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렛대학교(총장 김경수)에서 신임 교수 임용과정에 대한 '부정 채용 의혹'이 학내 교직원들을 중심으로 제기됐다.

나사렛대 측은 지난달 17일 신임 교수 총 5명을 임용했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신학대학원 소속 A교수가 법인이사장의 처남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과거 A교수의 '차별금지법 제정' 찬성 표명에도 불구, 교단 산하 신학교인 '나사렛대 신학대학원' 교수로 채용된 점에도 나사렛대 교수노조(이하 교수노조) 측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채용과정에서 '이사장이 A교수의 임용에 개입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교수노조에 따르면, 교수임용 절차의 한 축인 인사위원회(교원심의위원회)는 당초 A교수의 임용에 반대했다고 한다. 교수노조 관계자는 "교원심의위원회에서 현재 신학부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나사렛대의 상황을 고려해 A교수의 신학부 임용 건을 부결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총장이 교원모집 공고의 직렬을 신학대학원 교수로 바꿔, 어떻게든 A교수를 임용시키려 했다"고 주장했다.

나사렛대 정관에 의하면, 신임 교수 채용절차는 1차 전공적부심사, 2차 인사위원회 면접과 공개강의 평가, 3차 총장 면접으로 구성된다. 이후 총장 제청을 거쳐 안건을 넘겨받은 대학 이사회는 의결을 거쳐 교수 임용을 최종 완료한다. 이 과정에서 인사위원회는 '학교의 장이 지명하는 조교수 이상의 교원 9명'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교수노조 측 인사 3명이 포함된다.

이 때문에 교수노조는 총장이 이사회의 압박을 받고, 교수노조 측 인사를 제외한 나머지 위원들에게 특정 후보자를 높은 점수로 평가할 것을 종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총장 추천과 선출권을 갖는 나사렛대 법인이사회 특성상 교수 채용과정에서 총장에게 압력을 행사하는 등 개입 여지는 있을 수 있다는 게 교수노조 측 주장이다.

교수노조가 이 같은 의혹을 제기한 또 다른 이유는 과거 학교법인 운영 이사진이 신임 교수 채용과정에 개입한 사실이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014년 교육부 감사결과에 따르면, 교육부는 전년도인 2013년 '종합감사'에서 나사렛대 측에 징계를 내린 적이 있었다. 징계 사유 중 하나는 '교직원 특별채용 부적정'이었다. 이에 대해 나사렛대 법인이사회는 교육부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법령이 정한 전공적부심사, 교원심의위원회 심의, 공개 강의 등 일련의 임용과정을 생략하고 교원 10명을 특별채용한 사실 등이 적발됐다는 이유에서다. 이 과정에서 나사렛대 한 학과는 당초 교원 특별채용 때 제시한 임용조건을 변경해 가면서까지, 한 교수를 채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채용된 그 교수는 2013년 당시 법인이사장의 사위였다고 교수노조 측은 주장했다.

교수노조 측은 A교수가 과거 '차별금지법 찬성' 행보에도 불구, 교단 신학교 신학대학원 교수직에 채용된 점에도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현재 대한기독교나사렛성결회(나사렛성결회, 총회장 윤문기 목사) 교단은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해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신임 교수 채용 안건을 표결했던 지난해 12월 제7차 나사렛대 법인 정기이사회에서 일부 이사들은 A교수의 이 같은 과거 행보를 지적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 제기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고 교수노조 측은 주장했다.

실제 A교수는 '차별과 혐오 없는 평등 세상을 바라는 그리스도인들'이 지난 2020년 7월 국회의사당 정문에서 개최한 '그리스도인은 모든 사람을 위한 차별금지법/평등법을 지지합니다!'라는 제목의 집회에서 '연대 지지자'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A교수는 또 나사렛대 소속 시간강사였던 지난 2021년 당시 발표한 '성결의 두 날개-동성애 현상을 바라보는 나사렛 교단의 입장 연구'라는 논문에서 '친 동성애 성향'이 나타나기도 했다는 게 교수노조 측 주장이다.

A교수는 "교회로서는 (동성애는 죄라는) 분명한 원칙을 고수해야, 동성애자들이 표준에서 이탈하지 않게 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동성애자들을 위하는 것이라고 여길 수 있다"며 "하지만 동성애자들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자연스럽게 영위하고 있는 삶의 모습에 대해 표준이 아니라고 낙인찍는 것 자체가 인간의 존엄을 짓밟는 치명적인 행위 즉 협박"이라고 했다.

아울러 "2009년에는 미주리주의 한 나사렛교회가 성소수자(LGBT) 사역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사랑이 이긴다(Love Wins.:LGBT)는 명칭이 붙은 이 사역은 나사렛 교단과 LGBT 즉 레즈비언(lesbian), 게이(gay), 양성애자(bisexual), 성전환자(transgender)들의 공동체를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10년과 2019년에 발표된 동성애에 대한 국제감독회의의 공식 성명은 다음과 같이 시작한다. 나사렛교회는 모든 남자와 여자가 그들의 성적 지향에 관계없이 존엄과 은혜와 사랑으로 대접받아야 한다고 믿는다." 등을 자신의 주장에 대한 근거 사례로 소개했다.

현재 나사렛대 법인이사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A 신임교수는 내 처남이 맞다"고 했다. 그러면서 "A교수는 여러 임용과정을 거쳐 이사회에 채용 1순위로 올라온 인재다. 오히려 A교수가 이사장 처남이라면서 채용에서 역차별을 받으면 안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어 "이사회는 교수 임용과정에 전혀 관여할 수 없다"며 "나사렛성결회 교단에서도 '신학부가 교단의 미래인데 왜 지난 4년 동안 교수 충원을 하지 않느냐'고 항의해왔는데, 교수노조 측은 교단 정서를 배제한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했다.

A교수의 과거 행보에 대해선 "A교수는 약 10년 전 SNS계정에 '나는 차별금지법을 찬성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쓴 적이 있다"며 "하지만 논문 등 여러 가지로 친 동성애 논란이 불거지자, 저는 A교수에게 입장을 물어봤다. 그 결과 '야고보서 구절에 따라, 교회는 동성연애자 등을 결코 차별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했다.

본지는 A교수에게 입장을 묻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지만 받지 않았고, 보낸 문자 메시지에 대한 답신도 돌아오지 않았다.

한편, 교수노조 측은 학내 이사회 독주를 견제할 '장치'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교수노조 측은 "이사회 구성과 총장선출에 대한 민주주의적 제도개혁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