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나서와 베드로전서의 가장 오래된 성경 사본이 런던 크리스티 경매에 나온다. 경매 시작가는 약 380만 달러(약 52억 원)로 예상된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크로스비-슈옌 사본’(Crosby-Schøyen Codex)으로 알려진 이 희귀 유물은 3~4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며 이집트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성경 사본은 영국의 경매회사 크리스티스(Christie’s)가 주최하는 경매의 일부로 출품되며, 1300년의 문화 역사를 아우르는 다양한 주요 사본들도 함께 나온다.
다른 주목할 만한 경매품으로는 종교 및 문화적 변천사를 추적할 수 있는 ‘코덱스 시나이 개정본’(Codex Sinaiticus Rescriptus)과 ‘게라르두스베르겐 성경’(Geraardsbergen Bible)이 있다.
크리스티스의 서적 및 사본 분야 수석 전문가인 유제니오 도나도니는 크로스비-슈옌 사본을 “초기 기독교 신앙의 초석”이라고 묘사하며, 지중해 전역의 기독교 확산을 이해하는 데 있어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의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도나도니의 말을 인용하여 이 사본이 “주변을 의식하여 조합된 편집본으로, 특히 초기 부활절 중 하나를 기념하는 데 의미가 있으며, 이집트 상류의 수도원 공동체와 관련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 사본은 40년 동안 한 필사자에 의해 쓰였으며, 약 1500년 동안 손상되지 않은 채로 발견된 후, 미국의 미시시피 대학교가 소장했다. 이후 노르웨이 사본 수집가인 마틴 슈옌 박사가 1988년에 이 사본을 인수하여, 이후로는 개인이 소유한 가장 오래된 서적으로 인정받았다.
전문가들은 크로스비-슈옌 사본이 기독교인들이 자신들의 정체성을 유대교 전통의 영향을 받으며 정의하던 시기에 쓰인 것으로 추정한다. 이 시기는 서기 312년 로마 제국 내에서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기독교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기 전으로, 종교사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도나도니는 “이것은 기독교 연구에 혁명을 일으킨 20세기의 세 가지 주요 발견 중 하나”라며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은 초기 기독교인들이 그들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며, 당시 그들은 여전히 유대교 전통에 젖어 있던 상태였다”고 말했다.
도나도니는 이 사본이 부활절과 같은 종교 기념행사를 위한 예배용 서적으로 제작되었을 것으로 예상하며, 초기 기독교 의식과 신앙을 이해하는 데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크리스티스는 “그 시기와 장소에서 수도사와 사본은 모두 세상에 새롭게 등장한 범주였다. 그가 계획한 성무일과서(중세 전례문, 찬송가 및 기도를 담은 책)의 혁신적인 점은 물리적 형태였다”라며 “이것은 수 세기 동안 그리스-로마 세계에서 기록 매체의 표준이었던 두루마리가 아닌 사본이었다. 이는 직사각형의 파피루스를 꿰매어 팸플릿 형태로 만든 것으로, 136페이지로 구성되어 있다. 즉, 이것은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책의 초기 양식이었다”고 설명했다.
크로스비-슈엔 사본의 보존은 이집트의 건조한 기후로 인해 가능했는데, 이 기후는 많은 고대 사본의 보존에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경매는 이달 11일에 예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