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4일: 사랑을 배우는 시간>

오늘은 방학을 맞은 저의 두 딸인 진유, 은유와 함께 성경공부 모임에 함께 갔습니다. 사역 현장을 통해 무언가 배울 수 있었으면 하는 작은 기대와 혹시라도 나중에 도움이 되어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소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파크랜드 교회에 잠시 들렸는데, 지난주에 목요밥상에 찾아왔던 여자 노숙인이 약을 했는지 교회 앞에 고개를 쳐든 채로 땡볕 아래 누워 있었습니다.

그래서 교회 안에 있는 물이랑 과자라도 줄까 해서 다가갔는데, 목이 마르다고 해서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했더니 왜 바로 주지 않고 기다리라고 하냐며 소리를 질렀습니다. 어쨌든 물과 과자가 교회 안에 있어서 꺼내다가 전해 주려고 했는데, 지난주 목요일에 받았던 도시락을 줄 줄로 알았던 것인지 이런 것을 주냐고 막 성질을 부리며 뭐라고 하더군요. 결국 정신이 온전해 보이지 않는 듯한 모습을 뒤로한 채, 그냥 성경공부 장소로 떠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웬디스에 도착하니 오늘은 웬일인지 조슈아와 리사, 제임스, 알란이 일찍부터 와 있었고, 지난주에 매장에서 잠시 만났었던 조슈아의 친구 패트릭과 길에서 우연히 만났던 필립도 앉아 있었습니다. 게다가 커플 노숙인인 AJ와 페이어도 오랜만에 찾아왔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인숙 권사님을 포함해서 봉사자 3명과 노숙인 8명이라는 역대급 인원이 함께 모여 성경공부 시간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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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고린도전서 13장 1-7절을 본문으로 하여 "사랑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닙니다."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나누었습니다. 고린도교회는 다양한 은사들이 풍성히 나타나는 교회였지만, 그들 가운데는 서로의 은사를 비교하며 우월하게 여기거나 열등하게 여기는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바울은 모든 성도들이 함께 추구해야 할 가장 큰 은사는 사랑이라는 것을 앞서 말했습니다. 다른 모든 은사들은 각기 다르게 주어지지만, 사랑만큼은 모든 성도들에게 동일하게 부어지는 은사이고 성령의 열매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나서 오늘 본문에서 바울은 방언과 천사의 말을 하고, 놀라운 예언의 은사가 있고, 큰 믿음의 역사가 나타난다 할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내가 아무것도 아니며, 또 내게 있는 모든 것으로 구제하고 목숨을 바쳐 헌신한다 할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나에게 아무런 유익이 없다면서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역설합니다. 그런데 본문에서 '사랑'이라는 단어에 사용된 헬라어는 '아가페'로서 자격 없는 자에게 조건 없이 베푸시는 하나님의 영원한 희생적 사랑을 말하기에,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랑의 빛 아래에서 이해되어야 함을 말해 주었습니다.

이어서 바울이 소개한 아가페 사랑의 12가지 속성을 하나씩 짚어 내려갔습니다. 보복할 힘이 있어도 자제하는 '오래 참음'과 해를 끼치는 자에게도 평정을 잃지 않고 친절히 대하는 '온유함', 내 곁에 있는 사람을 경쟁자가 아닌 사랑의 대상으로 보고 잘되기를 바라는 '시기하지 않음'과 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임을 알아 '자랑하거나 교만하지 않음', 상대방을 존중하고 예의를 지키는 '무례히 행하지 않음'과 상대방의 유익을 위해 이기심을 버리는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않음', 내 마음대로 안 된다고 분을 폭발시키지 않는 '성내지 않음'과 상대의 잘못을 세밀하게 기억해 두지 않고 나쁘게 하려는 생각을 하지 않는 '악한 것을 생각하지 않음', 불의나 죄악과 타협하지 않는 '불의를 기뻐하지 않음'과 오직 주님의 뜻에만 부합하게 행하려는 '진리와 함께 기뻐함', 그리고 자식을 포기하지 않는 부모처럼, 상대의 허물을 참아 주고, 그를 믿어 주고, 그에게서 밝고 긍정적인 미래를 바라며, 어려움과 역경을 함께 견디는 것, 이것이 바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 참사랑인 아가페 사랑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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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내용을 함께 나눈 후 첫 번째 적용 질문으로 "본문에서 말하는 사랑의 12가지 속성 중, 현재 나에게 가장 시급하게 채워져야 할 속성 단 한 가지를 적어 보세요"라고 했는데, AJ는 '오래 참음, 온유함, 끝없는 소망'을, 페이어는 '성내지 않음과 악한 것을 생각하지 않음'을, 제임스는 '오래 참음'을, 리사는 '모든 순간에 나쁜 말을 사용하지 않기를 배우는 것'을, 조슈아는 '다른 사람을 더 이해하기'를, 알란은 '오래 참음'을 적어 주었습니다.

