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관광청은 유물관리청(Israel Antiquities Authority, 이하 IAA)이 약 40억 원 규모의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인공지능(AI)과 첨단 과학기술을 활용한 사해문서 제작지 및 기원 규명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네덜란드 흐로닝언대학교(University of Groningen)를 중심으로 이스라엘 유물관리청과 유럽 주요 연구기관이 참여하는 5개년 국제 공동연구 프로젝트다. 유럽연구위원회의 최고 권위 연구지원 프로그램인 어드밴스드 그랜트(Advanced Grant)에 선정돼 약 250만 유로(약 40억 원)의 연구비를 확보했다.

사해문서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히브리어 성경 사본 등을 포함한 인류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이지만, 상당수 문서의 제작지와 필사 공동체는 밝혀지지 않은 학계의 대표적인 미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이번 연구는 AI를 활용해 이러한 오랜 미스터리를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연구진은 이스라엘 유물관리청이 소장한 사해문서 약 250여 점의 양피지와 파피루스, 먹을 분석하고, 화학 분석과 필체 연구(Paleography), 문헌 제작 방식 연구(Codicology) 등 다양한 연구 데이터를 AI와 결합해 문서의 제작 환경과 지리적 기원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계획이다.

특히 AI는 사람의 눈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미세한 화학 성분과 필체의 패턴을 분석해 문서 제작에 사용된 재료의 원산지와 필경사 간의 연관성을 추적한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이스라엘 유물관리청이 보관 중인 2만 5천여 점의 사해문서 조각을 제작 시기와 지역, 필사 공동체별로 연결하는 최초의 통합 연구 모델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AI를 활용해 사해문서 필경사를 식별했던 유럽연구위원회 연구 '성경을 기록한 손'(The Hands That Wrote the Bible)의 후속 연구이기도 하다. 기존 연구가 '누가 문서를 기록했는가'를 규명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어디에서 제작되었고, 지식과 문헌이 어떻게 전승됐는가'까지 연구 범위를 확대했다. 이번 연구는 세계적인 문화유산인 사해문서를 최신 AI 기술로 재조명하며, 고고학과 인공지능이 융합된 문화유산 연구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스라엘고대유물청에서 관리보존중인 약 25,000점의 두루마리 조각. ⓒ샤이 할레비/ IAA
▲이스라엘고대유물청에서 관리보존중인 약 25,000점의 두루마리 조각. ⓒ샤이 할레비/ IAA  

AI 시대에 다시 주목받는 인류 최고의 고문헌, 사해문서(Dead Sea Scrolls)

사해문서는 1947년 이스라엘 사해(Dead Sea) 북서부 쿰란(Qumran) 동굴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인류 역사상 가장 중요한 고고학 발견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까지 11개 동굴에서 약 2만 5천 점의 문서 조각이 발견됐으며, 이를 복원한 결과 약 1천여 개의 문헌으로 분류된다. 문서는 기원전 3세기부터 서기 1세기 사이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히브리어·아람어·그리스어 등으로 기록되어 있고 히브리어 성경의 가장 오래된 사본과 다양한 유대교 문헌을 포함하고 있어 성경과 고대 유대 사회를 이해하는 핵심 자료로 평가된다.

사해문서에는 구약성경 39권 가운데 에스더서를 제외한 거의 모든 성경 본문의 일부가 포함돼 있으며, 그 가운데 가장 유명한 유물은 '대 이사야 사본(Great Isaiah Scroll)'이다. 총 길이 약 7.3미터에 달하는 이 두루마리는 현존하는 가장 완전한 형태의 이사야서 사본으로, 기원전 2세기경 필사본으로 알려졌다. 현대 히브리어 성경과 내용이 매우 유사해 성경 본문이 수천 년 동안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게 전승됐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증거로 평가된다.

이 밖에도 공동체 규율을 담은 공동체 규율서(Community Rule), 최후에 있을 선과 악의 전쟁을 묘사한 전쟁 두루마리(War Scroll), 예언서를 해설한 하박국 주해서(Habakkuk Pesher), 신앙 고백과 기도를 담은 감사 찬가(Hodayot) 등 다양한 문헌이 포함돼 있어 제 2성전기 유대 사회의 종교와 생활, 사상을 이해하는 핵심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책의 성전(Shrine of the Book), 사해문서를 만나는 대표 명소

사해문서의 대표 유물은 예루살렘에 위치한 이스라엘 박물관(Israel Museum) 내 "책의 성전"(Shrine of the Book)전시관에서 상설 전시되고 있다. 1965년 개관한 이 전시관은 사해문서를 보존하기 위해 특별히 설계된 공간으로, 흰색 돔은 사해문서에 등장하는 '빛의 아들들과 어둠의 아들들의 전쟁'을 상징하며, 맞은편의 검은 현무암 벽과 강렬한 대비를 이루도록 디자인됐다. 이 전시관 중앙에는 대 이사야 사본이 원형 진열장에 전시돼 있으며, 빛과 온도에 민감한 원본의 특성을 고려해 복제품과 교체 전시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방문객들은 대 이사야 사본, 공동체 규율서, 전쟁 두루마리 등 사해문서 뿐 아니라 제 2성전기 유대 사회와 성경 시대를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유물도 함께 관람할 수 있다.

AI가 풀고자 하는 '80년의 미스터리'

사해문서는 발견 이후 80년 가까이 연구가 이어져 왔지만 여전히 ▲문서는 모두 쿰란에서 제작됐는가 ▲여러 지역에서 작성된 문서를 전쟁 중 동굴에 보관한 것인가 ▲몇 명의 필경사가 문서를 작성했는가 ▲문서 제작에 사용된 양피지와 먹은 어디에서 공급됐는가 등 다양한 의문이 남아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화학 분석과 필체 연구, 문헌 제작 방식, 언어학 데이터를 AI로 통합 분석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융합 연구다. 기존에는 각각 독립적으로 수행되던 연구를 하나의 데이터 모델로 연결함으로써 문서 제작지와 재료의 원산지, 필사 공동체 간의 관계를 보다 정밀하게 규명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스라엘관광청

이스라엘관광청 서울사무소는 이스라엘 정부 관광부의 대표기관으로, 이스라엘의 다채로운 매력을 한국에 알리고 있다. 본 사무소는 이스라엘의 역사적, 문화적, 종교적인 가치를 홍보하며, 성지의 감동과 지중해의 낭만이 어우러진 관광지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이스라엘의 아름다움과 다양한 매력을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 및 홍보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