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 의원이 2021년 인도 예수회 신부의 사망과 관련해 독립 조사를 촉구했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보도했다.
후안 바르가스 미국 하원의원(민주당·캘리포니아)은 이번 주, 2020년 5월 구금 도중 사망한 인도의 인권 운동가 스탄 스와미(84) 신부의 죽음을 추모하는 결의안을 발의했다.
바르가스는 성명에서 “스탄 신부는 목소리 없는 자들의 목소리를 내는 데 평생을 바친 확고한 인권 옹호자였다”며 “그는 원주민인 아디바시인들의 권리를 옹호했고, 젊은 공동체 지도자들을 훈련시켰으며, 인도의 많은 학대 받는 공동체의 정의를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스와미는 2020년 10월 불법활동방지법(UPPA)에 따라, 마오주의 테러리스트들과 협력한 혐의로 다른 활동가 9명과 함께 체포됐다. 2018년에는 서부 마하라슈트라 주에서 폭력을 선동한 단체와 유대를 가진 혐의를 받았다.
체포 당시 그는 파킨슨병을 앓고 있었고, 재판 전 구금 중에 코로나19에 감염되었으나 당국은 그의 보석을 거듭 거부했다. 예수회가 공개한 스와미가 쓴 옥중 서신에는, 감옥에서 물을 마시는 것조차 거부당하는 등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은 사례들이 적혀 있었다.
바르가스는 “전 예수회 교인으로서, 스탄 신부가 수감 도중 가혹한 학대를 받고 치료를 거부당한 사실에 소름이 돋는다”면서 “더 큰 선의를 위해 평생을 바친 스탄 신부를 기리는 이 결의안을 소개하게 되어 영광”이라고 표현했다.
앞서 CP에 소개된 칼럼에서 ‘존엄성자유네트워크(Dignity Freedom Network)’의 조셉 드수자 인도 성공회 주교는 “스와미는 순교자”라며 가톨릭교회가 그를 성인(saint)으로 추대할 것을 제안했다.
스와미 신부의 사망 직후,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도 바이든 행정부에 “인도 정부에 책임을 물을 것”을 촉구했다.
나딘 멘자 국제종교자유위원회 의장은 “사제를 죽음에 이르게 한, 인도 정부의 고의적 무시와 표적화를 가장 강력한 용어로 비난한다”면서 “미국은 인도 정부에 책임을 묻고 미국-인도 양자 관계에서 종교의 자유에 대해 우려를 제기해야 한다”고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인도 정부가 2019년 개정한 테러방지법이 어떠한 증거도 없이 한 개인을 테러범으로 지정해 최대 6개월간 구금할 수 있으며, 이후 최대 7년의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이 법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반정부 여론 탄압을 위해 악용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스와미 신부는 체포 이틀 전, 유튜브에 게시한 영상에서 자신이 수 천명의 원주민과 지역민을 상대로 한 정부의 무차별적인 체포에 맞섰다며 자신도 체포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영상에서 “지난 30년 동안 아디바시(Adivasi) 사람들과 일치되고자 노력했고, 존엄성과 자기존중이 있는 삶을 위해 투쟁했다”며 “작가로서 그들이 직면한 다양한 문제를 분석하려고 애썼다. 나는 이 과정에서 헌법에 비추어 정부가 제정한 여러 정책, 즉 법률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분명히 냈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