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광 목사(월드쉐어 USA)
(Photo : 기독일보) 강태광 목사(월드쉐어 USA)

메시나 궁전에 헤로와 베아트리체가 살았습니다. 둘은 사촌 간이었습니다. 헤로는 메시나의 총독 레오나토의 딸이고 베아트리체는 레오나토의 조카였습니다. 베아트리체는 활발하고 낙천적이고, 헤로는 진지했습니다. 두 사람은 잘 맞았고 사이 좋게 지냈습니다.

어느 날 이들이 사는 메시나 궁전에 손님들이 왔습니다. 전쟁을 막 끝낸 장군들이 귀향 길에 방문한 것입니다. 그들은 아라곤의 영주 돈 페드로, 그의 친구 플로렌스의 귀족인 클라우디오 그리고 파두아의 귀족으로 성격이 자유분방하고 재치 넘치는 베네딕이었습니다. 메시나 총독 레오나토는 그들을 환영하며 그들을 딸과 조카에게 소개해 주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개성과 재치 넘치는 베네딕과 베아트리체가 다시 만났습니다. 그들은 옛날에 만났을 때 팽팽한 기 싸움을 했는데 또 서로 지지 않으려고 빈정거리며 상대를 깎아 내렸습니다. 둘은 기분이 상했습니다. 이 때도 헤로는 정숙하고 조용히 손님을 맞았고 플로렌스 귀족 클라우디오는 헤로의 정숙함에 흠뻑 빠졌습니다. 하지만 그녀에게 쉽게 다가가지 못합니다.

한편 아라곤 영주 돈 페드로는 베네딕과 베아트리체의 대화를 듣다가 레오나토에게 "참 쾌활한 아가씨로군요. 베네딕과 잘 어울리겠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이에 레오나토는 "글쎄요. 딱 일주일만 살아도 두 사람은 미친 듯이 싸울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총독은 두 사람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영주는 재치 넘치는 두 사람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돈 페드로는 돌아오며 클라우디오가 자꾸 헤로 얘기를 하는 것을 보고 클라우디오 마음을 읽었습니다. 그래서 단도직입으로 헤로에 대한 클라우디오의 마음을 묻고 솔직한 그의 답변을 들었습니다. 영주는 총독을 찾아가 클라우디오 마음을 전하며 둘의 결혼을 간청했고 총독의 허락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결혼을 하게 된 클라우디오는 돈 페드로 영주에게 베네딕과 베아트리체가 사랑을 하도록 계획을 짜자고 했습니다. 계획은 남녀 두 사람에게 상대방이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고 믿도록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계획을 들은 헤로의 아버지 레오나토 총독도 흔쾌히 돕기로 했습니다.

클라우디오, 레오나토 그리고 돈 페드로는 베네딕이 늘 독서하는 나무 뒤에 가서 베네딕이 듣도록 대화합니다. 그들은 "베아트리체가 베네딕을 사랑하고 있다"라고 말합니다. 세 사람의 대화를 들은 베네딕은 베아트리체가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굳게 믿게 되었습니다.

베아트리체를 설득하는 것은 헤로의 몫이었습니다. 헤로는 자신의 하녀 마가레트와 우르술라를 불렀습니다. 마가레트에게는 베아트리체를 데리고 나오라고 했습니다. 베아트리체가 오는 것을 확인한 헤로는 베아트리체가 듣도록 우르술라에게 "베네딕이 베아트리체를 사랑한다."라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자신이 믿는 헤로가 전하는 얘기를 들은 베아트리체는 의심 없이 믿었습니다. 멋진 계획으로 말미암아 두 사람은 예쁜 사랑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돈 페트로 영주의 이복동생 돈 존은 망나니였습니다. 그는 형(페트로)도 싫었고 클라우디오도 싫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행복을 망치려고 계략을 꾸몄습니다. 그 계략은 클라우디오와 헤로를 갈라놓기 위해 헤로가 행실이 좋지 못한 여자라고 믿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돈 존은 이 사악한 계획을 위해 자신 만큼 못된 보라치오를 큰돈으로 고용했습니다. 보라치오는 헤로의 하녀 마가레트의 연인이었습니다. 늦은 밤에 마가레트가 헤로의 옷을 입고 보라치오와 대화를 나누게 했습니다. 그리고 이 모습을 클라우디오가 보고 헤로라고 착각하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결혼식 전날 밤, 돈 존은 클라우디오와 돈 페트로를 데리고 나왔습니다. 오는 도중에 그는 '헤로가 행실이 좋지 못한 여자'라고 얘기했습니다. 그들이 도착할 때쯤 헤로의 옷을 입은 마가레트가 창가에서 대화를 나누었고 클라우디오와 돈 페트로는 헤로가 다른 남자를 만난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음 날 결혼식장 주례자 앞에서 클라우디오는 헤로가 부정한 여자라며 파혼을 선언합니다. 헤로와 레오나토 총독이 이유를 묻자 돈 페트로와 클라우디오가 어젯밤 일을 설명했습니다. 헤로는 억울해서 기절했습니다.   

헤로가 깨어나자 주례 신부는 사연을 물었고 헤로는 결백을 주장했습니다. 그러자 신부는 헤로를 믿는다며 헤로에게 죽은 척을 하라고 했습니다. 헤로가 죽으면 헛소문을 퍼뜨린 사람들 심경이 바뀌고 상황도 바뀔 것이니 그때 상황을 보자고 했습니다.

헤로가 죽었다는 소문에 온 동네가 발칵 뒤집혔습니다. 베네딕과 베아트리체 두 사람은 헤로의 누명 벗기기에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보라치오가 자신이 저지른 일을 친구에게 자랑하다 붙잡혀 모두 털어놓았습니다. 이에 돈 존은 도망갔습니다. 헤라의 결백은 증명되었습니다.

클라우디오는 레오나토 총독에게 용서해 달라고 간청했습니다. 클라우디오는 헤로의 무덤에서 하룻밤을 보냈습니다. 그의 진심을 본 레오나토 총독은 두 사람의 결혼을 허락해서 결혼식을 했습니다. 그리고 헤로의 결백을 믿고 헤로를 위해 동분서주했던 베네딕과 베아트리체도 사랑이 무르익어 곧 결혼하였습니다. 그리고 도망갔던 돈 존이 잡혀서 끌려왔습니다.

이상은 셰익스피어의 희극 <헛소동>의 줄거리입니다. 교훈을 정리해 봅니다. 첫째, 성숙입니다. 베네딕과 베아트리체는 자아가 강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각자 자신을 사랑하는 상대를 배려하고 헤로의 억울함을 풀어 주려고 노력하며 둘은 성숙해집니다. 이웃을 돌봄이 성숙과 변화의 길입니다.

둘째로 이웃의 행복을 도울 때 행복이 있습니다. 베네딕과 베아트리체의 결혼을 도울 때, 헤로의 결백을 증명하려고 도울 때 그 이웃들은 스스로 행복했습니다. 남의 행복에 불편한 사람은 불행할 수밖에 없습니다.

셋째로 사람들의 이야기(소문)의 가치입니다. 베네딕과 베아트리체의 사랑 소문은 생산적인 소문이었습니다. 헤로가 순결치 못하다는 소문은 파괴적입니다. 이야기의 결론도 다릅니다. 우리는 어떤 이야기를 만들까요? 넷째, 사필귀정은 진부하지만 불변의 진리입니다. 진실의 승리를 믿고 기다리는 것이 행복과 승리의 비결입니다. 결백한 헤로와 헤로의 결백을 믿었던 사람들의 행복한 미소가 작품 마지막 페이지에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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