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가톨릭 지도자가 홍콩 교회가 점점 더 좁은 틈새로 빠져들고 있다는 우려를 내놓았다.
13일 영국 크리스천투데이에 따르면, 홍콩 가톨릭 교구장인 초우사오얀 (Sau-yan Chow) 주교는 최근 가톨릭 매체 ‘선데이 이그제미너’에 기고한 글에서 홍콩 교회가 “생각을 말할 수 있는 자유가 예전만큼 많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 교구장에 임명된 그는 홍콩이 과거 영국 식민지 시절에 교회가 “포장된 표면 틈을 비집고 자라는 식물과도 같았다”며 “교회를 포함하여 홍콩이 점점 더 틈새 안에 갇힌 존재가 되어가는 것을 느낀다”고 했다.
또 과거에 “우리가 원하는 방식으로 의견을 표현할 수 있을 당시 많은 시간과 표현의 자유를 만끽하곤 했다”며 ’홍콩국가안보법’이 시행된 이후, “한때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던 자유가 점점 줄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법은 중국 본토가 국가 분열, 국가 정권 전복,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 4가지 범죄 혐의가 홍콩 시민에 대해 최대 무기징역형을 처벌할 수 있는 법안으로, 2020년 6월부터 시행됐다.
앞서 초우샤오얀 주교는 지난달 11일 중국 정부가 홍콩교구 주교인 조셉 젠(Joseph Zen) 추기경을 체포한 데 대해 항의하는 글을 내보냈다.
90세 고령인 젠 추기경은 외국 세력과의 유착 등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홍콩 국가 안보 경찰에 체포됐다가 그날밤 보석으로 풀려났다.
경찰은 젠 추기경이 민주화 운동가에게 법률 비용과 의료비를 지원한 ’612 인도주의구호기금(612 Humanitarian Relief Fund)’에서 일한 경력을 문제 삼았으나, 이 단체는 2021년에 해산됐다.
이 사건은 즉시 홍콩 정부와 국제 인권 단체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2020년 국가보안법이 시행된 직후, 젠 추기경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필요하다면 재판과 체포를 견뎌낼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해왔다.
중국은 2019년 시행된 ‘홍콩 범죄인인도법(중국 본토가 홍콩 범죄인을 소환할 권리를 인정한 법)’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한 홍콩 시민 1만여 명을 체포했으며, 지금까지 국가보안법에 반대한 시민 170명을 반중 활동 혐의로 체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