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광 목사(월드쉐어 USA)
(Photo : 기독일보) 강태광 목사(월드쉐어 USA)

고대 아테네에 티몬이라는 부자가 살았습니다. 그는 한때 아테네의 전쟁 영웅이었습니다. 그는 용맹을 떨친 장수였는데 지금은 엄청난 재산을 자랑하는 부자였습니다. 이런 부자 티몬은 인심 좋고 씀씀이 좋은 사람으로 아테네 전 시민의 좋은 친구였습니다.

티몬은 자신의 집에 크고 화려한 연회장을 마련하고 친구들을 초청해 파티를 열었습니다. 푸짐한 음식으로 친구들과 파티를 열기 위해 24명의 요리사를 두었고 하인들도 늘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티몬의 집에는 거의 매일 풍성한 고급 요리가 준비된 파티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손님 대접을 잘하는 티몬은 겸손하고 친절했습니다. 손님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손님들의 안부를 물었습니다. 이런 티몬의 친절을 경험한 사람들은 감격하였습니다. 티몬의 환대와 친절을 목격하거나 들었던 사람들은 의문을 갖게 되었습니다. 티몬이 이렇게 아테네 시민들을 사랑하는 이유가 궁금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의문에 대한 답을 티몬이 자신의 입으로 말해 주었습니다. 티몬은 "사랑은 주는 자가 받게 되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사랑과 사람을 믿었습니다. 이 믿음으로 티몬을 사랑을 베풀었습니다.

아무튼, 아테네 시민들은 티몬의 집에 줄기차게 찾아 왔습니다. 사람들은 파티와 티몬과의 교제를 즐기며 감동을 하여 티몬에게 다양한 선물들을 주었습니다. 시인들은 티몬에게 송시를 지어서 바쳤습니다. 그 송시들을 모은 파일이 두툼했다고 합니다. 또 화가들은 티몬의 초상화를 그려서 티몬에게 주었습니다. 보석상들은 티몬에게 비싼 보석상자들을 바쳤습니다. 티몬은 아테네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듯했습니다. 티몬을 향한 아테네 사람들의 칭송은 대단했습니다.

모든 사람이 티몬에게 박수와 칭송을 보낼 때 티몬의 충직한 집사 플라비우스는 티몬의 헤픈 씀씀이에 대해 염려하며 충언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티몬을 찾는 모든 사람은 티몬의 재물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젊고 용맹스러운 장군 알키비아데스와 걸인 철학자 아페만투스는 예외였습니다. 그들은 티몬에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티몬의 재산이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마침내 아테네 원로원에서 특별비상대책회의가 열렸습니다. 안건은 '티몬의 빚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였습니다. 티몬은 시 당국에 큰 빚을 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원로원은 만장일치로 '더 이상의 대출은 없다. 그리고 티몬에게 빌려준 돈을 회수하라! 원금이라도 회수하라!'라고 결정합니다.

채무집행관들이 티몬의 집을 덮쳤을 때 티몬은 간밤의 파티로 피곤해서 늦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대신 소식을 접한 집사 플라비우스는 티몬을 깨우고 "우린 파산했습니다!"라며 상황을 보고했습니다. 사연을 들은 티몬은 놀라지도 당황하지도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는 여유롭게 웃습니다. 마치 목표를 이룬 사람처럼 행복해합니다.

티몬은 차분히 앉아서 뭔가를 씁니다. 그리고 그 메모지를 집사 플라비우스에게 건네며 말합니다. "자 플라비우스! 이 사람들을 찾아 가라! 티몬이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해라! 이 사람들은 나를 도울 수 있게 되어 기뻐하며 나를 도와 줄 것이다. 두고 봐라. 저녁때가 되면 우리는 큰 부자가 될 것이다!" 그들은 티몬과 함께 파티했던 티몬의 친구들이었습니다.

플라비우스는 목록을 받아들고 그 목록의 1번을 찾아갑니다. 그는 큰 부자였습니다. 그는 티몬의 집사를 보자 "어서 오게 플라비우스! 티몬이 자네를 보냈는가? 그가 선물을 보냈나? 아니 빈손이잖아? 수레를 끌고 왔나?" 너스레를 뜨는 그에게 말합니다. "티몬을 도와주세요! 그는 파산했습니다."

이 말을 듣고 티몬의 목록 1번이 말합니다. "돈을 빌려 달라고? 내가 이럴 줄 알고 늘 경고했지. 자네도 알잖아? 그렇게 흥청망청 쓰면 망한다고 자주 경고했는데, 내 말을 안 듣더니 결국 이렇게 되었구나."라고 합니다. 목록에 있는 2번을 찾았습니다. 똑같이 반갑게 맞아 주던 그도 사연을 알자 5달란트를 주며 힘내라고 전하라고 합니다. 쓸쓸히 찾아간 목록 3번도 사연을 듣고 불편해합니다. 그는 '왜 하필 나를 찾아와?' 하더니 자신이 목록의 세 번째라는 것을 불평합니다. 플라비우스는 빈손으로 돌아왔습니다.

분노한 티몬의 거의 실성하여 절규합니다. "내가 도와주었던 사람들은 어디 있느냐?" 외칩니다. 그리고 구정물과 자갈로 준비된 마지막 파티를 준비해서 파티참석자들을 조롱하고 아테네를 저주하고 아테네를 떠납니다. 방랑하던 티몬은 아테네 근교 숲에서 손으로 흙을 파다가 금괴를 발견합니다. 어마어마한 금이었습니다. 막대한 금을 소유한 티몬은 아테네에서 추방당했던 알키비아데스 장군에게 금을 주고 아테네를 공격하도록 합니다.

티몬은 방황하는 시절에 얻은 병과 분노로 곧 사망합니다. 그의 무덤에는 다음과 같은 비문으로 비석을 세웁니다. "모두를 증오한 사람, 여기에 잠들다!" 이야기는 알키비아데스 장군이 아테네를 향해 진격하는 장면으로 끝납니다. 이상은 역사상 가장 탁월한 문호로 칭송받는 셰익스피어의 비극 '아테네의 티몬'의 줄거리입니다.

셰익스피어는 영국의 여왕이 당시 최고의 식민지였던 인도와 바꾸지 않겠다고 했던 작가입니다. 당시 인도는 영국에게 황금알을 낳는 거위와 같은 식민지였으니 셰익스피어가 얼마나 중요한 사람인가를 말해주는 것입니다. 셰익스피어는 역사상 가장 탁월한 문학가중에 한 사람입니다. 그의 위대함은 예술성과 보편성 때문입니다. 섬세한 인간 심리 묘사와 '마법 같은 언어'독자와 청중의 마음을 오래토록 사로잡고 있습니다. 

셰익스피어는 '아테네의 티몬'을 통해 인간의 악함과 인간의 악함에 분노하는 인간의 절규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감사와 사랑을 모르는 인간에 대한 티몬의 절규는 큰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미친 듯이 외쳤던 티몬의 절규와 비슷한 말씀을 예수님께서도 하셨습니다. 그 아홉은 어디 있느냐? 고침을 받은 10명의 한센병 환자 중에 돌아와 감사한 자는 한 사람이었습니다. 감사의 계절에 다시 펼쳐보는 '아테네의 티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