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의 탈종교화가 가속화되고, 개신교는 최악의 경우 10년 뒤 총인구의 10%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가 올해 5번째로 '한국 기독교 분석 리포트'를 발표하고, 최근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이를 토대로 분석을 내놨다.

가나안 성도 31% "얽매이기 싫다"

세 번째 파트의 주제는 '한국 개신교인의 교회와 신앙생활'이다. 종교가 있는 만 19세 이상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현재 정기적으로 출석하고 있는 교회, 사찰, 성당이 있는지를 물었다. 그 결과 종교시설 출석 비율은 개신교인 71%, 가톨릭인 61%, 불교 47% 순으로 개신교인이 가장 높았다.

앞서 통계에서는 개신교인 중 가나안 성도(교회에 '안 나가'는 성도를 지칭하는 신조어)가 2012년 11%에서 2023년 29%로 크게 증가했는데, 교회 비출석 이유를 물었다. 그 결과 '얽매이기 싫어서'가 3명 중 1명 꼴(31%)로 가장 높았고, 이어 '코로나19 때문에', '목회자들에 대해 좋지 않은 이미지가 있어서', '교인들이 배타적이고 이기적이어서' 등의 순이었다.

가나안 성도들의 교회 재출석 의향은 어느 정도일까? 다시 교회를 출석할 의향이 '있다'(매우+약간) 43% '없다' 37%로, 가나안성도 10명 중 4명 정도가 다시 교회로 돌아올 의향을 보였다.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 가나안 성도의 재출석 의향률이 52%로 나타나 타 연령대 대비 높은 특징을 보였다. 

"신앙활동 감소, 공동체성 약화"

출석 교인을 대상으로 주일 교회 활동에 대해 물은 결과, 2023년 기준 '예배만 드리고 온다' 60%, '예배뿐만 아니라 친교, 회의, 봉사활동 등 다른 활동도 한다' 40%로 예배 이외 아무 활동도 하지 않는 교인이 10명 중 6명 꼴로 나타났다.

조사 연도별 추이를 살펴보면 '예배 외 다른 활동도 하는 경우'는 2012년 51%에서 2023년 40%로 지속적 감소 추세를 보였다. 연구소는 "예배 외 친교, 봉사활동 등 신앙 활동의 감소는 헌신자 감소와 공동체성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했다.

현재 교회에서 예배 이외 친교, 사역, 봉사 등의 활동을 하고 있는 교인과 아무 활동하지 않는 교인에게 각각 향후 교회 봉사 또는 사역 활동 의향에 대해 물었다. 먼저 '교회 활동자'의 경우 10명 중 8명 이상(83%)이 '지금처럼 계속하거나 더 하고 싶다'고 응답했고, '줄이거나 안 하고 싶다'는 응답은 17%에 불과했다. 비활동자의 절반 정도(45%)는 기회가 된다면 교회 봉사 또는 활동을 하고 싶다고 응답했는데, 이는 2017년 조사 대비 12%p 증가한 수치다.

지난 1주일간 행한 신앙 활동 내용을 물은 결과, 신앙 활동 경험이 있는 개신교인은 10명 중 7명(68%) 정도였고, 이들이 행한 신앙 활동의 내용으로는 '온라인 상에서 예배/설교 등 기독교 콘텐츠 봄'이 30%로 가장 많았다. 이어 '기독교 방송 시청/청취' 21%, '신앙 나눔/상담' 17%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개신교인의 신앙 활동을 보면 '직접 참여하여 나누는 것'보다 '매체에서 보고 듣는 활동'이 많은 편이었다. 직접적‧대면적 활동보다는 간접적·비대면적 형태의 활동이 절반 이상이었다.

신앙 성장 도움 요인, '미디어' 급상승

 현 교회 만족도에 영향을 주는 요인
▲현 교회 만족도에 영향을 주는 요인.

