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수 목사(전 미주장신대 총장)
(Photo : ) 김인수 목사(전 미주장신대 총장)

“싸울 날을 위하여 마병을 예비하거니와 이김은 여호와께 있느니라.” (잠언 21:31)

 “사람을 낳으면 서울로 보내고, 말이 새끼를 낳으면 제주도로 보내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람은 서울에 가야 좋은 교육 기관에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고 사람답게 살게 된다는 의미고, 말은 날씨가 따뜻하고 풀이 잘 자라는 해변의 초장에서 기름진 풀을 뜯어 먹고 살아야 제대로 성장하고 건강한 말이 되어, 전쟁에 나가 전투를 할 수 있게 되므로 제주도로 보내라는 것입니다.

 제주도에 말이 많은 이유는 서글픈 우리 역사의 한 시대 상황 때문입니다. 고려는 약 100년간 원나라(몽골)의 지배를 받았습니다. 그 중에서도 제주(탐라)는 원 나라의 직할지로 오랜 기간 지배를 받았습니다.

 고려사(高麗史) 원종 때 기록에 의하면, ‘삼별초의 난’(원나라를 적대하여 일어난 난)을 진압하기 위해, 1273년 원나라 군과 고려 연합군이 제주에 상륙했습니다. 연합군이 난을 진압한 후에 원나라는 (몽골)군 700여 명을 주둔 시키면서, 제주를 남송(중국)과 일본을 공격할 군사적 요충지로 여기고 목마장을 제주에 설치했습니다.

 고려 충열왕 때, 말 160마리를 방목하기 시작하면서, 말 목장을 관리하는 원나라 관리를 두었습니다. 목장에는 말뿐만 아니라 소, 낙타, 당나귀, 양 등도 방목을 하며 키웠습니다. 자연히 원나라 사람들과 제주도 여성이 결혼을 하면서 혼혈아도 생겨났습니다.

 영원히 가는 제국은 없는 법이어서, 중국에서 원나라 세력이 꺾이고, 명나라가 부상했습니다. 명나라는 공민왕 21년(1372)년에 고려로 하여금 제주의 말을 많이 보내라고 했지만, 원나라 관리들은 말 300필만 보냈습니다.

 고려와 명나라는 제주에 남아 있는 원나라 세력을 토별 하기 위해, 최영 장군을 사령관으로 25,000명의 병력과 전함 320척으로 이들의 토벌에 나섰습니다. 최영은 1개 월 여의 전투 끝에 원 세력을 서남쪽으로 밀어냈는데, 원나라 사람들은 서귀포 앞바다 범섬으로 피신하였다가 항복하거나 자살하였습니다.

 명나라는 고려에 말을 계속 보내라고 강압하여, 고려는 약 3만 필의 말을 명나라에 바쳤는데, 그 말 중 2만 필이 제주에서 키운 말이었습니다.

 옛날부터 말은 등치가 크고, 힘이 좋은데다가 날쌔어서 늘 전쟁에 동원되었습니다. 군인들을 태우고 전투에 나가 싸우고, 짐을 실어 날랐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군인들의 식량으로도 쓰였습니다.

 특히 몽골군은 전쟁에 나갈 때 군인 한 사람이 말 두 필을 데리고 나가는데, 한 필은 타고, 다른 한 필은 교대로 타다, 식량이 떨어지면 한 필을 잡아먹었습니다.

 성경은 말에 대해 이렇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군사들을 맞되, 두려움을 모르고, 겁내지 아니하며, 칼을 대할지라도 물러나지 아니하니, 그의 머리 위에서는 화살통과 빛나는 창과 투창이 번쩍이며, 땅을 삼킬 듯이 맹렬히 성내며, 나팔 소리에 머물러 서지 아니하고, 나팔 소리가 날 때마다, 힝힝 울며 멀리서 싸움 냄새를 맡고, 지휘관들의 호령과 외치는 소리를 듣느니라.”(욥 39:21-25) 말의 용맹을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사람들이 모든 동물을 사용할 수 있게 해 주셨고, 또 식용으로도 허락하셨습니다. 그러나 동물을 전쟁에 동원하도록 하시지는 않았습니다. 전쟁은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일이 아닙니다. 전쟁은 살인, 살상, 파괴, 화재, 전쟁고아, 전쟁미망인 등의 재난이 따르는 최악의 상황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전쟁을 원하시지 않고 평화를 원하십니다. “화평하게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임이요...”(마 5:9)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세상의 모든 전쟁이 끝나고, 온전한 평화가 오기 위해 힘써 기도합시다. 샬롬.

L.A.에서 김 인 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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