은 대관 조직을 통해 트럼프 2기 정부 실무진들과의 접촉을 늘려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