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세상에 예수 그리스도의 심장 보여줘야
과학 기술, 좋은 도구 될 수 있지만 대안일 수 없어
교회, 모든 세대가 한 몸 되는 예수 그리스도 공동체
시대 변해도 우리 믿음의 근거, 변하지 않는 말씀과 기도
2년 넘게 지속된 코로나 펜데믹은 미주 한인교회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방역 수칙 준수를 위해 예배를 비롯한 각종 모임이 규제됐고 이는 온라인 이용의 확산을 가져왔다. 대면으로 모일 수 없는 상황에서 온라인 기술의 활용은 편리함을 가져왔고 새로운 방식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교회 공동체가 물리적 공간이 아닌 디지털 생활 환경으로 전환되는 것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타코마 새생명교회 임영희 목사로부터 코로나 펜데믹 이후 교회의 본질을 지키며 교회 공동체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그는 펜데믹 이후 교회가 당면한 가장 시급한 과제로 예배 회복을 꼽았다.
임 목사는 온라인 예배가 주는 편리함에 익숙해지고, 자칫 하나님을 지식과 정보로만 알게 됨을 우려하면서 "코로나 펜데믹 기간 방역 수칙 준수를 위해 대부분의 교회에서 온라인 예배를 드렸지만, 이제는 예배의 자리로 나아와 예배자의 영성을 회복한다"며 "구경꾼이 아닌 예배자의 자리에 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학과 기술의 발전에 대해서는 선교의 좋은 도구가 될 수는 있지만 우리 신앙의 대안이 될 수 없음을 분명히 하면서, 말씀과 기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목사는 또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교회가 복음 전파와 선교를 위한 방법은 다각도로 변화되어야 하지만, 하나님을 향한 우리 믿음의 본질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며 "교회와 예배의 본질을 지키며 시대적 변화와 기술을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타코마 새생명교회는 코로나 펜데믹 기간 30-40대 젊은 세대가 눈에 띄게 증가했고 90% 이상 높은 정착률을 보였다. 이는 교회 사역의 확대와 역동성으로 이어졌는데 임영희 목사로부터 교회 공동체의 세대간 유기적 역할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다.
이하는 일문 일답.
-코비드 펜데믹 기간 교회는 어떻게 대처 하였습니까?
"펜데믹이 시작되었을 초반 다른 교회와 마찬가지로 저희 교회도 많이 혼란스러웠습니다. 감사하게도 당시 40대 젊은 목회자들로 구성된 목회 팀들이 신속하게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일주일만에 라이브스트리밍 시스템을 만들었을 만큼 발 빠르게 대응해 주어서 성도들과 온라인 예배를 드릴 수 있었습니다.
새생명교회는 펜데믹 기간 온라인 사역에만 치중하지 않았습니다. 최대한 현장예배를 지키려 힘썼고 젊은 세대가 유입되면서 교회 인테리어를 젊은 감각에 맞춰 새롭게 바꾸었습니다. 교회 내 수리가 필요했던 부분도 수리를 마치는 등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교회 전반적인 사역을 재정비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위드 코로나 시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펜데믹 방역 준수 규정이 대폭 완화됐습니다. 오늘날 교회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펜데믹 기간에는 방역 수칙 준수를 위해 대부분의 교회가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모일 수 없는 상황에서 온라인을 통한 모임과 예배는 성도들의 믿음을 지키고 복음을 전파하는데 큰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방역 수칙이 완화되었기 때문에 대면 현장예배가 회복돼야 합니다. 온라인이 가져다주는 편안함에 익숙해지면 예배자의 영성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온라인상에 너무나도 좋은 말씀들이 있지만 온라인 예배는 우리가 예배자의 자리가 아닌, 구경꾼의 자리로 인도하기 쉽습니다. 저희 교회 성도님들께도 몸이 불편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면 예배가 재개됐기 때문에 교회 현장 예배 참석을 적극 권유하고 있습니다."
-펜데믹 기간 교회 모임이 규제되면서 무교회주의적 주장이 힘을 얻기도 했습니다.
"물론 우리의 일상에서 하나님을 예배하고, 삶의 자리에서 복음을 전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러나 그 출발점이 어디인지 알아야 합니다. 성경은 모이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초대교회 성도들은 사도들의 가르침을 받아 교제하며 떡을 떼고 기도하는 일에 힘썼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성전을 중심으로 사역하셨습니다. 예배당은 성전이 아닌 사람이 만든 건물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교회는 거룩하게 구별된 자리고, 아버지의 집입니다. 그렇기에 교회에서 우리는 하나님 앞에 예배 드리고 말씀으로 공동체의 성품이 무엇인지 경험하고 우리 삶의 자리로 나아가 복음을 전하고 예배자로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삶 가운데 복음을 증거하고 하나님을 예배할 수 있는 이유는 예배 가운데 누리는 성령 충만함으로 인함입니다. 우리의 예배가 예배당에서 끝나는 것도 심각한 문제이지만, 예배당 없이 우리 삶 가운데서 예배자로 살아간다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기술의 발전, 교회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바쁜 현대인의 삶에서 기술의 발전은 교회의 발전과 신앙의 좋은 도구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선교지 복음전파에서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이 교회와 우리 신앙에 좋은 도구가 될 수는 있지만 대안이 될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창조주이신 하나님과의 인격적 교재를 나누며 우리의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구원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게 됩니다. 기독교적인 앎은 지식과 정보가 아니라 말씀 가운데 하나님께 예배하고 성령의 교제 가운데 사귐과 깨달아지는 앎입니다.
