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합감리교회(UMC)가 얼마 전 교단 총회에서 동성애자 목사안수 허용 등의 결정을 한 것이 한국에도 파장을 낳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한미의 한국인 감리교 목회자들 사이에서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 "한국 감리교회, UMC와 더는 함께할 수 없다" 

우선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내 일부 목회자들은 기감이 UMC와 교류를 단절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감리회거룩성회복협의회(감거협)를 비롯해 감리교회바로세우기연대(감바연)와 웨슬리안성결운동본부(웨성본)를 중심으로 이런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들은 UMC 총회 이후 낸 성명에서 "동성애는 주님이 다시 오실 때까지 받아들일 수 없다. 이는 정서상의 문제가 아니라 변개할 수 없는 진리의 문제로서 동성애는 분명한 죄"라며 "어떠한 상황과 환경에서도 타협할 수 없는, 교회가 바르게 가르쳐야 할 생명에 관한 문제다. 그러므로 한국 감리교회는 동성애를 찬성하는 미 연합감리회와 더 이상 함께할 수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기감이 행정적인 절차를 통해 동성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표명해 줄 것을 요구한 이들은 "그렇지 않으면 대내외적으로 한국 감리교회도 미 연합감리회와 같은 부류로 취급받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감거협은 최근 인천 숭의감리교회에서 'UMC 사태에 따른 긴급 세미나 및 회의'를 갖고 이 같은 입장을 다시 확인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김낙인 목사(남가주 주님의교회 은퇴)가 강사로 나서 UMC 내 친동성애적 실태에 대해 지적하기도 했다. 

◆ "한인교회에 심각한 영향 주는 것은 아냐" 

반면 UMC 한인총회 측 목회자들은 최근 UMC 총회의 관련 결정들에 우려를 나타내면서도 한국과 다른 미국 현지 상황 등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다소 결이 다른 견해를 나타내고 있다. 현재 UMC 내 한인교회 수는 약 220개, 한인 목회자는 약 800명, 한인 성도는 약 3만 명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인총회 한 목회자는 UMC 내 한인 목회자에 대해 "대부분은 (한국의) 기감에서 자라 유학을 온후 UMC에서 목사안수를 받았거나 기감에서 안수를 받고 UMC로 오신 분들"이라며 "즉, 한국교회의 전통에 따른 목회적 훈련을 받은 목회자들이 UMC 안에서 사역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상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한국으로 치면 마치 차별금지법과 같은 것이 미국에선 지난 2015년이 통과돼 "더 이상 개인의 성적취향을 묻지 않는 것을 법으로 정한 상태"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번 UMC 총회에서 통과된 동성애 법이라는 것은 동성애를 찬성 또는 선동하자는 것이 아니라, 동성애자의 안수금지를 위해 서술한 차별적 언어를 삭제한 것"이라며 "물론 이 문구를 삭제함으로 성적취향을 묻지 않으니 동성애자가 안수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은 사실이지만, 생각보다 이로 인한 동성애자 목회자들이 늘어난다거나, 한인교회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만큼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인교회는 이런 상황에서도 분명히 우리들이 지켜온 전통적인 신앙을 지켜갈 수 있고, 교회를 보호할 수 있는 법이 (UMC 총회에서) 함께 통과됐다"고 했다. 

UMC는 지난 총회에서 개체교회가 동성애자 목사 파송을 거부할 수 있으며, 동성결혼 개최 및 주례 여부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했다. 

그는 "저희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여전히 이런 이슈로 인해서 한인연합감리교회들에서 분란이 일어나고, 교회가 깨지는 것"이라며 "(UMC 총회 결정이) 교회를 위협하고 분열하게 만드는데 악의적으로 활용되고 있으니 저희로서는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한편, UMC는 미국 현지 시간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3일까지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에서 총회를 진행했다. 이 기간 △"성적지향이나 성정체성과 관계없이 모든 사람의 평등한 권리, 자유, 보호를 지지한다" 선언(사회생활원칙 개정) △동성 결혼식이나 결혼식 주례로 유죄 판결을 받은 성직자에 대한 무급 정직 1년 이상의 의무적 처벌 조항 삭제 △동성애자 목사안수 금지 조항 삭제 등 성(性)과 관련된 결정들을 했다. 

이번 총회는 특히 UMC가 친동성애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판단한 교단 내 다수 교회들이 지난 약 4년 간 교단을 떠난 상황에서 열렸다. 지금까지 탈퇴한 교회의 수가 미국 내 UMC 교회의 약 4분의 1인 7,600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