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봉주 목사(감사한인교회)
구봉주 목사(감사한인교회)

야살의 책은 창세기와 출애굽기 말씀의 내용이 나와 있습니다. 우리는 지난 시간까지 3번을 걸쳐서, 야살의 책에 담긴 창세기에 관련된 비하인드 스토리에 대해 나누었습니다. 오늘은 야살의 책이 기록하고 있는 출애굽기 이야기를 나누어 볼까 합니다. 출애굽기 하면 당장 떠오르는 인물은 모세입니다. 모세에 대해서는 우리가 잘 압니다. 출애굽기에 자세히 묘사가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가진 성경 말씀 민수기 12장에 믿는 자들이 그다지 주목하지 않는 미스터리한 사건 하나가 등장합니다. 어떤 사건이냐 하면, 모세가 구스 여인, 오늘날로 치면, 에디오피아 흑인, 이방 여인을 아내로 맞이한 사건입니다. 이 일로 인해, 모세의 누이 미리암과 모세의 형 아론은 모세를 강하게 비난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모세의 손을 들어주시고, 미리암과 아론을 책망하십니다.

 

우리는 흔히 이 사건을 모세의 연약함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적 지도자였던 모세를 귀하게 여기시는 사건으로만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 이야기에는 또 다른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습니다. 출애굽기에 보면, 모세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이집트로 향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때, 이집트로 향하여 떠나려는 모세와 그의 아내 십보라 앞에 천사가 나타나서 모세를 죽이려는 장면이 나옵니다. 어떤 학자들은 천사가 죽이려 한 자가 모세가 아니라, 모세의 아들 게르솜이었다고 보기도 합니다. 이때, 십보라는 즉시 아들에게 할례를 행합니다. 그리고 아들의 표피를 모세의 발 앞에 던지면서 당신은 피 남편입니다”라고 부르짖자, 이내 천사는 사라집니다.

성경을 해석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세가 깜빡하고 아들에게 할례를 행하지 않아서 일어난 일인데, 아내 십보라가 지혜롭게 문제를 해결한 것으로 봅니다. 그러나, 사실은 그 반대입니다. 모세는 아들에게 할례를 행하려고 했으나, 미디안 족속인 십보라와 모세의 장인, 이드로가 할례를 반대한 것입니다. 그 내용이 야살의 책에 기록이 되어 있습니다. 이드로가 적극적으로 할례를 반대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결국, 십보라가 “당신은 피남편입니다”라고 한 것은 마지못해, 할례를 요구하시는 하나님과 그러한 의식을 고집하는 남편 모세에 대한 일종의 하소연이었던 것입니다.

이후로 성경은 십보라가 모세를 한 번 떠났다가 이드로가 십보라를 모세에게 데려오는 장면이 나오고 그 후로 성경은 십보라를 더 이상 언급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어떤 학자들은 모세와 십보라가 이혼한 것으로 추측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모세가 구스 여인을 아내로 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모세가 구스 여인을 아내로 삼은 이유를 야살의 책에 기록하고 있는데, 모세가 애굽을 도망쳐, 미디안 광야에서만 40년을 보낸 것이 아니라, 처음에는 구스, 즉 에디오피아 지역에 머물렀으며, 구스 사람들과 친분을 맺고 심지어, 지도자 역할을 하기도 한 것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모세는 구스 사람들과 친분이 가까웠던 것입니다. 아마도 이것이 모세가 구스 여인을 아내로 삼은 이유가 아닐까 추측할 수 있습니다.

사람에게는 나름의 사정이 있습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정죄와 비판 원망과 불평이 아니라, 사랑에 근거한 이해와 관용이 필요합니다. 자비와 긍휼의 마음으로 섬기는 분들과 교회 안의 많은 영적 리더들을 이해하고, 사랑하고 중보해야 합니다. 우리 감사한인교회가 그런 교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모세처럼, 억울한 일을 당해도 화내지 않고 온유했던 것처럼, 온유하게 가정과 교회를 돌보는 성도들이 되시기를 또한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