이어진 두 번째 질문, "아가페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실천하겠습니까?"라는 물음에 AJ는 '사랑의 속성에 집중하기'라고 답했고, 제임스는 '거리의 노숙인들에게 더 사랑을 보여주고, 하나님의 도움을 가지고 그들을 돕겠습니다.'라고 답했고, 리사는 '교회 가는 것을 멈추지 않고 하나님을 믿겠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끝이 없습니다.'라고 고백했고, 조슈아는 '친절하기와 이해하기'라고 답했고, 알란은 '조건 없이 사랑하기 위해 노력하기'라고 답했고, 필립은 '사랑'이라고 적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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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은 밤에 잠을 잘 못 잤는지, 성경공부 시간 내내 졸고 있었고, 패트릭은 약기운에 취해 초점 없이 앉아 있었지만, 그들이 잊지 않고 찾아와 준 것만으로도 감사했습니다. 말씀을 준비하면서 제가 하는 모든 사역도 사랑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고 사랑이 없으면 아무런 유익도 없을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웠는데 하나님께서는 어떻게 바라보실지 궁금하네요.

<6월 25일: 사랑을 나누는 시간>

교회에 도착하자 클라우디아라는 여성 노숙인과 함께 처음으로 남쪽밥상에 찾아온 조니라는 노숙인 청년이 테이블을 펴는 것과 물건 나르는 것을 열심히 도와주었습니다. 어제 오랜만에 성경공부에 나온 필립도 몸이 좋지 않은데도 조금이라도 거들려고 애를 썼습니다. 가만히 보고만 있거나 앉아만 있는 노숙인들도 있지만, 이렇게 도와주는 사람들을 보면 조금 더 보람이 생기고 희망이 샘솟는 것 같습니다.

도시락을 패킹하면서 나오는 쓰레기들을 버리려고 나가 보니 쓰레기통이 거의 가득 차 있었는데, 앨런 목사님께서 누군가 몰래 버려 둔 폐타이어들을 꺼내서 공간을 확보해 주셨습니다. 언젠가는 폐타이어 25개가, 어느 날은 쓰지 못하는 오래된 피아노가 교회 앞에 버려져 교회가 돈을 들여 처분해야 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양심 없는 사람들의 행동들을 묵묵히 품어 내는 목사님의 모습에 존경스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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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많으신 봉사자님들의 헌신으로 마련된 맛있는 도시락을 교회에 찾아온 노숙인들에게 나눠 준 뒤, 남은 도시락을 가지고 거리로 나갔는데, 어제 저에게 소리를 지르며 화를 내던 여성 노숙인을 다시 마주쳤습니다. 약간은 긴장된 마음으로 다가가서 조심스레 도시락을 주었는데, 놀랍게도 그녀가 아무 말 없이 손에 들고 있던 흰 속옷 상의를 저에게 건네주었습니다. 자기도 뭐라도 주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받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그 마음이 고마웠습니다. 이제 그녀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간 것일까요?

아침을 조금밖에 안 먹어서 그런지 저와 아내도 갑자기 배가 좀 고파서 함께 성경공부 모임 장소인 웬디스에 들려 햄버거를 시켰는데, 저희 옆 테이블에 어떤 젊은 여성이 아무 음식도 없이 우두커니 앉아 있었습니다. 그래서 노숙인이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녀를 데리고 나가 햄버거보다 더 풍성하고 맛도 좋은 저희 도시락을 건네주었더니 무척 고마워했습니다. 매장 밖에도 남성 노숙인 두 명이 있어 그들에게도 도시락을 나눠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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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가 일이 있어서 늦게 온다고 해서 오면 전화를 달라고 메시지를 남겨 두었는데, 확인을 안 했는지 시간이 지나도 연락이 없어 전화를 해 보니 이미 교회에 왔다가 아무도 없어서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고 하더군요. 알고 보니 친구를 데리고 세인트 클레어 병원에 진료를 받으러 간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직접 찾아가 병원에서 만나 그가 노숙인 친구들에게 나눠 줄 도시락을 전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도서관에 갔는데, 작년에 남쪽 밥상에 찾아오던 댄을 몇 달 만에 다시 만나 무척 반가웠습니다. 작년에 비 오는 날 버스정류장에서 본 이후로 그동안 안 보여서 궁금했었는데, 살은 전보다 더 빠진 상태였지만 잘 지냈다고 합니다. 그래서 남쪽 밥상에 찾아오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오늘도 사랑으로 섬겨 주시고 후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올려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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