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대법원이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한 ‘로 대 웨이드’(Roe v. Wade) 판결을 뒤집을 경우, 미국 전역의 낙태 업소 4곳 중 1곳이 문을 닫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 대학 산하 연구 부서인 ‘생식건강새표준발전’(ANSIRH)은 낙태 시설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전국 790개 낙태 시설을 조사했다.
여기에는 진료실, 공공 보건소 및 병원 등과 같은 광범위한 시설이 포함되어 있다. 미국 내 낙태 시설은 2017년 774곳에서 2021년 16곳이 더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낙태약에 대한 대면조제 조건을 폐지하고, 배달을 허용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연구는 이러한 변화가 낙태약을 처방하는 전국의 원격 의료 시설이 문을 더 열게 했다고 전했다.
ANSIRH는 로 대 웨이드 판결이 뒤집힐 경우, “최대 26개 주에서 대부분 또는 모든 낙태를 금지할 수 있고 이들 주에서 많은 시설이 폐쇄될 것”이라며 “더 많은 사람들을 위한 시설이 줄어든다”고 예상했다.
수치상으로는 202개의 낙태 업소가 문을 닫게 되며, 공식 광고를 게재하는 낙태 시설의 26%가 영업을 중단할 것이라 전망했다.
ANSIRH는 낙태 시설의 지역별 분포에도 주목했다. 연구에 따르면 미국 북동부에서는 2021년 기준 가임기 여성 5만6000명당 낙태 시설이 1곳, 남부는 15만8000명당 1곳씩 낙태 시설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낙태 시설이 가장 많은 주는 캘리포니아로 2021년 168곳이 분포되어 있었고, 뉴욕 89곳, 플로리다 55곳 순이었다.
17일 아이오와 대법원은 ‘하트랜드 대 킴 레이놀즈’(Heartland v. Kim Reynolds) 사건에서 주 헌법에는 낙태할 권리가 없다고 판결했다.
이번 판결은 낙태를 원하는 여성이 시술 전 24시간 동안을 기다려야 한다는 아이오와 규정에 반대하며 추가 절차를 위해 사건을 환송한 하급심을 뒤집었다.
애드워드 맨스필드 판사는 다수 의견문에서 “아이오와 주 헌법은, 낙태 권리에 영향을 미치는 규정에 대해 엄격한 검토 기준이 필요한, 낙태 기본권의 원천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헌법과 법원은 분열적인 사회적, 정치적 논쟁에서 보편적인 정의의 원칙이 한 쪽에 있지 않는 한, 어느 한 편을 들어서는 안 된다. 낙태는 그런 문제가 아니”라고 덧붙였다.
구트마허 연구소(Guttmacher Institute)에 따르면 로 대 웨이드 판결이 폐기될 경우, 미국의 50개 주 중 약 절반이 즉시 낙태를 금지시킬 ‘트리거법(trigger laws)’을 갖고 있다.
지난달 미국 정치 보도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사무엘 엘리토 대법관이 쓴 ‘돕스 대 잭슨 여성보건기구’(Dobbs v. Jackson Women's Health Organization)’ 소송 판결문 초안을 공개했다.
대법원은 다수 의견서에서 여성의 낙태권을 인정한 1973년 판결을 뒤집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법원은 다음날인 3일 성명을 통해 의견 초안의 진위를 확인했으며 최종 판결에는 반영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대법원은 이달 중 판결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