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마리우폴 외곽에서 새로운 집단 무덤이 발견되었으며, 최대 9000구의 시신이 매장되었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가 보도했다.

21일 마리우폴 시의회는 미국 위성사진 분석업체인 ‘막사르 테크놀러지스’가 부카 시내에서 대규모 무덤을 포착한 위성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에서 무덤은 마리우폴 서쪽 외곽 지역인 만후쉬에 위치하고 있고, 러시아군의 통제를 받고 있다. 무덤은 이달 초 부카에서 발견된 집단 무덤보다 무려 20배 더 크며, 최대 9000구의 시신이 매장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마리우폴 시 관계자는 밝혔다.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은 텔레그램을 통해 “21세기 최대의 전쟁범죄가 마리우폴에서 자행됐다. 이는 새로운 바빈야르(Babyn Yar)”라며 “그 후 히틀러는 유대인, 로마인, 슬라이브인을 죽였다. 그리고 이제 푸틴은 우크라이나인을 파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마리우풀에서 수만 명의 민간인을 죽였다. 이는 문명 세계 전체의 강력한 대응을 필요로 한다”면서 “대량학살을 멈추기 위해 무엇이든 해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바빈야르는 1941년 9월 독일-소련 전쟁 중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외곽의 산골짜기인 바빈야르에서 유대인들을 유인해 학살한 사건을 말한다. 이곳에서 독일 나치의 대량 살상 조직인 아인자츠그루펜 부대는 총기로 유대인 3만 3771명을 처형한 뒤 암매장했다.

보이첸코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마리우폴 거리에서 시신을 수거해 트럭으로 인근 만후쉬 마을로 옮긴 뒤, 마을의 공동묘지 옆 집단 무덤에 시신을 유기했다.

그는 “침략자들은 그들의 범죄 증거를 은폐하고 있다”면서 “러시아군은 30미터 너비의 거대한 참호를 팠다.(그리고) 사람들을 집어넣는다”고 덧붙였다.

막사르 테크놀로지스는 성명에서 이 사진들이 3월 중순부터 4월 중순까지 촬영되었다고 했다.

NBC 뉴스에 따르면, 올해 3월 말부터 200개 이상의 새로운 무덤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4월에 확장된 것으로 전해진다. 무덤은 각각 길이 280피트(약 85미터)인 4개 열로 배치되어 있다고 막사스 테크놀로지스는 전했다.

지난 23일 이리나 베레슈크 우크라이나 부총리 등 정부 관계자들은 마리우폴에서 민간인 대피 통로를 재개할 계획이었으나, 러시아군의 계속된 공격으로 인해 대피는 중단됐다.

미국 NPR에 따르면, 이달 초 키이우 북서쪽에 위치한 부차의 공동묘지에서 약 280구의 시신이 발견되었으나, 러시아 측은 민간인 학살을 부인하고 있다.

24일 AFP 통신은 유엔이 러시아를 상대로 민간인 대피를 의해 마리우폴에서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아민 아와드 유엔 우크라이나 위기 조정관은 성명을 통해 “마리우폴에서 여성과 어린이, 노인을 포함한 민간인 수만 명의 목숨이 위협받고 있다”면서 “생명을 구하기 위해 지금 당장 싸우는 것을 멈춰야 한다. 휴전이 늦춰질수록 더 많은 생명이 위험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