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하 목사, 온누리교회 창립 7년 만에 TIM 설립
30년간 '지속 가능한 선교' 이뤄낸 전략의 핵심
교회(모달리티)·선교단체(소달리티) 유기적 관계
대만 등 해외교회·선교단체에도 신선한 충격 줘

융합·네트워크·플랫폼 사역 등 현대 선교 이끌어 

1,450명. 국내의 한 교회가 파송한 해외(장기)선교사 숫자다. 단일 교회로서는 유례를 찾기 힘든 이 수치는 온누리교회가 세운 두란노해외선교회(TIM)가 해외로 보낸 선교사 규모다. 

1992년 설립돼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한 TIM이 4일부터 5일까지 이틀간 양재 온누리교회에서 '미래선교전략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에서 한국교회와 세계교회의 선교적 과제를 논하며, 동시에 지속 가능한 선교의 핵심인 온누리교회(모달리티)와 TIM(소달리티)의 독특하고 유기적인 관계 설정과 전략들을 한국교회와 공유할 계획이다. 현대 선교의 흐름에 발맞춘 미래비전도 선포한다.

이 행사를 앞두고 경기도 용인 양지 온누리교회에서 만난 TIM 본부장 한충희 목사는 'TIM 30년 선교전략의 변화추이 및 의미'를 꺼내놓았다. 프랑스대사관 총영사, 유엔대표부 차석대사 등 일생을 외교관으로 지낸 그는 2019년 본부장을 맡은 후,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고자 했던 故 하용조 목사가 남긴 사명을 이어가고 있다.

TIM은 故 하 목사가 온누리교회를 개척한 지 7년 만에 세운 전문 해외선교단체다. TIM 설립과 동시에 선교비전인 2천/1만 비전(2천 명 선교사, 1만 명 평신도사역자)을 선포하면서 선교 자원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슬람, 힌두, 불교권 등 어려운 지역을 복음으로 돌파하는 전방개척선교는 선교 전략의 가장 중심적 원리였다. 이와 함께 미전도종족(unreached people) 선교와 15개 입양종족 사역을 펼쳤으며, 교회 개척(Church planting)과 예배공동체 구축을 핵심 토대로 교육·의료·비지니스·난민·신학교·문화사역 등 '총체적 선교'를 지향해 왔다.

2015년부터는 전략팀(Strategic Team) 제도를 도입해 지역조정관(RC), 전략팀장(SC) 및 각 ST 내의 공동사역자가 하나되는 팀 사역을 정착시켰다. 코로나 팬데믹을 맞닥뜨리며 오히려 소셜미디어를 통한 스토리텔링 복음 전파의 문을 열어냈다.

2014년 시리아 내전으로 촉발된 난민·이주민 사태는 선교 영역의 확장이자, 특히 무슬림 복음 전파의 기회로 삼고 있다. 여기에 계획적 선교, 촉매선교, 융합선교, 네트워크, 협력 및 플랫폼 사역 강화를 통해 현대 선교의 급변하는 흐름을 선도하고 있다. 다음은 한 목사와의 일문일답.

-30주년을 맞이한 TIM의 성과는 무엇인가.

"30년간 약 1,450명의 선교사를 파송했고, 10만 명 이상의 현지인들에게 복음을 전파한 것으로 추산한다. 그 중 약 3만 5천 명을 제자로 양육했고, 400여 교회를 개척했다. 현재도 450여 명의 선교사가 52개국에 나가 있다.

TIM은 영적 최전방 지역에 전략적으로 선교사를 파송하고 교회를 개척했다. 이슬람, 힌두, 불교, 공산권 같은 영적인 최전선에 마치 특전사를 보내는 것 같았다. 열방의 모든 지역에 가능한 최대한 영혼을 구원하겠다는 마음으로 전 세계 거의 모든 대륙에서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고 있다."

-한국 선교계에서 TIM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제도화된 시스템으로 선교단체를 30년간 꾸준히 이끌고 왔다. 선교 지망자들을 훈련하고 파송하며, 현지 사역을 계속 체크하고 케어하며 후원하고 영적인 필요를 공급하는 시스템도 갖췄다. 선교사 자녀(MK) 교육과 돌봄도 물론이다. 개별적인 사역에서 8년 전부터는 팀 사역을 집중적으로 도입했다. 40개 이상의 ST(strategy Team)를 만들었고, 중장기적인 사역을 기획할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온누리교회(모달리티)는 강력한 선교비전으로 TIM을 한 몸처럼 지원하는 파트너십을 처음부터 지금까지 유지해 온 것이 가장 큰 강점이다."

TIM의 30주년 기념 표어
▲TIM의 30주년 기념 표어. ㅅㄱ' 자모는 '선교'를 지칭(통상 음어로 쓰이며 위험성과 절박성 상징)하며, 동시에 십자가에서 자신을 드리신 예수님 같은 '섬김'이 필요하며 이 복음이 선교사와 현지인 모두가 '살 길'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30주년 기념 컨퍼런스에서는 어떤 것들의 논의되는가. 

"첫째, 지속적으로 변화는 선교 환경에 한국교회가 어떻게 대응할지를 이재훈 목사님, KWMA 강대흥 사무총장님 등이 전하며, 두 번째로 해외 선교기관의 대표들이 '새로운 선교환경 변화와 글로벌 선교적 대응'을 분석한다. IMB 부회장, FCBH 아시아본부장, 글로벌 디아스포라 연구소장 등이 나선다.

