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수 목사(전 미주장신대 총장)
(Photo : ) 김인수 목사(전 미주장신대 총장)

“예수께서 그들에게 이르시되 항아리에 물을 채우라 하신즉 아귀까지 채우니 이제는 떠서 연회장에게 갖다 주라 하시매 갖다 주었더니...” (요한복음 2:7-8)

 가톨릭교회의 결혼식은 혼배(婚配)성사(聖事)로 가톨릭교회 일곱 가지 성사 가운데 하나입니다. 결혼식을 올릴 신랑과 신부는 성당에서 신부의 집전으로 예식을 거행해야 합니다. 신부(神父)는 신랑과 신부의 서약을 마친 후, “신랑 김 아무개와 신부 이 아무개가 부부가 된 것을 내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선포하노라. 하나님이 짝지어 주신 것을 사람이 나누지 못할지니라.”(마 19:6)고 선언하면 그때부터 이들은 교회 법적으로 부부가 됩니다.

 가톨릭 신자들이 신부(神父) 이외 다른 유명 인사의 주례로 일류 호텔에서 예식을 거행 했어도 “내가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두 사람이 부부가 된 것을 선언하노라”는 말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은 교회 법적으로 부부가 될 수 없고, 그들이 속한 성당의 교적(敎籍)에 부부로 등재(登載) 되지 못합니다.

 미국에 와서 보면 한국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결혼예식장이 없습니다. 2,000년 동안 내려오는 기독교의 전통에 따라, 결혼 예식은 성당과 예배당에서만 거행하고 신부와 목사들만이 주례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제 세상이 달라져서, 아예 결혼 예식도 하지 않고 동거를 하면서 아이를 낳고, 계약 부부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옛날에 가난한 집에서는 찬물 한 그릇 떠놓고서라도 예식을 올리고 부부 생활을 시작했었지요.

 전 세계적으로 출산율이 현저히 낮아지면서, 나라마다 출산율을 올리기 위해, 예식도 없이 두 남녀가 살면서 아기만 많이 낳으면 제일이라는 통념이 일반화되어 있습니다. 소위 사실혼을 인정하고 세제(稅制) 혜택과 가족수당 등을 지급하는 나라들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한국의 한 여론조사에서 20대 남녀에게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낳을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40%가 그렇다고 대답했습니다. 최근 한국의 유명 남자 배우가 혼외 아이를 낳았는데, 아빠 노릇을 충실히 하겠지만 그 여자와 결혼하지 않겠다고 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자식을 낳았으면 당연히 그 여자와 결혼해서 부부가 자녀를 길러야 하지 않나요?

 한국의 출산율이 0.7% 이하로 떨어지면서 이대로 가면 앞으로 국가가 소멸된다는 염려로, 어떤 방법으로든지 아기만 낳으면 된다는 생각이 널리 퍼져 있습니다. 그러나 국가의 운명이 달린 문제이기 때문에 어떤 방법으로든지 애기만 많이 나오면 된다는 생각이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인지 사람들은 깨닫지 못하고 있습니다.

 양친 부모의 사랑과 돌봄을 받으며 자란 아이들 중에도 후에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은데, 하물며 편모, 편부 아래서 자라거나, 아예 부모가 누군지도 모르고 보육원에서 자란 아이들이 과연 올바른 사람이 되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요?

 예수님께서 가나 혼인 잔치 집에 가셔서 포도주가 떨어져 어려움을 당할 때 포도주를 만들어 주셨던 기록이 있습니다.(요 2:) 결혼식도 하지 않고, 동거하는 부부에게 예수님께서 복을 내려 주실까요?

 그리스도인 부모들은 자녀들을 철저히 교육시켜, 가톨릭 교인들은 성당에서, 개신교인들은 예배당에서 결혼 예식을 정중하게 올려야함을 인식 시켜야 합니다. 세상이 아무리 변한다 해도,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결혼의 신성을 끝까지 지켜 나가야 합니다. 이것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이며, 또 복 받는 길입니다. 결혼 생활은 하나님께서 복을 주셔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샬롬.

L.A.에서 김 인 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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