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의 15세 소녀가 60세 무슬림에게 납치된 후 강제로 결혼 및 개종을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시타라 아리프(Sitara Arif)는 지난 12월 15일 파이살라바드(Faisalabad)의 유사파바드(Yousafabad) 지역에서 라나 타이야브(Rana Tayyab)에 의해 납치됐다. 타이야브는 아리프가 가정부로 일했던 무슬림 공립학교 나일라 암브린(Naila Ambreen) 교장의 남편이다.

피해자의 아버지인 아리프 길(Arif Gill)은 모닝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60세 무슬림에게 납치된 15세 딸을 찾을 소망을 잃었다"며 "딸이 강제로 결혼하고 이슬람으로 개종당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신체 장애가 있는 가톨릭 신자인 그는 "딸의 납치를 신고하기 위해 경찰서에 갔지만, 그들은 내 신고를 무시하고 나를 강제로 건물 밖으로 내보냈다"며 "나일라 암브린은 공무원이고 그녀와 그녀의 남편 모두 경찰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에, 경찰들이 내 신고를 완전히 거부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추적하지 말라는 협박과 굴욕을 거듭 당한 끝에 다시는 딸을 볼 수 없다는 생각을 하며 운명에 굴복하고 말았다. 아내와 딸을 보지 못한 지 거의 두 달이 지났고, 딸의 안전과 신변에 대한 소식도 듣지 못했다. 그녀가 납치된 날로부터 우리의 고통과 괴로움은 오직 하나님만이 아신다"고 했다. 

길은 "가난 때문에 딸을 무슬림 가정의 가정부로 보낼 수밖에 없었다"며 "내가 생계를 꾸릴 수 없어서 아내와 딸이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가사도우미로 일한다. 우리는 항상 우리 딸을 보호해 왔고, 나이가 5배나 많은 남성의 표적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했다.

시타라는 길의 자녀 중 가장 나이가 많다.

길의 변호인이자 파키스탄소수자연맹(Minorities Alliance Pakistan) 회장인 아크말 바티(Akmal Bhatti) 변호사는 2월 3일 그의 사정을 접하고 즉시 가족들이 파이살라바드 지역 경찰서장과 만날 수 있도록 주선했다. 그리고 경찰의 무관심에 항의하며, 즉각 초동정보보고서(FIR) 접수를 요청했다.

바티는 "2월 4일 마디나 타운 경찰서에서 타이야브에 대한 사건이 접수됐고, 경찰관들은 그의 체포와 시타라의 회복을 위해 급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 사건은 납치, 유괴, 또는 강제 결혼과 관련된 파키스탄 형법 365-B조에 따라 접수됐다"고 전했다.

바티에 따르면, 경찰이 유사파바드에 있는 타이야브의 집을 급습했을 때, 그의 아내 나일라 암브린은 관계자들에게 그와 시타라의 이슬람 결혼증명서를 건넸다고 한다.

바티는 "미성년 소녀들의 강제 결혼과 관련된 모든 사건이 이와 비슷하다"며 "피고인은 먼저 피해자를 강간한 다음, 이 극악무도한 범죄에 대한 처벌을 피하기 위해 이슬람 니카(결혼증명서)를 사용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경찰이 사건을 조사 중이지만, 가난한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로 정의를 박탈당하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범죄가 처음 신고됐을 때 경찰이 조치를 취했다면 아이를 더 빨리 회복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오래 지체되면서 피고인이 지위를 바꿀 충분한 시간을 갖게 됐다. 일부 소식통은 피고인이 시타라를 이슬라마바드로 데려갔다고 말했고, 우리는 그들을 찾도록 경찰을 압박하고 있다"고 했다.

바티는 "소수집단의 소녀들은 일반적으로 가난하고 법정에서 싸울 여력이 거의 없기에, 강제 결혼과 개종의 대상이 된다"며 "국가의 법은 현재 주법과 샤리아(이슬람 율법)의 이중 체계로 운영되고 있어, 결혼 최저 연령에 대한 갈등이 있다. 소수집단 소녀들의 강제 개종 및 미성년자 결혼의 경우 주법이 우선해야 한다"고 했다.

결혼 최소 연령은 파이살라바드가 위치한 펀자브주에서는 16세, 신드주에서는 18세다. 이에 바티는 파키스탄 전역에서 최소 결혼 가능 연령을 18세로 설정할 것을 연방정부에 촉구했다.

이슬람법에서는 결혼에 대한 구체적인 최소 연령이 없기 때문에 이슬람 개종 후 소수민족 소녀들이 훨씬 나이 많은 남성과 강제로 결혼하는 경우가 있으며, 이는 신체적·정서적·성적 학대로 이어진다.

이러한 강제 개종과 미성년자 결혼은 파키스탄에서 오래된 문제다. '파키스탄 연대와 평화를 위한 운동'(Movement for Solidarity and Peace in Pakistan)의 2014년 보고서에 따르면, 기독교인과 힌두교인을 포함한 소수종교 출신 여성이 매년 최소 1천 명 이상 강제로 개종하고 결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키스탄은 이 통계에 대해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으나, 2021년 포브스는 "보고되지 않은 사례가 많기 때문에 실제 수는 훨씬 더 많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라호르에 위치한 사회정의센터에 따르면, 2021-22년에 60건 이상의 의심스러운 개종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희생자는 기독교인 30명과 힌두교도 30명으로, 70%가 18세 미만이었다.

파키스탄은 미국 오픈도어가 2023년 발표한 기독교 박해국가 목록에서 전년도보다 1위 오른 7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