세 번째는 TIM의 30년을 평가한다. 이를 위해 50여 개의 질문으로 TIM 선교사님 중 180분과 설문조사를 실시한 자료를 토대로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서머리했다. 네 번째는 온누리교회와 TIM의 가장 이상적이고 적절한 관계성을 모색한다. 다섯 번째로 TIM의 30년 미래비전과 전략을 세우고 10개 항목의 비전선언문을 채택해 발표할 예정이다.

마지막 날 저녁 기념예배를 드린다. 온누리교회가 세워진 지 7년 만에 TIM이 세워졌다. 하나님께서 온누리교회를 세우신 것은 '선교'를 위함이다. 그 대부분은 TIM을 통해서 일어났기에 30주년의 의미가 매우 크다."

-지속 가능한 선교를 위한 온누리교회(모달리티)와 TIM(소달리티)의 관계가 이상적이라고 들었다.

"그간 많은 선교학자들이 교회와 선교단체의 관계에 다양한 견해를 보였다. 후원을 하되 선교단체의 독립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과 긴밀히 연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하 목사님은 2천 명 선교사, 1만 명 사역자 파송의 비전을 직접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TIM을 세웠다. 선교사로서 열망이 큰 이들은 신뢰할 만한 곳에서 훈련받고 파송받을 수 있다면 좋다. 기도하고 후원하며 단기선교를 다녀오고 아버지학교와 같은 사역 팀을 보내며 영적 피드백을 계속 공급한다. 현지 선교사는 교회의 영적 공급, 물질과 아웃리치 같은 도움이 없으면 힘겨울 수 있다. 오래도록 한 공동체에서 멤버로 지내다 파송받는 선교사를 지켜보면 선교를 자연스레 꿈꿀 수 있다. 1,450여 명의 선교사 대부분 온누리교회 출신이다.

가지는 못하지만 지원하는 '보내는 선교사'가 될 수도 있다. 온누리교회는 37년간 매년 첫째, 둘째 주일에 선교헌금을 해 왔다. 자신의 헌금이 52개국 선교지에 쓰인다는 걸 확신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안심이다. 선교사와 연계된 책임선교사는 기도제목을 놓고 계속 기도해준다. 서로가 서로에게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인 것이다. 선교 현장에서 영혼이 회심하고 귀신이 떠나가는 성령 역사를 눈으로 보고 돌아오면 예배가 더욱 역동적이게 된다. 복음의 능력이 오늘도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더 열심히 기도하고 예배하며 선교를 돕게 된다. 온누리교회의 발전과 부흥은 사실 여기서 비롯됐다고 본다. 이러한 모달리티와 소달리티 간의 협력은 대만 등 해외 선교계에도 신선한 충격을 줬고, 이를 배우고자 하는 세미나도 개최됐다."

-단순히 교회와 선교회 간의 관계설정 차원이 아니라 교회 설립의 정체성과 긴밀해 보인다.

"하 목사님이 CCC 출신이다. 이재훈 목사님께서 오랫동안 지켜본 바로는 하 목사님 안에 파라처치(선교단체)의 DNA가 있다는 것이다. 선교단체는 교회론이 다소 약하다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하 목사님은 온누리교회를 세우며 파라처치의 역동성, 진취성, 현장성을 매우 중요하게 봤다. 30년 전 1대 1 제자양육 시스템을 도입해 평신도를 세움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파라처치의 역동성을 교회에 접목시키고, 선교의 중요성을 일찍부터 인식했기에 TIM을 세우되 교회와 선교단체 간의 긴밀한 관계를 설정했다."

두란노해외선교회(TIM)
▲두란노해외선교회(TIM) 홈페이지.

- 시대가 급변하고 있다. 현대 선교계 흐름에는 어떠한 변화가 있는가. 

"먼저 '총체적 선교'다. 하나님 형상으로 창조된 모든 인간은 존엄성과 인격을 회복하고 풍성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며 전인격적인 구원까지 포함하는 접근방법이다. 교육사역, 의료사역, 비즈니스 사역(BAM 등), 여성·아동 교육, 직업교육, 인도적 긴급지원, 난민 이주민 사역, 문화사역 등이 있다.

'융합 선교'는 '교회의 모든 사역이 선교 현장으로' 가도록 하는 것이다. 온누리교회를 예로 들면 일대일, 가스펠 프로젝트, BEE, 아버지학교, 결혼세미나, CGN(퐁당) 등이 선교 현장에서 사용되도록 하는 것이다.

국제적 협력(collaboration)과 네트워크 구축도 중요하다. 중요 전략 대화와 각 파트너 간에 선교동원, 리소스와 콘텐츠 공유로 시너지를 높일 수 있다. 디아스포라 한인교회를 통한 네트워크 구축도 유용하며 난민·이주민 사역도 현지 교회 및 타 단체 선교사 협력으로 공동사역을 모색할 수 있다.

플랫폼 사역은 모든 사역별 주제별 사역프로그램과 콘텐츠와 재능기부 등이 마치 시장과 같이 올라오는 마켓으로 보면 된다. 공급자와 수요자가 서로 협의하고 주고받으며 적합한 솔루션을 찾아나가게 된다. 문제 발견 → 리소스/노하우/콘텐츠 집결 → 솔루션 확보를 한 곳에서 해결해 난민 선교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