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한국교회 하락추세 그대로 반영"
담임목사들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일까? 10명 중 4명이 '교회 성장의 어려움'이라고 답한 설문조사 결과가 있어 눈길을 끈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가 올초 국내 교회 담임목사 8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들의 40%가 요즘 가장 큰 고민으로 '교회 성장의 어려움'을 꼽았다. 이어 '경제적 어려움' 18%, '건강' 10%, '자녀 문제' 9%, '노후 문제' 7% 순이었다.
목회데이터연구소(이하 연구소)는 이런 결과가 포함된 한목협 조사 결과를 17일 소개했다. 연구소는 최근 한목협의 '2023 한국인의 종교생활과 신앙의식 조사'의 주요 결과들을 여러 차례 소개해 왔다.
연구소는 "목회자의 가장 큰 고민으로 '교회 성장 어려움'이 압도적인 1위로 응답된 것은 현재 한국교회 하락추세가 그대로 반영된 것이라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다시 태어나도 목회자 되고 싶나?
'다시 태어나도 목회자가 되고 싶은지'를 묻기도 했다. 그 결과, 목회자 10명 중 7명이 '그렇다'고 답했다. 연구소는 이에 대해 "한국교회에 희망이 남아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자녀가 목사가 되길 원하는 목회자들은 많지 않았다. 39%만 '내 자녀도 목사가 되길 원한다'고 답했다. 연구손는 "목회자로서 살아가는 것이 현실적으로 그만큼 어려움을 보여주는 데이터라 할 수 있다"고 했다.
◆ "가족, 목회 지탱하는 데 큰 힘"
목회자들에게 일상생활의 5가지 항목을 제시한 후 각 항목별 만족도를 물었다. 그 결과, '가정생활/부부관계' 만족도가 82%로 가장 높았고, '교회 생활' 70%, '영성 생활' 58%, '살림살이' 37%, '문화·취미 생활' 27% 순이었다.
특히 목회자들의 가정생활 만족도는 일반 국민의 그것(한국리서치 가족관계 만족도 조사)보다 훨씬 높았다고 한다. 연구소는 "만족하는 비율이 무려 1.7배가량 더 높았다"며 "사역으로, 경제적으로 지친 목회 현실에서 가정과 부부관계가 큰 힘이 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라고 했다.
연구소는 또 이와 관련해 "가장 가까운 곳에서 위로해 주고 지원해 주는 가족이 목회를 지탱하는 데 큰 힘이 되어주고 있었다"며 "사역을 위해 결혼을 허용하지 않는 종교도 있지만 개신교는 가정을 하나님의 사랑을 가장 근원적으로 체험하고 신앙의 기본을 배우는 거룩한 곳이라 여긴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르심의 사명이, 그리고 건강한 가정으로부터 오는 안정이 그 어느 때보다 목회자에게 필요한 때"라고 했다.
◆ 교회 세습에 대한 긍정 인식 29% → 52%
한편, 한 가지 주목할 점은 교회 세습에 대해 '교회 상황에 따라 인정할 수도 있다'는 응답이 52%로, '해서는 안 된다' 49%보다 높았다는 점이다.
연구소는 "2012년 조사에서는 교회 세습은 '해서는 안 된다'(71%)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았는데, 10여 년 사이 '교회 상황에 따라 인정할 수도 있다'가 더 높아지는 역전된 결과가 나타났다"며 "2012년 29%에서 2023년 52%로 무려 23%p나 급증했다"고 했다.
반면 성도들의 경우 '교회 세습 반대' 의견이 10명 중 8명으로 높은 비율을 보여, 목회자와 큰 인식 차이를 보였다고 연구소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