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기독일보와 미주 CBS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위 브릿지(We Bridge) 컨퍼런스가 26일 오후3시 토렌스 조은교회(담임 김우준 목사)에서 시작됐다. 위 브릿지 사역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이번 컨퍼런스는 ‘예배 회복과 선교적 삶의 결단’이라는 주제로 오는 28일까지 시애틀형제교회 권준 목사가 주강사로 참여한 가운데 진행된다.
위 브릿지 사역은 팬데믹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작은 교회들을 돕고 함께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열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됐으며 큰 교회와 작은 교회의 협력을 도모하고 이를 통해 교회들이 하나님과 세상을 연결하는 다리가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사역의 주요 내용은 현재 팬데믹 중에도 대면예배를 이어가고 있는 어려운 교회를 대상으로 남가주 지역의 큰 교회들과 결연을 진행해 내년 1월부터 매월 500불씩 3년간 정기후원을 받도록 하는 것이며, 또 하나는 목회자 및 사모를 위한 위 브릿지 컨퍼런스를 매년 혹은 절기별로 진행해 작은교회들의 목회사역을 돕는다.
컨퍼런스 첫 날인 26일은 가장 먼저 박성호 목사의 사회로 아이스 브레이킹 시간이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모두 남가주에 있는 목회자지만 대체로 첫 만남인 경우들이 많았고 함께 웃으며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또 7명씩 총 10개조로 나눠 조별토론도 진행하면서 서로 목회에 대한 단상을 나누기도 했다. 조별활동은 컨퍼런스 3일 동안 계속 이어지면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누거나 서로 중보기도하는 시간으로 활용된다.
한국 씨미디어그룹 소일권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가 연합해 서로를 돕고 일으켜 세우는 위 브릿지 컨퍼런스가 열리게 된 것을 대단히 기쁘게 생각하며 이 미주지역의 아름다운 행사가 한국교회에 큰 울림을 주기 한다”면서 “한국에도 수많은 미자립교회들이 있고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큰 어려움과 상심을 경험했기에 기독일보를 비롯한 씨미디어그룹은 위 브릿지 사역의 취지에 깊이 공감하며 이번 프로젝트가 이곳 미주지역을 넘어서 한국에까지 이어지기를 소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주 CBS 한기형 회장은 인사말에서 “팬데믹으로 인해 미주의 많은 한인교회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고 목회를 하고 있는 저 또한 그러한 어려움을 피부로 체감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시기에 위 브릿지 사역을 통해 많은 한인교회들이 경쟁보다는 상생을 위해 함께 협력해 나갈 수 있는 길을 열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개회예배 설교를 맡은 김경진 목사는 ‘만물을 충만케 하는 교회’(엡1:20-23)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목회를 하다보면 아픔이 있고 상처가 있고 괴로움이 있다. 또 어떠한 경우에는 목회하는 것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회의감이 들 때까지 있다. 특히 사람이 변화되지 않을 때 그런 마음이 더욱 커진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주변적인 것을 보지 말고 교회의 본질을 주목해 봐야 한다. 교회는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몸이다. 사도 바울은 극적인 회심을 경험했던 자이고 예수님을 만난 이후 뜨거운 마음을 가지고 살았다. 우리 교회는 바로 그러한 그리스도의 심장으로 이뤄진 몸”이라고 강조했다.
또 김 목사는 결핍된 이 세상을 충만하게 하는 것은 교회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상적인 시각으로 보면 현재 세상은 팬데믹으로 인해 매우 고통스럽고 최근에 계속되는 고유가와 고물가로 인해 경제적인 어려움까지 가중됐지만 이러한 세상의 불안과 공포, 분쟁이나 다툼이 가득한 세상은 만물을 예수 그리스도의 발 아래 복종하게 하시는 하나님 안에서 결국 교회로 인해 충만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목사는 목회에 있어 주의할 부분들에 대해서 “때론 알곡인줄 알았는데 가라지이고, 가라지인줄 알았는데 알곡일 때가 있다. 또 내 안에도 알곡과 가라지가 다 있다. 넘어지고 쓰러지고 비틀거릴 수도 있지만 반드시 승리하게 하실 줄 믿는다”면서 “또 목회자는 성공의 유혹을 받기도 하는데 우리가 본질을 붙들고 살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과련, 김 목사는 초대교회 정신으로 흑인과 백인이 함께 살아가던 조지아 코이노니아 농장에 대해 언급했다. 흑인과 백인이 함께 동등한 대우를 받던 농장은 마을에서 많은 공격을 받았는데 한 번은 크게 농장이 불에 탄 적이 있었다. 당시 기자가 와서 농장 창시자였던 클레런스 조던 박사에게 12년간 일궈 놓은 농장이 폐허가 된 것에 대한 심정이 어떤지 물었는데 이에 대해 김 목사는 “실패한 인생이 됐다는 기자의 시각과 달리 조던 박사는 기독교인들에게 있어 성공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순종이라고 답했다”면서 “만일 달란트를 맡긴 주인을 기쁘게 하려고 노력을 하다 달란트를 다 잃어버렸을 때 과연 하나님은 실패했다고 하실지 생각해 보라. 목회에 있어 양을 돌본다는 것은 참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인 것과 세상의 소망인 것을 알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본질을 붙드는 목회자들이 되어야 한다”고 권면했다.