개신교인은 무엇을 통해 신앙 성장에 도움을 받을까? '출석교회 예배/목사님 설교'를 28%로 가장 많이 응답했고, 다음으로 '가족' 20%, '미디어' 19% 순이었다.

'출석 교회 예배와 목사님 설교' 요인은 2012년 64%에서 2023년 28%까지 계속해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미디어'와 '가족'을 꼽은 비율은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미디어'가 도움이 되었다고 응답한 비율은 2017년 7%에서 2023년 19%로 3배 가까이 급증해 주목된다.

개인의 경건 시간(개신교인 대상)을 살펴보기 위해 '성경 읽은 시간', '기도 시간', 'QT 유무'를 각각 물었다. 그 결과, 개신교인은 일주일 평균 성경을 64분 읽고, 하루 평균 24분 기도 시간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QT를 하는 개신교인은 35%, 즉 3명 중 1명 남짓으로 조사됐다.

3가지 개인 경건 활동 시간은 2017년 대비 모두 증가했고, 특히 '성경 읽은 시간'과 'QT 하는 비율'이 높아진 점이 특징적이다.

8% 만이 자녀 신앙 교육

자녀가 있는 종교인들을 대상으로 자녀 신앙 교육 여부를 물었다. 개신교인의 경우 '하고 있다(자주+어느정도)'는 비율이 39%로 나타났는데, 그 중 '자주 이야기하며 가르치고 있다'는 8%에 불과했다. 삶과 생활이 곧 자녀에게 신앙을 보여주고 가르칠 수 있는 특성임을 간주한다면 실제 신앙교육을 하는 비율은 10명 중 1명도 안 되는 셈이다.

개신교인에게 현재 출석하고 있는 교회를 선택한 이유를 물은 결과 '목회자/설교 내용이 좋아서'가 22%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으로 '가족이 다녀서', '거리가 가까워서' 순으로 나타났다. '가족이 다녀서'와 '모태신앙/어렸을 때부터 다녀서'를 '가족' 요인으로 간주한다면 '목회자 설교' 요인은 감소하고 '가족' 요인은 증가하는 추세다.

출석 교인을 대상으로 현 교회에 대한 불만 여부를 물었다. 그 결과, '불만 있음'이 66%로 출석 교인 3명 중 2명은 교회에 불만을 품고 있었다. 연령대가 낮을수록, 출석교회 교인 수가 적을수록 교회에 대한 불만이 있는 비율이 높았다.

'소통 부족'이 가장 큰 교회 불만

교회에 대한 불만 사항으로는 '교회 내 소통 부족'(19%)을 가장 높게 선택했다. 다음으로 '교인들 간 교제부족', '재정 투명성 부족' 등의 순이었다. 2위로 응답한 '교인 간 교제 부족'도 넓게 보면 '소통 부족'과 연결되어 있어, 교인들의 가장 큰 불만 요인으로 '소통 부족'이 큰 비중을 차지함을 보여준다.

현 교회와 담임목사 만족도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다중회귀분석(Multiple Regression Analysis)을 통해각각 살펴보았다. 분석 결과, 현 출석교회 만족도에는 '교회 사역에 대한 평신도의 참여'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고, 다음으로 '담임 목회자의 리더십', '소그룹의 체계적인 활동'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담임 목회자 만족도 요인으로는 '설교'가 23%로 가장 컸고, 이어 '교회의 장기적 비전', '신앙생활 솔선수범' 등의 순이었다. 연구소는 "'평신도의 참여'와 '설교뿐 아니라 교회 비전과 인품'을 갖춘 목회자를 성도들이 요구하고 있음을 만족도 질문을 통해 유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목회자와 교인, 교인과 교인 사이의 두터운 관계망 형성을 통해 그 관계망 안에서 성도들이 교회와의 연결성을 끊지 않고 지속할 수 있다"며 "교인 간의 관계망이 잘 형성되고 그 안에서 서로 '사랑과 선행을 격려'하는 관계, 그것이 교회가 추구해야 할 본질이며 비대면 활동이 늘어나는 교회에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