그렇기에 기술의 진보와 발전은 도구가 될 수 있지만 대안이 될 수는 없습니다. 교회가 맞춰야 하는 초점은 말씀과 기도, 그리고 하나님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알기 위해 주신 도구는 말씀과 기도이지 눈부신 기술력이 아닙니다."
-펜데믹 기간 가장 보람된 사역이 있었다면 무엇인가요?
"저희가 선교지도 후원하지만 지역 교회를 돌아보고 돕는 교회가 되고자 했습니다. 이전에는 해보지 않았던 사역이라 조심스러웠던 부분도 있지만 당회에서도 한마음이 되어주시고 적극 후원해주셔서 지난해부터 타코마 지역 두 교회에 매달 1천 달러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 올해는 예산을 늘려서 세 교회에 매달 1천 달러를 보내고 있습니다.
주변을 돌아보면 교회에 맡기신 사역을 위해 고군분투 하시는 목사님들이 정말 많이 계십니다. 인생과 목숨을 걸고 목회하시는 분들에 대한 거룩한 부담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고, 제가 목회하는 동안에 12교회까지 지원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30-40대 젊은 세대 등록이 증가하고 정착할 수 있었던 이유가 있었습니까?
"시애틀의 하이테크 회사들이 시애틀 외곽지역에 크고 작은 사무실들을 열었습니다. 재택근무가 가능해지다 보니 젊은 세대가 집값이 비싼 도심지를 벗어나 집값이 저렴하면서도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지역으로 이사를 오는 경우가 늘었습니다. 또 전문직 종사자들이 타코마 지역으로 유입되면서 젊은 세대들이 교회로 많이 찾아오게 됐습니다.
그리고 교회의 어르신들이 젊은 세대들을 적극 맞아주셨습니다. 당신들의 편리함과 익숙함을 내려놓으시고 사용하시던 공간도 내어주셔서 교회 인테리어도 새롭게 바꿀 수 있었습니다. 젊은 세대를 위해 과감히 희생하시고 배려, 그리고 사랑의 터 위에 젊은 세대가 교회에 잘 정착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건강한 교회 공동체란 어떻게 정의할 수 있습니까?
"교회는 하나님을 예배하는 거룩한 예배처임과 동시에 어른 세대와 젊은 세대, 자녀 세대가 교회 공동체라는 이름으로 하나되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자리입니다. 각각의 역할은 다르지만 결국 이뤄야 할 것은 한 몸이고 머리 되신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우리가 나이가 들면서 역할이 다르다 할지라도, 기존의 어른세대가 리더십을 넘겨준다는 개념이 아니라 교회의 비전을 함께 공유하고 성숙한 교회를 세우기 위해서는 모두가 하나의 비전을 가지는 것입니다.
사도행전 2장에 보면 "너희의 자녀들은 예언할 것이요 너희의 젊은이들은 환상을 보고 너희의 늙은이들은 꿈을 꾸리라"고 말씀하십니다. 나이가 들고 늙게 되면 대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지만 성령이 임하시면 하나님 나라의 꿈을 꾸게 됩니다. 그리고 젊은이들은 하나님 나라의 환상을 보고 자녀들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성취하실 복음의 승리를 예언하게 됩니다.
이것이 교회의 하나됨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교회는 성도수가 얼마나 늘었느냐에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교회 구성원 모두가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영성을 가졌는지, 그리고 예수님의 성품과 인격을 본받아 이뤄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는 종종 모세도 80세에 부름을 받았다는 말을 하는데요. 믿음의 성장과 영적인 성숙을 이루는 필요는 3040세대나 7080도 모두 똑같습니다. 우리 삶 속에 하나님 나라와 그리스도의 복음이 선포되고 그 비전을 가지고 교회의 모든 세대가 성숙한 교회로서 세워지길 소망합니다."
-펜데믹 이후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교회가 세상에 보여줘야 할 것은 교회가 가진 어떤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교회는 무엇보다 예수 그리스도의 심장을 보여줘야 합니다. 우리를 죽기까지 사랑하시고 섬기신 예수님을 보여주는 것이 교회가 할 일입니다.
그리고 말씀과 기도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저 역시도 설교 준비를 위한 성경 읽기가 아니라 제 영혼을 위한 성경 읽기를 합니다. 기도할 시간을 갖기 위해 새벽 기도 후에도 성전에서 기도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시대가 아무리 바뀌어도 우리의 믿음의 근거는 변하지 않는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해답은 주님께 돌아가 말씀과 기도에 매달리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거룩한 교회로 구원의 복음을 전하는 통로가 되어야 합니다.
변화하는 시대와 과학 기술을 배제해서도 안됩니다. 과학과 기술은 다음세대에게 다가가기 위한 도구로서, 선교의 영역을 확장하는 도구로서 활용되어야 합니다. 변화하는 시대에 맞게 세상과 소통하지만 교회의 본질과 사도적 영성을 가지고 세상에 복음과 생명을 전하는 교회로 나아가야 합니다."
한편 임영희 목사는 한국 유명 탤런트이자 목회자인 임동진 목사의 장남으로 성결대 목회학부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2000년 5월 예수교대한성결교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다. 서울 주은혜교회를 개척해 담임했으며, 2005년부터 2015년까지 캐나다 밴쿠버 아일랜드 나나이모 제일교회, 캐나다 서부 칠리왁한인교회에서 담임목사로 사역했다. 브리티시 콜럼비아대학에서 신학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2018년 10월 타코마새생명교회 제2대 담임 목사로 위임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