권준 목사는 첫날 저녁집회에서 ’나에게는 꿈이있다’(마9:17)는 제목의 설교를 통해 비전을 잃고 고령화돼 있었던 시애틀형제교회가 어떻게 비전을 가지고 역동적인 활동을 꾸준히 이어나가는 교회로 변할 수 있었는지에 대해 소개하면서 목회자가 가져야 할 비전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특히 권 목사는 윌로우크릭교회에서 받았던 감동을 성도들에게 심어줬던 과정을 소개하면서 “다른 교회의 좋은 부분들을 도입하고자 할 때 먼저 내 것으로 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잘되는 교회들의 프로그램들을 단기적으로만 경험하고 교회에 섣불리 도입하려다 실패하는 경우들을 많이 보게 됐다”고 조언했다.
권 목사에 따르면 자신이 처음 부임한 2000년 당시의 시애틀형제교회는 젊은 사람은 거의 없는대부분이 고령층인 교회였고 주차장도 구비돼 있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에 대해 권 목사는 “윌로우클릭교회에서 제가 봤던 것은 당시 그들은 믿지 않는 이들에 대한 눈물이 있었다. 그들이 진심으로 불신자들을 안타까워하면서 눈물로 기도하는 모습을 형제교회 성도들에게도 반드시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에 권 목사는 당시 형제교회 성도 5명과 함께 윌로우크릭교회에서 진행되는 컨퍼런스에 참석했고 그 이후 교회가 변화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권 목사는 “컨퍼런스 이후 돌아가면서 받은 은혜가 뭔지 저에게 나눴는데 이제야 담임목사의 비전을 알겠다고 했다. 그래서 더 이상 말씀 안 해도 된다고 저에게 말했다. 또 하나는 기성교회가 변해서 부흥할 수 있다는 모델이 되어 다른 교회를 섬기자는 비전이 생긴 것이었다”면서 “교회에 동기부여가 되면 전 교인들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5명에게 비전이 심어지고 이들이 교인들에게 비전을 전해주니 59명이 움직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이후 그렇게 고령화돼 있던 기성교회인 형제교회가 전도훈련과 제자양육을 받고 전도하기 시작했다”면서 “교회는 변하지 않으면 죽게 돼 있다. 너무도 안타까운 것은 지금의 많은 교회가 장례식 날을 향해 가고 있다는 점이다. 교회는 끊임없이 부활을 향해서 가야 하고 끊임없이 복음전파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목사는 또 최근 노방전도 당시 겪었던 일화를 소개했다. 팬데믹으로 인해 모처럼 시작한 노방전도에서 타교회 전도팀을 만났을 때 형제교회에서 나왔다고 하니 ‘그만큼 부흥했으면 됐지 뭐가 아쉬워서 또 나오느냐’는 식의 우스갯소리를 들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권 목사는 “우리가 아쉬워서 복음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안타까워서 복음을 전하는 것”이라면서 “예수님을 믿지 않는 자들이 받을 그 고통이 어떤 것인지 알기에 우리는 교회 성장과 확장을 위해 전도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확장과 우주적 교회의 성장을 바라보며 전도하는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설교 후 참석자들은 하나님의 비전을 붙드는 교회들이 되게 해달라는 기도제목으로 통성으로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 이후 조별 토론시간을 통해 첫 날 말씀과 교제를 통한 은혜를 나누며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번 3일간의 컨퍼런스에서 찬양 인도 및 모든 예배 및 강의는 남가주의 예배사역단체인 원하트 미니스트리(Oneheart Ministry)가 기획했다. 또 위 브릿지 사역에는 위 브릿지 기금을 조성한 남가주의 교회들과 한국 혜민병원, PRO-Z USA, DBU, 미주장로회신학대학교, 월드미션대학교, 미성대학교가 후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