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기독교인 주지사가 관저 입구에 자녀들이 보도 분필로 그린 십자가 그림을 보호할 것을 선언했다고 크리스천포스트(CP)가 보도했다.

논란은 지난달 26일 사라 허커비 샌더스 아칸소 주지사가 스테인드글라스 형태의 십자가 그림 뒤에 서 있는 세 자녀의 사진을 공유하면서 시작되었다. 샌더스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그림을 “주지사 관저로 들어오는 사람들을 환영하기 위한 새로운 예술 작품”이라는 설명과 함께 게시했다.

해당 게시물은 워싱턴 DC에 본부를 둔 비영리 단체인 ‘미국 정교분리주의자연합’(Americans United for the United States of Church and State, 이하 AU)의 즉각적인 반발을 샀다. 이 단체는 주지사에게 서한을 보내어 십자가 그림이 “선호하는 신앙을 공유하지 않는 사람들은 환영받지 못하며, 차별적인 대우를 받을 것이라는 용납할 수 없는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주장했다.

AU는 트위터에 “교회와 국가의 분리를 수호하기 위한 투쟁에서 항상 기독교 민족주의를 거부해야 한다”며 “이틀 전, 사라 허커비 샌더스는 아칸소 주지사 관저 입구에 십자가 사진을 올렸다. 우리는 왜 이것이 문제인지 설명하는 서한을 그녀에게 보냈다”고 알렸다.

이 단체는 주지사의 거주지 중 사적인 공간에서 십자가를 표시하는 것은 허용되나, 관저 입구에 종교 상징물을 배치하는 것은 “헌법적 한도를 넘어선다”면서, 정부 재산과 종교적 상징물에 대한 미국 대법원의 판례를 인용했다.

AU는 “관저 입구의 전시물은 주지사 사무실과 아칸소주 전체가 한 종교를 다른 종교보다 더 선호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는 국교금지조항(Establishment Clause)을 위반한 것”이라며 “이러한 편애는 헌법에 위배된다. 따라서 이 전시물을 제거할 것을 요청한다”고 전했다.

반면, 기독교 신자인 샌더스 주지사는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았다. 그녀는 트위터에 “친애하는 미국 연합(@americansunited) 여러분, 귀하의 편지는 잘 받았으며, 제 대답은 ‘아니오’입니다. 저는 주지사 관저 진입로에 제 자녀들이 분필로 그린 아름다운 십자가를 지우거나, 소셜 미디어에 제 게시물을 삭제하지 않을 것”이라며 “또한 지금도, 앞으로도 제가 기독교인이라는 사실을 감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저는 지금이나 앞으로도 그리스도로 인해 구원받은 기독교 신자인 것을 숨기지 않겠다. 아칸소에서 우리는 자유주의자들을 괴롭히는 일에 맞서고 있다”며 “귀하가 우리 자녀들의 분필 그림을 현관 계단에서 지우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 또한, 우리의 크리스마스 장식을 허물고 전통을 짓밟도록 허용하지 않겠다. 우리는 워싱턴에서 부쳐 온 강한 어조의 서한에 두려워하며 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현재 분필 십자가 그림은 그대로 유지되어 있지만, 종교적 표현과 공공 영역에서의 정교분리에 대한 논쟁은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