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 기독일보) 시애틀 십자가교회 이진호 목사
(Photo : 기독일보) 시애틀 십자가교회 이진호 목사

지난 한 주간은 제게 특별한 은혜의 시간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제자들이 두명이나 결혼하여, 한 주에 두번이나 주례를 섬기는 기쁨을 누렸기 때문입니다.

결혼식장에서 신랑과 신부를 바라보며 문득 세월의 흐름을 실감했습니다. 이들은 제가 처음 만났을 때만 해도 아직 십대의 학생들이었습니다. 미래를 고민하며 신앙 안에서 성장해 가던 소년, 소녀들이 이제는 어느덧 30대의 성인이 되어 새로운 가정을 이루는 자리에 서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저 역시 나이가 들어가고 있음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마음 깊은 곳에서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사가 밀려왔는데요. 긴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연락을 주고받고, 인생의 중요한 순간에 함께 하며,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동역할 수 있다는 것은 결코 당연한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목회자로 살아오며 깨닫는 것은 사람을 변화시키고 관계를 이어 가시는 분은 결국 하나님이시라는 사실입니다. 세월이 지나도 믿음 안에서 함께 걸어갈 수 있는 사람들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모든 감사와 영광을 올려드립니다.

결혼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은 신부가 순결한 모습으로 신랑을 향해 걸어 나오는 장면입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저는 성경이 말씀하는 더 큰 결혼식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성경은 교회를 그리스도의 신부라고 부르며, 예수님을 신랑 되신 분으로 소개합니다.

"어린 양의 혼인 기약이 이르렀고 그의 아내가 자신을 준비하였으므로" (계19:7)

오늘날 우리는 여러가지 이유로 종말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전쟁과 재난, 도덕적 혼란, 급격한 사회 변화와 국제 정세, 기술의 발전을 바라보며 많은 사람들이 "정말 마지막 때가 가까운 것 같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언제가 마지막 날인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주님께서 다시 오실 날이 하루씩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종말의 날짜를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신랑되신 주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성경은 두려움 속에서 종말을 기다리라고 말씀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믿음과 소망 가운데 깨어 있으라고 말씀합니다.

신부는 신랑이 언제 올지 정확히 알지 못해도 준비합니다.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기다리기 때문입니다. 만남을 기대하기 때문이에요. 마찬가지로 교회와 성도는 세상 속에서 거룩함을 지키며 주님의 다시 오심을 사모해야 합니다. 순결은 완벽함이 아니라 날마다 회개하며 주님께 더 가까이 나아가는 삶입니다. 신랑 되신 그리스도를 가장 사랑하는 마음을 잃지 않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이번 한 주도 각자의 가정과 일터에서 믿음을 지키며 살아가시기를 축복합니다. 언젠가 우리 모두가 주님 앞에 서게 될 그날까지, 믿음의 길을 함께 걸어가는 동역자들을 소중히 여기시고, 주님을 사랑하는 순결한 신부로 자신을 준비하며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주님께서 다시 오시는 그날, 기쁨으로 신랑을 맞이하는 아름다운 신부가 되기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